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기점으로 개성-사리원-평양-신안주를 거쳐 신의주에 이르는 우리나라 관서 지방을 관통하는 종관철도(縱貫鐵道)로서 총 연장 499㎞이다. 신의주에서 압록강철교를 건너 만주로 연결되고 있으나, 지금은 남북분단으로 서울∼문산 간의 52.5㎞만을 운행하고 있다.
1905년 일본 제국주의가 대륙 침략의 목적으로 부설하였다. 경부선과 함께 평시에는 원료 공급, 공업 제품의 수송을 맡았으나, 전시에는 일본 군국주의의 대륙 침략 노선으로 이용되었다.
1896년 3월 미국인 모스(Morse, J. R.)가 경인선 부설권을 획득한 데 자극된 프랑스는 1896년 7월 친로파 대신 및 주한러시아공사 베베르(Veber, C.)의 적극적인 협력을 얻어 피브릴르회사(Fives Lile會社)의 대표 그릴르(Grille)에게 경의선 부설권을 획득하게 하였으나, 그릴르는 재력 부족으로 부설권을 상실하였다(1899.6.23.).
이에 우리 정부는 당시 국내에서 일고 있던 애국 계몽운동에 힘입어 반환된 경의선 부설권을 1899년 7월 8일 박기종(朴琪淙)이 주도하는 대한철도회사(大韓鐵道會社)에 특허하였다. 그러나 재력이 없던 박기종이 실패하자 정부는 외세를 배격하기 위하여 경의선·경원선을 궁내부 직영으로 하였다.
1900년 9월 조정은 내장원(內藏院)에 서북철도국을 두고 조병식(趙秉式)을 총재로 임명하고 서울∼개성 간의 선로 측량에 착수하게 하였다. 이때의 계획은 먼저 서울∼개성 간을 개통시키고 자금이 확보되는 대로 연장하기로 하였다. 이처럼 정부가 스스로 착공하고 있는 데도 일본과 러시아는 경의선 부설에 계속 상관하였다.
그러다 러일전쟁이 일어난 지 보름 뒤인 1904년 2월 21일, 일본은 서울∼신의주 간의 군용철도 부설을 위한 임시 군용철도감부(臨時軍用鐵道監部)를 설치하고 3월 4일 이 감부 소속 철도대대를 상륙시켜 불법으로 경의선 부설에 착수하였다. 그러자 그 해 3월 12일 정부는 군사상 필요하다는 일본의 강요에 못 이겨 50년간의 임대 조약을 맺고 일본에게 경의선 부설권을 물려주고 말았다.
철도 부설권을 빼앗은 일본은 군인과 군수 물자를 수송하기 위하여 공사를 급속도로 진행시켰다. 실제 답사를 통한 정밀한 조사를 하지 못한 채 5만 분의 1 지형도로만 위치를 결정하고 측량을 하였다. 1904년 3월 12일 용산∼개성 사이, 4월 9일 개성∼평양 사이, 6월 25일 평양∼신의주 사이의 노반공사에 착수하여 10월 28일 용산∼임진강 사이에 철도건설을 위한 임시 열차가 운행되었다.
1905년 1월 26일 평양∼신의주 간의 철도가 완성되었고, 3월 29일 대동강철교가 준공되었으며, 4월 28일 청천강·대령강의 두 철교를 제외한 전체 노선이 준공되어 이날부터 용산∼신의주 간에 연락 운전을 개시하였다. 그 뒤 1906년 3월 25일 가장 난공사 지역인 청천강철교가 준공됨으로써 전선에 걸쳐 열차가 운행되었다.
경의선 건설에는 총 733일이 소요되었으며, 하루 평균 730m의 선로를 부설한 셈이다. 큰 터널은 파지 않고 우회하였으며, 교량도 부실하여 공사비가 적게 든 반면 졸속 공사가 되었다. 특히, 철도용 부지를 무료로 강점하고 공병대를 투입하여 경비가 더욱 경감되었다. 이와 같이 군사상 목적으로 급조된 경의선은 그 뒤 대대적인 개량공사가 필요하였다.
철도감부는 1905년부터 4개년 계획으로 구배의 완화, 곡선의 개량, 터널 신설(19개소, 540m), 교량의 개증축(328개소) 등 개량 공사에 착수하여 1911년 11월 개량 공사의 대부분을 완공하였다. 그 결과 전선을 통하여 최급구배 100분의 1, 최소 곡선 400m의 선로로 되었으며, 1911년 11월 압록강철교의 개통으로 한국∼만주 간이 철도로 연결되었다.
또한, 각 열차의 운행을 만주 안동(安東)까지 연장하고, 서울 남대문과 만주의 장춘(長春) 간을 주 3회씩 직통 급행열차가 운행됨으로써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국제철도의 일환이 형성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확대됨에 따라 일제는 1938년부터 대륙 침략을 위한 군수 물자 및 병력 수송을 위하여 경의선의 복선 공사를 시작하였다. 1943년 5월 평양∼신의주 간의 복선이 준공됨으로써 더욱 식민지 수탈과 대륙 침략에 최대로 활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남북 분단과 함께 경의선은 끊어져 국토분단의 상징이 되었다. 하지만 2000년 6월 역사적인 남·북한정상회담의 결과 경의선의 복원을 합의하고 2000년 9월 18일 경의선 복구작업을 착공하였으며, 2003년 6월 14일에 경의선 연결식이 군사분계선(MDL)에서 개최되었다. 현재 서울역문산역까지 길이가 52.5㎞인데, 대부분의 구간이 복선전철화 되어 있으며 2009년 서울역문산역까지 광역전철이 개통되어 운행 중이다. 남북관계가 크게 진전된다면 경의선은 남북한 통일의 가교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남북한 경제교류의 통로로 작용하고, 나아가 중국, 러시아와 연결되는 새로운 물류유통로로 기능함으로써 국가경제의 발전에 새로운 전환을 가져 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