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권국진가(送權國珍歌)’라고도 한다. 작자의 문집 『석북집(石北集)』에 실려 있다. 모두 5수인데 제1수는 칠언고시, 제2·3수는 칠언율시, 제4수는 칠언절구, 제5수는 오언절구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제1수가 총 33구 231자로서 가장 길고 주된 작품이다. 1748년 동짓날 작자의 친구인 권국진(權國珍)이 찾아와 남쪽지방으로 떠난다고 작별을 고하자 지어준 시이다.
권국진은 원래 명문 사대부의 후손이었으나 당쟁으로 몰락하여 각 지방으로 행상을 다니는 인물인데, 작자는 궁한 신세에 처한 그에 대한 강한 연민의 정을 주된 정조로 하여 전편에 걸쳐 표출하고 있다.
특히, 제1수에서는 벌열층(閥閱層) 자제의 사치스럽고 호화로운 생활과 몰락양반의 빈한하고 초라한 몰골을 대조시키면서,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사대부 신분을 버린 채 평민들과 더불어 상업에 종사하고 있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숙종 이후 당쟁으로 몰락한 남인계 양반들의 불우하였던 처지를 반영하면서 그러한 현실에 대한 작자의 비판적 의식을 담은 한시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