엄처사전(嚴處士傳)
「엄처사전」의 무대는 강릉이다. 불우한 한 선비의 일생을 통하여 특별한 재능이 있으면서도 벼슬에 나아가지 않고 초야에 묻혀 사는 아쉬움을 서술한 전형적인 ‘전’ 양식의 작품이다. 엄충정(嚴忠貞)은 강릉에 살고 있었다. 일명 ‘엄처사’로 불리는 이 사람은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를 봉양하면서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효심이 지극하여 손수 땔감과 음식을 마련하여 드렸다. 어머니를 즐겁게 하기 위하여 학문에도 힘써 몇 번이고 향시(鄕試)에 뽑혀서 진사가 될 정도로 통하지 않은 글이 없었다. 엄충정은 『주역』과 『중용』에 능통하여 대과에 응시하여도 능히 합격할 실력이었다. 그러나 과거에 응시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로지 효도로 어머니를 위하고 주변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주면서 살았다. 몇 번이고 조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