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불심(多情佛心)
그러던 중, 미동인 홍륜(洪倫)과 최만생(崔萬生)이라는 신하에게 살해됨으로써, 고려왕조 500년은 종언을 고하고 조선왕조가 비롯된다. 한마디로 이 작품에는 공민왕이 오랑캐 땅에서 맺은 한 번의 사랑이 끝내는 나라를 망치게 되었다는 역사적 교훈이 실감나게 그려졌다. 이 작품에서 작가가 의도하는 것은 우리 역사에 숨겨진 오점(汚點)을 끄집어내어 냉엄하게 비판하고자 한 점이다. 주인공인 왕을 하나의 인간으로 환원시켜, 한 여성을 그토록 병적으로 사랑할 때 그 결과가 얼마나 슬픈 것인가를 재현시켰다 할 것이다. 그러면서 이 「다정불심」은 그 제명(題名)이 풍겨주듯이, 낭만적인 사랑을 작가 특유의 유연한 문체로 그려나간 점이 주목된다. 특히, 공민왕의 뜨거운 사랑을 극적으로 그려가면서 이어지는 낭만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