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무인집권기 이후 형식상 국가의 지배체제는 공적인 정부기구와 최씨정권의 최고 막부(幕府)와도 같은 구실을 한 교정도감이 서로 양립하여 있는 형태를 띠고 있었으나, 실질적인 권력은 교정도감에 집결되어 있었다.
교정별감은 그 우두머리의 직위로 무인정권이 타도될 때까지 실권자에게 계승되었다. 즉, 최충헌이 처음 이를 설치한 이래 최우(崔瑀)·최항(崔沆)·최의(崔竩)는 물론, 무인정권의 몰락기에 나타난 김준(金俊)·임연(林衍)·임유무(林惟茂) 등도 모두 교정별감이 되었다.
최씨가 세물(稅物)의 징수나 관리들의 비행(非行) 감찰 등의 명령을 내린 것은 모두 교정별감의 자격으로서였다. 교정별감의 직은 형식상 왕으로부터 받게 되어 있었으나, 사실은 무인정치기구의 최고직으로서 자동적으로 이어졌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