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으로 들어간 사람

구비문학
작품
어느 화공이 신통한 그림으로 지인을 도와주었다가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그림 도술로 벗어난 내용의 민담.
이칭
이칭
그림을 타고 간 사람
내용 요약

「그림 속으로 들어간 사람」은 어느 화공이 신통한 그림으로 지인을 도와주었다가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그림 도술로 벗어난다는 내용의 민담이다. 신이담(神異譚)에 속하고, ‘그림을 타고 간 사람’으로도 불리며 널리 전해진다. 이 설화는 도가적 이야기의 맥을 잇는 것으로, 도술적 경합을 보이는 나머지 다른 설화나 소설의 형성과도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도술담의 성격을 지니지만 이인의 행적이 영생불사나 신선 세계 추구보다는 현실의 가난이나 고통을 도술의 힘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민중성(民衆性)이 강한 설화이다.

목차
정의
어느 화공이 신통한 그림으로 지인을 도와주었다가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그림 도술로 벗어난 내용의 민담.
내용

어느 주2이 가난한 지인에게 그려 준 돈이 나오는 신통(神通)한 그림 때문에 죽을 위기에 처하자, 도술(道術)을 부려 그림으로 들어가 숨어 버린 내용을 다룬 신이담(神異譚)에 속한다. ‘그림을 타고 간 사람’으로도 불리며 널리 전해진다.

어떤 화공이 가난하게 살고 있는 친구에게 새 한 마리를 그려 주고, 막대기를 주면서 “날마다 새를 한 번씩 때리라.”라고 하였다.

친구가 그 말대로 하였더니 날마다 새가 엽전을 세 닢씩 물어다 주었다. 그러다가 욕심이 나서 새를 자꾸 때려 엽전을 모으다 보니, 어느새 집안은 온통 돈 바다가 되었다. 그 돈은 나랏돈이었는데, 조정(朝廷)에서는 나랏돈이 자꾸 없어지는 것을 알고 나랏돈을 훔친 범인을 찾고 있었다.

하루는 새 한 마리가 엽전을 물고 날아가는 것을 발견하여 관원(官員)이 그 새를 쫓아가 보았더니, 어느 집 마당에 돈이 쌓여 있었다. 임금이 집주인을 주1하여 화공을 잡아들였다. 화공이 죽을 위기에 처하자, 마지막 소원으로 그림을 한 번 그리게 해 달라고 간청(懇請)했다. 화공은 종이에 잘생긴 말 한 필을 그린 뒤 그림으로 들어가 말을 타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각편에 따라, 가난한 사람에게 신통한 그림을 그려 준 주3은 재주가 비상한 화공 외에도 도둑, 학자, 승려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재물을 매일 가져다 주는 존재로 그려진 그림은 비둘기, 까치, 닭 등 조류인 경우가 가장 많고, 이 외에 구멍 난 창고, 물레, 사람의 왼쪽 코, 금강산 안의 대추나무 등이 있다.

그림에서 나오는 재물은 일반적으로 돈(엽전)인 경우가 많고 쌀, 식량, 대추인 경우도 있다. 그리고 재물을 하루에 한 번 혹은 세 번 요청할 수 있는 등 재물 획득과 관련한 조건이 제시되는 경우가 있다.

이인이 그림으로 그리는 도주로(逃走路)는 육로와 수로가 있다. 육로의 도주 수단은 대체로 말(馬)이다. 말과 함께 도주 후 자신을 숨길 수 있는 배경을 곁들이는데 배경은 금강산 일만 이천 봉, 안개 낀 금강산, 대밭 등이다. 말을 그리지 않고 금강산의 풍경과 암자 하나를 그린 뒤, 구경하러 간다면서 암자의 문을 열고 들어가 사라지기도 한다. 수로의 도주 수단은 배이고, 배경은 주6이다.

의의 및 평가

이 설화에서 주인공 이인의 그림 도술은 가난한 친구나 이웃 사람의 가난으로부터의 구제, 죽을 위기에 처한 자신의 구명을 목적으로 쓰인다. 이인의 도술 그림은 재물이 일정량 무한 공급되는 주7이지만, 사용하는 인간의 과욕(過慾)으로 화수분 기능은 중단되고 만다. 「그림 속으로 들어간 사람」설화와 도술 그림의 무한 공급-중단의 구조는 동일하나 목적이 주10, 주11, 주12으로 바뀐 변이형도 있다. 그림 속 대상은 그림으로부터 나와서 술을 따르거나 대화를 나누는 미인, 새소리, 주8이 비치는 글씨, 날아가 버린 '비(飛)' 자 글씨 등이다.

이 유형의 설화는 민간에 널리 전해지고 있는 도가(道家)적 전통을 이은 이인 이야기의 맥을 잇는 것으로, 도술적 경합(競合)을 보이는 나머지 다른 설화나 소설의 형성과도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일례로 고전 소설 『전우치전』에서 전우치가 준 족자(簇子) 속 고직이가 매일 나와서 은자 한 냥을 호명자(呼名者)에게 주는 삽화가 등장한다. 이는 「그림 속으로 들어간 사람」 설화에서 '신통한 그림에서 돈이 나오는 화소'를 수용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림 속으로 들어간 사람」 설화는 도술담으로 분류할 수 있는 설화 유형 군을 형성하고 있어서, 우리 설화 문학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그림 속으로 들어간 사람」은 도술담의 성격을 지니지만, 이인의 행적이 영생불사나 신선 세계 추구보다는 현실의 가난이나 고통을 도술의 힘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민중성(民衆性)이 강한 설화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

원전

한국구비문학회 편, 『한국구비문학선집』(일조각, 1976)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논문

서대석, 「문헌설화와 고전소설의 대비연구 : 妓女譚과 道術譚을 중심으로」(『한국문화』 14, 서울대학교 한국문화연구소, 1993)
주석
주1

죄나 잘못을 따져 묻거나 심문함. 우리말샘

주2

예전에, ‘화가’를 이르던 말. 우리말샘

주3

재주가 신통하고 비범한 사람. 우리말샘

주5

대를 심은 밭. 또는 대가 많이 자라고 있는 땅. 우리말샘

주6

만 이랑의 푸른 물결이라는 뜻으로, 한없이 넓고 넓은 바다를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7

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 그 안에 온갖 물건을 담아 두면 끝없이 새끼를 쳐 그 내용물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설화상의 단지를 이른다. [우리말샘]http://opendict.korean.go.kr/dictionary/view?sense_no=324464)

주8

상서로운 빛. 우리말샘

주9

구연자가 구연한 구비문학 작품을 개별적으로 지칭하는 말.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주10

즐겁게 놀며 장난하는 성질. 우리말샘

주11

오락으로서 즐길 수 있는 성질. 우리말샘

주12

생각 따위가 현실적인 기초나 가능성이 없고 헛된 성질.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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