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가치를 지닌 화학재료나 물질을 제조하는 화학반응에 대한 연구와 개발을 하는 학문이다. 공업화학적으로 연구·개발된 화합물을 산업적으로 대량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공장의 설비, 설계 및 운전 등 공정과 장치를 다루는 학문인 화학공학과 구별된다.
구체적인 연구분야는 매우 다양하나 그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것을 들면, 무기공업화학 및 무기재료화학·고분자화학 및 공학·유기공업화학 및 정밀화학·생물화학공학 및 유전자공학·전기화학·응용물리화학·표면화학·촉매화학·환경화학 및 공학 등이 있다.
국내의 학계에서는 1960년대에 공업화학이 교육과 연구의 측면에서 독자적인 연구분야로 독립, 발전되었다. 즉, 1960년 서울대학교에서 미국식 화학공학 교과과정과 종래의 공업화학 교과과정의 혼성교과과정으로 구성된 화학공학과를, 공업화학전공과 화학공학전공의 두 전공으로 분리하였다.
1963년에 설립되었던 응용화학과와 화학공학과 내의 기존 공업화학전공이 합류하여 1975년 독립된 공업화학과로 새출발을 하게 되었다.
1960년대의 석유화학공업의 활황 이후 두 차례에 걸친 석유파동으로 에너지 및 부가가치가 높은 정밀화학분야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서울대학교의 뒤를 이어 국립대학과 몇몇 사립대학에서 공업화학과 설치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1999년 현재 약 30여 개의 대학 및 전문대학에 공업화학 관련학과를 두고 있다.
초기 학자들의 연구성향은 산·알칼리·비료 등 무기공업화학, 식품화학, 발효화학, 고분자화학에 국한되었으나, 최근 정밀화학, 생명공학, 촉매화학, 정보·전자 신소재, 환경공학 등 첨단과학과 합세하여 무한한 발전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무기공업화학분야는 20세기 초 산·알칼리 공업의 등장으로 비료·시멘트·제지 공업으로 그 기반을 다져왔다. 그 후 1980년대 이후에는 신소재·반도체 분야 등의 정보·전자소재들과 관련하여 여러 고부가가치 소재산업 쪽으로 많은 연구와 개발의 중심축을 옮기고 있다.
촉매와 환경에 관련된 분야에서는 연료전지·광촉매·제올라이트(zeolite) 및 관련된 다공성(多孔性) 재료 등의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신소재 관련분야에서는 나노(nano) 구조재료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display) 관련분야에서는 반도체의 박막제조를 위한 유기금속화학 증착법과 그에 필요한 전구체의 개발, 졸·겔(sol·gel) 공정에 의한 세라믹 제조법, 고효율 형광체의 개발 등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유기공업화학분야는 19세기 말 염료·유지공업의 출현으로 그 기틀이 갖추어지기 시작하였다. 1950년대에 석유를 이용한 석유화학공업의 출현으로 장치산업이 그 주류를 차지하면서 유기공업화학의 원료인 기초 석유화학제품의 주 공급원으로서의 역할을 해 왔다.
우리 나라에서는 1960, 1970년대의 경제개발계획을 통하여 석유화학공업단지가 조성되어 기초 석유화학제품의 바탕이 마련되었으며, 1980년대 이후로는 기초화학제품과 같이 부가가치가 낮은 원료에 다양한 기술력을 적용하여 적은 자본과 자원으로도 고부가가치를 가져올 수 있는 의약품·화장품·농약 등의 정밀화학분야가 각광을 받게 되었다.
특히 1990년대에 들어와서는 생리활성 정밀화학제품에 대한 높은 관심과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나선성(chirality, 키랄리티)을 갖는 유기화합물의 개발이 세계적으로 활발해지고 있고, 우리 나라에서도 대학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이에 관한 연구 및 개발이 진행 중에 있다.
고분자 화학 및 공학 분야는 1920년대에 고분자 즉 분자량이 높은 분자라는 개념이 정립된 후 현재까지 수없이 많은 고분자 물질들을 합성하고, 그 중 폴리에틸렌·나일론 등 많은 재료들을 산업화하면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1980년대 이후에는 고분자재료의 환경부담에 대한 관심과 우주항공·전자·정보통신·생명 산업 등 첨단산업의 소재로서의 응용에 연구의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어 환경적합성·고성능·고기능성의 고분자 신소재의 합성과 산업화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촉매화학분야는, 독일로 하여금 제1차세계대전 및 제2차세계대전을 일으키도록 한 원동력이다. 즉 촉매개발로 암모니아 합성과 피셔트롭슈(Fischer·Tropsch)법에 의한 가솔린 합성은 무기의 양산과 더불어 수송을 원활하게 하였다.
오늘날 90% 이상의 화학반응에 촉매가 사용된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류의 삶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면서 발전해 왔다.
현대에 들어서 촉매의 적용영역은 더욱 확대되는 추세에 있는데, 기존의 정유 및 정밀화학 분야의 적용과, 인류의 궁극적인 에너지원으로서 태양열의 고효율 이용을 목표로 하는 광촉매나 석탄의 가스화·액화 등에 사용되는 산화물촉매의 개발, 그리고 연료전지용 개질(改質)촉매 등 에너지 분야와,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용 삼원(三元)촉매의 개발 및 광촉매에 의한 폐기물 처리와 같은 환경 분야에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
전기화학분야에서는 지금까지 염소·가성소다 전해, 알루미늄 전해, 금속제련 등과 같이 전기에너지를 이용하여 화학물질을 합성하는 대규모 전해공업이 주류를 이루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기에너지를 어떤 장소에서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하여 소규모 전해공업(예를 들어, 과산화수소·오존 생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화학반응을 통하여 전기에너지를 생산 또는 저장하는 전지·초축전지(supercapacitors)·연료전지와 같은 장치는 멀티미디어와 전기자동차의 전원으로 활용되면서 사회경제적인 역할이 크다.
생물공학분야는 이미 인류문명과 함께 술·치즈·버터 생산 등이 가내공업화 되었고, 20세기 중엽부터 시작된 아미노산 발효가 항생제 발효와 함께 생물화학공업의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최근 유전공학 또는 생명공학의 발달로 생물공학분야는 초기의 발효산업에서부터 단백질 의약생산 시대를 거쳐 다양한 응용분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각 생물종의 유전자 지도가 완성됨에 따라 질병의 진단, 암의 예방, 신 세포 및 효소의 디자인 등을 유전자 수준에서 가능하게 하여 21세기의 산업혁명을 주도할 것이라 예상된다.
환경공학은 예전에 위생공학적인 하수처리·정수처리·처리장 및 관망설계 분야 등 구조물 설계와 계획 분야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에 따른 예상치 못한 환경오염의 문제에 부딪쳐 수질오염·대기오염·폐기물·소음진동 등 생활환경 전반에 걸친 문제들의 해결에 치중하고 있다.
그러므로, 환경공학은 학문적 토대로서 화학·생물·물리학·수학·전산학 등의 기초학문과 이와 연계된 응용공학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1990년대 이후에는 환경공학기술에 오염물질 예방기술이라는 측면이 강조되어 이미 생산된 오염물질을 관리하는 기술에서 벗어났다. 그리하여 생산공정 중에서 환경친화적인 재료와 생산공정을 통하여 환경오염물질을 다루는 청정기술을 핵심개념으로 수용하여 21세기의 비약적인 발전을 기다리고 있다.
공업화학분야 연구의 전망을 살펴보면, 전자재료·신소재·정밀화학·촉매·생물공학·환경공학 등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여러 분야에서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될 것이다.
신소재분야는 기존 화합물의 성질에 변화를 줌으로써 새로운 기능을 갖는 유·무기재료를 창출하고자 할 것이며, 생체 내에서 거부반응이 거의 없는 새로운 고분자물질의 등장으로 값싼 인공장기들이 개발되어 보편화될 전망이다.
또한 신 요업재료와 실리콘을 포함한, 전자공업재료 등 무기재료의 제조공정 및 이에 대한 기초적 연구도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무기공업화학분야는 향후에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관련 분야, 전지·광촉매·연료전지 등의 에너지 관련분야들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기공업화학의 정밀화학분야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여 무공해농약 개발, 제4세대 항생제의 개발, 항암제 및 기타 의약품의 생산 등으로 우리 나라 화학공업에서 정밀화학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의 30%에서 60% 이상의 선진국형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반도체 중심의 전자공업의 발달로 인한 정밀화학제품의 수요증대로 수입에만 의존하던 고가의 시약들이 자체조달이 가능하게 되고, 나아가 수출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촉매분야로는 기존 화학공장에서 이용하고 있는 촉매의 자체수급은 물론, 새로 개발된 촉매로 인한 새로운 화학공정의 등장으로 일반화학제품의 생산단가가 낮아지게 되며, 공해방지 및 석탄의 기체화, 액화 등의 분야에도 촉매개발이 활발하여질 전망이다.
생물공학분야로는 새로운 의약품 생산을 위한 균주(菌株) 개발과, 효소의 고정화, 유전자 조작 등 기존 발효공업의 생산성을 월등히 높여줄 것이며, 생산공정의 최적화를 위한 컴퓨터 이용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질 것이다.
환경분야로는 산업화과정에서 발생한 오염물질로서의 용수의 재사용, 공정의 환경친화적인 설계, 폐하수의 재이용, 고도산화기술 등의 분야 등이 각광을 받을 것이다.
현재 대한화학회 내에는 공업화학분과회, 한국화학공학회 내에는 촉매부문 위원회 및 생물공학부문 위원회 등이 각각 전문분야의 분과회 형식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고분자분야와 생물공학분야는 각각 독립적으로 한국고분자학회와 한국생물공학회가 활동하고 있고, 한국공업화학회도 1990년에 설립되어 활발한 활동과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공업화학관련 분야의 기업체 산하연구소는 1990년대 계속해서 증가하였다. 그러다 1997년 말의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시대를 맞아 연구소가 구조조정의 우선 대상이 되어 연구인력의 대폭적인 감축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기업체 연구소가 기존 특허의 모방 등 공정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으나, 최근 들어 물질특허의 충격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자구책으로 신물질 창조와 기초연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공업화학의 고속발전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