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는 신부 최양업(崔良業)이며, 1850년대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이 가사는 세상이 종말을 고한 뒤 육신이 부활하여 영혼과 더불어 공개적으로 받는 공심판을 생각하며 죽음을 예비시키는 내용이다.
즉, 조선 후기의 사회에서 천주교 신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사말론(四末論)』중에서 공심판 부분을 알기 쉬운 대중가사 형식의 4·4조로 풀이한 가사이다.
공심판이란 세상 종말에 모든 인류를 대상으로 그리스도가 행하는 최후의 심판인데, 모든 인간 즉 선한 자나 악한 자, 산 자나 죽은 자를 막론하고 모두가 받아야 하며, 심판의 기준은 사랑의 실천으로 하느님과 이웃을 온 마음을 다하여 사랑하였느냐 아니냐에 따라 의인과 악인으로 구별된다.
선한 자들은 사기지은(四奇之恩: 무손상·광명·신속·투철)을 입어 일체의 속박에서 벗어나 시간과 공간의 제한이 없는 사람이 되고, 악한 자의 지옥은 일체의 상태가 단절되어 구속된 상태인데, 가장 큰 괴로움은 신앙의 대상에서 추방당한 처지가 된다는 것이다.
공심판가는 이러한 공심판의 교리를 가르치면서 천주와 모든 성인의 공동체 속에서 사는 천상의 꿈을 감미롭게 묘사하여, 신자들에게 신앙을 굳건히 할 것을 재촉하고 있다. 그러므로 독창적인 문학적 작품으로서의 가치는 없을지언정, 조선 후기의 박해받던 신자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어 신앙을 지키게 하는 데 큰 구실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