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담 ()

구비문학
개념
초월적이고 기이한 사건이나 현상 · 인물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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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신이담은 초월적이고 기이한 사건이나 현상, 인물에 관한 이야기이다. '신이'는 신성보다는 탈신성화되고 세속화된 개념이다. 초월적 세계나 초월적 힘에 닿아 있으면서도 종교적 숭배와 의례적 경외를 수반하는 성스러움과 달리 일상적이지 않은 '남다름'의 관념을 드러낸다. 그러나 '신이'는 '기이'나 '기괴'와도 다르다. 단순히 이상하거나 괴상한 것, 혹은 일상의 범주에서 벗어난 비범한 것과는 달리 '낯선 것'에 머물지 않는 초월적 힘과 세계의 권능과 영향력을 드러낸다.

키워드
정의
초월적이고 기이한 사건이나 현상 · 인물에 관한 이야기.
전승과 채록

신이담은 초월적이고 기이한 사건이나 현상 · 인물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부류의 이야기는 다수의 문헌(文獻) 설화집(說話集)에 수록되어 있다. 고려 말의 패설집이나 조선 초 중기의 패설집, 조선시대 다수의 야담집(野談集)에 이와 같은 인물과 사건 · 현상을 다루는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패설과 야담(野談)을 수록한 자료집에는 일상성(日常性)의 범주에서 다소 벗어난, 특별하고 이상한 사건과 인물을 다루는 일화(逸話)들이 많이 실려 있지만, 이런 비범함과 기이함의 경계를 넘어서서 귀신이나 도깨비, 그 밖의 초월적 존재를 만나거나 초월적 힘을 경험한 이야기들이 다수 실려 있다. 이런 이야기 중에는 세속적 세계관이나 일상적 인식의 범주 안에서는 인식하거나 해석하기 어려운 현상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들도 있다. 죽었던 사람이 살아나거나 갑작스레 물건이 이동하는 등의 현상이 이런 범주에 속한다.

구전(口傳)하는 이야기 다수에도 이런 신이성이 드러나는 인물과 사건 · 현상들이 등장한다. 신이한 사건과 현상 · 인물의 범위는 넓고, 신이성이 드러나는 인물과 사건이 접촉하고 연결되는 서사화(敍事化)의 방식 또한 다양하다. 일상적 장소를 벗어난 깊은 산속이나 숲속, 바닷속 용궁, 신선들이 사는 세계, 죽은 영혼들이 오르는 사후의 세계 등이 신이한 사건과 현상의 배경이 되는 공간들이다. 바로 이런 곳에서 어느 세계에도 편입되지 못한 채 떠도는 ‘신이한’ 존재들이 등장한다. 인간이 사는 세계에 이들이 출현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신이한 사건, 혹은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단순히 출현하는 데 머물지 않고, 인간이 사는 세계에서 어떤 특별한 힘을 발휘하기도 하고, 인간과 일정한 관계를 맺거나 사건을 일으키기도 한다. 구전 이야기에 등장하는 이와 같은 신이한 사건과 인물의 이야기는 주술(呪術)과 의례(儀禮) · 신화(神話)와 신성의 이미지라는 다양한 맥락 위에서, 상상력의 한계를 시험하면서 폭넓은 지형을 펼쳐 나간다.

내용

신이담은 초월적이고 기이한 사건이나 현상 ·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가리키는 개념이다. '신이'는 신성보다는 탈(脫) 신성화되고 세속화된 개념이다. 초월적 세계나 초월적 힘에 닿아 있으면서도 종교적 숭배와 의례적 경외(敬畏)를 수반하는 성스러움과 달리 일상적이지 않은 '남다름'의 관념을 드러낸다. 그러나 '신이'는 '기이'나 '기괴'와도 다르다. 단순히 이상하거나 괴상한 것, 혹은 일상의 범주에서 벗어난 비범한 것과는 달리 '낯선 것'에 머물지 않는 초월적 힘과 세계의 권능과 영향력을 드러낸다.

인간과 인간 세계 너머의 존재들이 만나기도 하고, 성스러움과 속됨 사이의 경계 영역에 존재하는 다수의 현상과 힘들이 인간과 인간이 사는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사건과 현상은 때로 인간을 압도하여 인간의 경외와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야기에 따라서는 신이한 대상과 현상을 길들이거나 이것들과 대등한 관계를 맺으려는 인물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런 비범한 인물의 도전은 때로 성공하고 때로 실패하는데, 성공하든 실패하든 어느 경우에나 인간이 사는 이 세계와 경계 너머의 저 세계는 반드시 분리되어야 한다. 접촉과 만남은 일회적 사건이며 지속될 수 없다. 이것이 분리되지 않을 때 문제가 발생하는데, 발생한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 두 세계는 분리된 안정 상태로 돌입해야 한다. 접촉과 만남을 통제하고 규범화(規範化)하는 것이 의례와 주술이며, 이 때문에 의례와 주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금기(禁忌)라고 할 수 있다. 신이한 사건과 현상은 이 통제와 규범의 경계를 넘어서는 일들이며, 이 순간의 벗어남이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낸다.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하는 것이 '신이담'이다.

의의 및 평가

신이담은 신성한 사건과 현상 · 인물과 존재를 다루는 이야기가 탈신성화되는 과정의 징후(徵候)를 드러내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탈신성화의 징후는 이야기 속 사건과 인물에 대한 연행(演行) 및 전승(傳承) 집단의 인식과 태도가 변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연행 및 전승 집단은 이야기 속 인물과 사건에 대해 더 이상 종교적 숭배와 경외를 드러내지 않고 이를 흥미롭게 바라보기 시작한다.

신이담은 일상적 범주를 벗어나는 일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함으로써 인식과 해석의 지평(地平)을 확장하는 효과를 만들어 내는데, 이것이 이 범주의 이야기를 연행하고 전승하게 만드는 주요 동력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성스러움의 경계를 벗어나는 순간 이야기는 폭넓은 해석과 재맥락화(再脈絡化)의 여정 위에 놓이게 된다. 신화, 혹은 신화적(神話的) 서사와 달리 신이담의 소재와 주제가 더 넓게 확장되어 나가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참고문헌

원전

조희웅 외, 『한국구비문학선집』(일조각, 1977)

단행본

장덕순, 『한국설화문학연구』(서울대학교출판부, 1970)
조희웅, 『한국설화의 유형』(일조각, 1983)
최인학, 『구전설화연구』(새문사, 2008)

논문

조희웅, 「설화연구의 제측면」(『고전문학을 찾아서』, 문학과 지성사, 1976)
집필자
김영희(연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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