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호장(慶州戶長)이었다. 그의 가계에 대해서는 『삼국유사』명랑신인(明朗神印)에, 증조할머니는 적리녀(積利女)이고 할머니는 명주녀(明珠女)이며 어머니는 아지녀(阿之女)인데, 적리녀에게는 광학(廣學)과 대연(大緣)이라는 두 아들이 있었다고 한다.
거천의 가계를 살펴 보면 특이한 점을 찾을 수 있다. 즉, 거천의 가계가 모계(母系)로 계승되었다는 점이다. 이 점을 들어서 혹자는 신라말 고려초까지 모계계승의 유습(遺習)이 지속되었다고도 한다.
광학과 대연은 신라 말기에 4대덕(四大德)으로 추앙을 받았는데, 931년에 고려 태조가 경주를 방문하였을 때에 그를 따라 개경(開京)으로 이주하여 태조의 신임을 얻게 되었으며, 태조는 그 부모를 위하여 기일보(忌日寶)를 급여하였다. 광학과 대연이 고려 태조를 수가(隨駕)한 승려였으므로 거천은 성종 때까지는 생존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