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 3월에 조선어연구회가 발행한 사전이다. 단어에 대한 뜻풀이가 일본어로 되어 있다는 점에서 일본인 독자를 대상으로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1920년 조선총독부가 간행한 『조선어사전』과 한국어-일본어 대역어사전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인 측면이 있으나, 이두를 표제어에 선정하지 않고, 어휘의 수를 2만 여 항목으로 선정하여 사전의 규모를 줄이는 대신 상업적인 광고를 등장시켰고, 사전 판매 가격과 배송료가 저렴하였다는 점에서 상당히 간소화된 보급형 사전이었다.
1930년 3월 15일에 조선어연구회의 주간인 이토 우사부로가 발행인 겸 편집인으로 되어 있다. 이로 볼 때 간행목적은 일본인의 조선어 교육 활동의 일환으로 편찬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범례에서도 ‘한국어에 대한 지식을 정확하게 이해하려는 목적’이라는 부분과 조선어연구회의 활동을 연결시켜 볼 때 조선어 학습 목적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표제어 선정, 사전의 규모, 광고 등장, 저렴한 가격 등을 고려할 때, 보급형 사전을 목적으로 편찬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본문의 표제어는 고유어와 한자어를 구별하지 않고, 한글 자모순으로 배열하여 색인이 없어도 단어를 찾기에 편리하도록 하였을 뿐만 아니라, 평서형으로 제시하고 있어 해당 표제어의 품사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하였다.
표기 방식은 『보통학교용언문철자법대요』(1921)의 규정과 『언문철자법』(1930)의 규정의 중간 정도에 놓여있다. ‘ㆍ’의 사용과 한자음의 표기 방식에 있어서는 『언문철자법』을 대체로 준수하고 있지만 종성의 표기, 된소리 표기, 사이시옷 표기에 있어서는 『보통학교용언문철자법대요』의 규정을 따르고 있다.
사전의 구성은 범례 4장과 본문 833장 그리고 광고 6장으로 되어 있다. 사전의 특징적인 점은 첫째, 한자어를 포함한 모든 표제어를 한국어의 어순에 따라 제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둘째, 표제어에 대해 한자어와 고유어를 구분하지 않고 한국어의 자모순으로 배열하고 있다. 즉 주표제어를 한국어의 자모순으로 배열하고, 부표제어를 주표제어 아래에 제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별도의 색인 없이도 한국어의 자모순으로 해당 단어를 찾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셋째, 현재형 종결어미 ‘-ㄴ다, -는다, -다’와 결합한 형태의 동사와 형용사를 표제어로 하고 있다. 즉 어미와 결합한 형태로 제시하고 있지만 별도의 문법 정보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동사와 형용사의 현재 종결형을 표제어로 하고 있어서 품사 정보가 없어도 해당 표제어의 품사를 알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표제어의 선정, 사전의 규모, 표제어의 배열 방식, 품사 정보의 제시 방식을 통해 상당히 간소화된 보급형 사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 역시 근대 사전의 또 다른 언어학적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한국의 사전편찬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한자음과 관련하여 언문철자법의 규정이 대체로 적용된 점을 통해 사전 간행에 참여한 인물들의 당시 철자법에 대한 인식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