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물설화(信物說話)로 반으로 쪼개었던 거울을 맞추어서 두 주인공이 재상봉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삼국사기』 권48 열전 설씨조(薛氏條)에 전한다.
신라 진평왕 때 경주에 설씨라는 노인이 딸을 데리고 살고 있었다. 효성이 지극한 설씨녀는 병역에 나가야 할 늙은 아버지를 대신하여 변방으로 가는 이웃의 가실이라는 소년과 장래를 약속한다.
그리하여 설씨녀는 거울을 반으로 쪼개어 서로 나누어 가지고 병역기한인 3년을 약속하고 헤어진다. 가실은 설씨녀에게 말 한필을 선물로 준다. 병역을 마치고 돌아올 때가 되어도 가실은 돌아오지 않자 설씨는 딸을 다른 곳으로 시집보내려 한다.
그러나 설씨녀는 반대하며 기다린다. 마침내 6년 만에 가실이 돌아왔으나 몰골이 너무 초라하여 알아보지를 못하였다. 둘은 서로 거울을 맞추어본 뒤, 가실이라는 것을 알고 혼인한다는 내용이다. 거울 대신 반지가 신물이 되는 이야기도 많이 분포되어 있다.
신물은 여인의 정절을 상징하기도 하는데, 거울을 신물로 하는 모티프는 그 뒤 문학작품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게 되며, 이광수의 「가실」이라는 단편소설을 낳게 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