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학 혹은 상업론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일반적이며, 비교적 새로운 학문이기 때문에 개념과 인식에 차이가 있다.
1876년의 개항은 경영학 도입의 앞 단계인 근대적 상업학과 상업기법을 도입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1895년 홍범14조에 따라 관비유학생이 일본에 파견되었고, 그들은 귀국하여 중학교 내지 전문학교 수준의 학교에서 경제학과 더불어 상업교육을 담당하게 되었다.
1905년 보성전문학교 교과과정을 보면 ‘은행 회사 상점관리법’이라는 과목이 있었고, 1910년의 상과 교수과목에는 ‘상업경영론’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경영학의 전신인 상업학 이론과 부기·상업산술·상업지리·상업문·상사요항(商事要項)·은행론·외국무역 등이 다루어졌다.
민족항일기에 들어와서 일제의 탄압에 의하여 민족기업의 발전이 어려워지자, 자연히 경영학은 민족성원들의 관심대상이 되지 못하였다. 다만, 학문적 관점에서 극히 적은 사람들에 의하여 경제사의 연구대상으로, 혹은 상업관행으로 다루어졌을 뿐이다. 거기에다가 그때 다루어진 것은 본격적인 경영학이라기보다는 그 전신으로서 상업경제적인 유통문제를 다루는 경향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당시에 이미 일본인에 의하여 상업교육기관에서는 독일에서 연구되고 있던 경영경제학이 도입되기도 하였고, 미국인 테일러(Taylor,F.W.)의 과학적 관리론이 소개되기도 하였다. 즉, 보성전문학교에서는 1925년 주 1시간의 상사경영이, 1935년에는 주 2시간의 경영경제학이, 또 관립경성고등상업학교에서는 1931∼1937년 사이에 경영학이 주 2시간 필수과목으로 개강되었다.
특히, 민족항일기 말기의 전시통제경제하에서는 당시 일본과 맹방관계에 있던 독일의 경영학이 일본을 거쳐 우리 나라에 소개되어, 경영학도 독일 일변도적 경향이 뚜렷하였다.
광복과 더불어 설립된 많은 대학에 경제학과와 상업학과가 설치되었으나, 경영학은 주 2∼3시간 정도로 개강되었을 뿐이었고, 주로 상업 관련과목이 많이 강의되었다. 1953년 6·25전쟁 휴전 이후 증대된 미국의 경제원조 중에는 넓은 뜻의 기술원조로서 경영관리기술의 원조가 포함되어 있었다. 즉, 경영관리와 관련이 있는 인사와 단체의 상호 교류라든가 문헌과 기법의 도입 등이 행하여졌고, 그에 따라 우리 나라의 기업과 경영학 교육은 미국경영학의 많은 영향을 받게 되었다.
한편, 1955년 고려대학교는 우리 나라 최초로 경영학과를 창설함에 따라 종전의 상업교육 위주에서 경영학과의 교과내용의 확대심화와 그에 따른 인력과 시설 등을 확충, 보강하는 획기적 전기를 마련하였다. 1957년 한국에 대한 미국의 국제협조처(ICA) 기술원조계획에 의하여 미국의 워싱턴대학과 우리 나라의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 사이에 경영교육발전계획이 체결되었다.
이 계획에 따라 우리 나라 교수의 미국파견, 미국 워싱턴대학 교수의 내한, 교과과정 개발, 시청각교재 공급, 도서 공급, 교수방법 개발 등 여러 사업이 추진되었다. 이 협약에 따라 많은 미국의 교수가 여러 분야 경영교육의 자문을 담당하였고, 또 많은 교수들이 미국에서 경영학 이론과 실무를 익혀 돌아옴으로써 미국경영학의 흐름이 우리 나라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기술원조계획의 일환으로 관계(官界)와 군(軍), 그리고 산업계의 관리급에 있는 인사들도 그들 조직체의 관리를 위하여 관리적 사고방식을 익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그리고 산업계의 관리기술 향상과 능력 향상을 위한 전문기관으로서 한국생산성연구원(지금의 한국생산성본부)이 1957년에 창설되어 기업경영에 관한 조사·도서출판·교육훈련 등의 사업을 전개함에 이르렀다.
위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1958년 고려대학교 상과대학에는 우리 나라 최초로 기업경영연구소가 창설되어 경영 및 경제조사·기업진단·경영강좌·교육훈련·경영상담·원가계산·경영관계의 신문과 서적 발간 및 경영자 표창 등의 사업을 행하였다. 어쨌든 이 기간 동안에 거의 모든 대학에서 경영학과가 설립되었다.
1961년 5·16군사정변 이후 경제개발5개년계획에 의하여 급속도로 산업화되어 가는 사회의 절실한 요구에 따라 경영학은 비약적인 발전을 보게 되었고, 경영학 발전의 또 하나의 계기로서 1964년 고려대학교에 처음으로 경영대학원이 설립되어 정규생과정(석사과정)과 연구생과정이 설치되었다. 이어 각 대학교에도 경영대학원이 설립되어 각계에서 활동하는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중견인들에게 참신한 경영이론과 실무연구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1957년 창설된 한국경영학회는 1996년 말 현재 2,325명의 정회원으로 구성된 학회가 되었다. 이 학회는 전국 경영학관계교수의 협조 아래 연구발표회와 학회지 발간, 경영학방법론과 방향모색, 국제교류, 사례연구, 우수경영자 표창 등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그리고 경영학이 점차 발전함에 따라 각 분과별 학회들이 생겨났다. 즉, 한국마케팅학회·한국인사관리학회·한국회계학회·한국OR학회·한국정보과학학회·한국보험학회·한국증권학회·한국중소기업학회·한국재무학회 등이 그것이다.
우리 나라에서의 경영학연구사는 경영학교육사와 밀접한 연관 아래 많은 우여곡절을 거치며 발전하여 왔다. 광복 이전에는 주로 독일경영학이 일본인에 의하여 쓰여진 일본어교과서에 의하여 총론적·단편적으로 다루어졌을 뿐이고, 본격적인 경영학연구는 제대로 행해지지 않았다고 보아야 한다.
광복 이후 미국의 관리적 경영학의 흐름이 우리 나라에 들어왔지만, 학계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였다. 따라서, 경영학이 우리 나라에 제대로 정착된 것은 6·25전쟁이 휴전되면서부터라고 보아야 한다.
1954년 정수영(鄭守永)의 ≪경영경제학≫이 최초의 우리말 경영학교재로 발간되었으며, 학계의 안정과 산업계의 발달에 따라 선진경영학의 이론과 실무의 습득이 절실히 요구되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독일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외국에 교수와 유학생들이 파견되었고, 그들이 귀국함에 따라 외국의 경영학이 이 땅에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독일경영학의 연구는 전통적인 독일경영경제학의 연구에 중점이 두어졌고, 미국의 경영학도 고전적인 경영학, 즉 시간연구와 동작연구 및 능률급 등을 주된 연구대상으로 테일러 중심의 과학적 관리학파의 흐름과 페이욜(Fayol,H.)을 시조로 하는 관리과정학파의 흐름이 주로 도입되었다. 또한, 미국의 인간관계학파의 흐름도 소개, 연구되기 시작하였다.
그 뒤 미국에서 연구를 마치고 귀국하는 학자들이 점차 늘어나게 되자 미국경영학이 우리 나라 경영학계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게 되고, 따라서 미국경영학의 이론과 기법을 소화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연구경향은 심리학·사회학 등 여러 분야의 연구성과가 종합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으며, 구체적으로는 인간행동론적·조직행동론적 연구와 체제이론적·의사결정론적 연구, 그리고 수리학파적 연구가 부각되었다.
뿐만 아니라 회계학과 경영학, 경제학과 경영학을 연결시켜 경영현상을 풀이하려는 관리회계적·관리경영적 연구도 많이 진행되었으며, 그 밖에 비교경영론적 입장에서 이른바 ‘일본적 경영’과 ‘한국적 경영’에 관한 연구를 시도해 보려는 움직임도 있어 왔다.
한편, 그리 흔한 예는 아니지만, 외국인이 우리 경영현상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광복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경영학연구사를 돌이켜볼 때, 미국경영학을 중심으로 하여 독일경영학과 최근에는 일본경영학이 연구의 주된 대상이 되면서, 여러 외래경영학의 흐름들이 소개, 소화되고 있는 박람회장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결국, 우리의 경영학연구는 아직도 외래이론의 소개와 모방의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였다고 할 수 있겠다. 경제발전의 고도화에 따라서 관변연구소와 기업설립의 연구소, 그리고 사업목적의 기업연구소가 많이 생겨서 실무와 이론면에서 기업경영에 접근하는 추세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의 경영학연구에 있어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여러 이론이 도입, 소개되고 있으나 완전한 소화와 독창적 이론·기법의 개발에는 아직도 거리가 있다. 둘째, 경영 특히 기업을 연구대상으로 하고 있는 경영학이 경영학을 위한 학문, 즉 기업경영의 현실과는 너무나 거리가 있다.
셋째, 사회과학의 한 분야인 경영학이 한국적인 정치와 경제, 그리고 사회와 문화적인 풍토 위에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넷째, 학제적 연구가 절대로 필요한 경영학연구에 있어서 인접과학과의 협동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다섯째, 우리 나라에서의 경영학교육이나 연구는 주로 기능중심제로 되어 있어서, 기능이 여러 분야에 걸치거나 혹은 뚜렷하지 않은 분야의 연구는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다.
여섯째, 경영학의 특수 분야, 예를 들면 기업환경론·경영사 등의 특수연구가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다. 일곱째, 경영학의 연구가 계량적 모델형성, 경영기법 등에 중점이 두어지다 보니 경영의 본질적인 문제인 철학적 분야의 연구파악이 소홀하다는 점이다. 여덟째, 연구비의 부족, 경영자료의 비공개성, 자료의 불성실성 등 경영연구 여건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아홉째, 일본적 경영의 대두와 관련시켜 한국적 경영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