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보설화 ()

구비문학
개념
인간이 행한 행위의 결과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거나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내용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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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응보설화(應報說話)는 인간이 행한 행위의 결과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나 대가를 받는 내용의 이야기이다. 행위의 결과에 따르는 판단과 그에 따른 보상의 체계는 인류학이나 민속학에서는 매우 보편적일 뿐 아니라 인류 문명의 역사와 더불어 매우 오래된 관념을 표현하는 인식 체계에 해당한다. 토착적 성격이 강한 주술과 의례, 다양한 종교적 관념에서 이런 체계가 드러나는데 불교의 인과응보(因果應報)도 이와 같은 인식 체계를 대표하는 개념 가운데 하나다.

정의
인간이 행한 행위의 결과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거나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내용의 이야기.
전승 및 채록

응보(應報)의 모티프는 다수의 문헌 설화와 구전 설화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서사를 떠받치는 주요 플롯이 원인에 해당하는 사건과 이 사건의 결과에 대한 보상의 대응으로 구성된다. 응보의 모티프는 불교적 인과론에 기초하기도 하고 선악(善惡)의 윤리적 교훈을 매개하는 주제로도 쉽게 동원되기 때문에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기록한 다수의 이야기에 종종 등장하며, 식민지 시기 일본인 학자나 호사가들이 수집하여 정리한 ‘조선의 설화 자료집’에 반드시 수록되는 주요 이야기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였다. 응보의 관념은 일본 문화의 핵심 윤리에도 부합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응보설화(應報說話)는 당시 전승되던 조선의 여러 이야기들 중에서도 일본인들의 주목을 받은 이야기 작품이었다.

응보의 서사는 조선 후기 다수의 고소설에도 차용되던 것으로, 대표적으로 「흥부전」과 같은 이야기들이 있다. 흥부가 부러진 제비의 다리를 고쳐 주고 이와 같은 행위에 대한 보상으로 선물을 받게 되는데, 이 선물은 일상적 의미의 증여가 아니라 주술적 관념이 내포된 증여라고 할 수 있다. 신성하고 주술적인 힘이 깃든 이 선물은 일종의 '보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증여는 흥부의 행위가 선한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었기에 그에 대해 긍정적 보상이 주어졌다는 의미를 드러냄으로써 일종의 ‘권선(勸善)’의 교훈적 효과를 드러낸다. 선한 의지에서 비롯된 행동이 긍정적 결과를 초래한다는 관념은 다수의 고소설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권선징악(勸善懲惡)’의 주제와 연결되는데, 이와 짝을 이루는 것은 악한 행위에 대한 부정적 처벌이다.

선한 행위에 긍정적 보상이 주어지고, 악한 행위에 부정적 처벌이 뒤따르는 구조는 다수의 구전 이야기에서 반복되는 주제이자 플롯이다. 특히 구전 이야기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것은 응보의 사건이 중첩되는 서사의 전개다. 예를 들어 선한 의지에서 비롯된 하나의 행동이 긍정적 보상을 받은 후에 이를 모방하는 행위가 뒤따르게 되는데, 이 행동은 천진무구한 선한 행위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이기적인 욕심이나 과도한 욕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모방된 행동의 결과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 이런 종류의 모방담들은 단순히 권선징악의 주제를 드러낸다기보다는 고유의 개별적 의지에서 비롯되지 않은 모방적 행위가 안고 있는 윤리적 모순과 실존적 위기를 환기한다.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이고 돌아온 영감」 류의 이야기가 이와 같은 유형의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내용

인간이 행한 행위의 결과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나 대가를 받는 내용의 이야기를 응보설화라고 한다. 행위의 결과에 따르는 판단과 그에 따른 보상의 체계는 인류학이나 민속학에서는 매우 보편적일 뿐 아니라 인류 문명의 역사와 더불어 매우 오래된 관념을 표현하는 인식 체계에 해당한다. 토착적 성격이 강한 주술과 의례, 다양한 종교적 관념에서 이런 체계가 드러나는데 불교의 인과응보(因果應報)도 이와 같은 인식 체계를 대표하는 개념 가운데 하나다.

응보설화에서는 행위의 동기와 결과의 보상이 대비되는데, 이타적인 조력과 증여를 향한 마음에서 비롯된 행위인 경우 긍정적인 보상을 받는 반면, 개인의 이기심이나 과도한 욕심에서 비롯된 행위는 처벌에 가까운 부정적인 보상을 받는다. 이와 같은 대비는 하나의 이야기 안에서 사건의 중첩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누군가 순수하고 이타적인 동기로 특정 대상을 도와 그에게 긍정적 보상을 받게 되는데 이 행위의 결과에 미혹된 다른 존재가 이기적인 욕심에서 같은 행위를 모방한 경우 부정적 결과를 안게 된다.

예를 들어 우연히 도깨비를 만나거나 도깨비에게 노래를 불러 주는 등의 행위를 한 인물이 순수한 동기에서 비롯된 행위로 도깨비의 주술적 보물을 얻게 되는 반면, 개인적 욕심 때문에 이를 모방한 인물은 부정적 결과에 직면하게 된다. 이웃 사람이 샘물을 마시고 젊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같은 샘물을 한없이 마시다가 갓난아기가 되어버린 사람의 이야기 등과 같이, 이 유형의 이야기 범주는 다양한 형태의 사건들로 변주된 각편들을 포함한다.

이런 유형의 이야기에서 행위를 모방하는 인물은 주로 형제나 이웃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주제적 측면에서 ‘짝패’를 상징한다. 이처럼 비슷한 위치의 서로 다른 인물이 앞선 행위를 모방하는 유형의 이야기를 ‘모방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모방담에 등장하는 짝패는 행위의 동기와 이에 따른 상반된 보상의 형태를 통해 강렬한 대비 효과를 드러내기도 하지만, 행위의 동기 이전에 서로 다른 품성과 윤리적 태도를 가진 것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흥부전」의 모티프가 된 이야기의 경우 제비 다리를 고친 동생의 의도는 순수한 이타심에서 비롯된 반면 동생의 행동을 모방한 형의 의도는 부(富)에 대한 욕심과 집착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러한 이야기의 각편에서는 상당수가 이야기의 서두에서 형은 이기적이고 폭력적이며 탐욕에 젖은 인물인 반면, 동생은 이타적이고 호혜적이며 순수한 성정을 지닌 인물로 그려지기도 한다. 이러한 이야기 유형의 경우 주제가 좀더 윤리적인 지평을 향해 이동하게 된다.

서로 다른 동기에서 비롯된 행위가 상반된 결과로 대비되는 서사적 전개 양상은 두 인물이 아니라 한 명의 인물이 행한 서로 다른 행위의 결과로 구현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우연히 자신의 도끼를 물에 빠뜨려 잃어버렸던 나무꾼은 산신령을 만나 그의 질문에 답하며 애초에 자신의 것이 아닌 금도끼나 은도끼를 욕심내지 않고 솔직하게 자신의 도끼가 무엇인지 말함으로써 긍정적 보상을 받는다. 그러나 금도끼나 은도끼를 받고자 하는 욕심에서 같은 행위를 반복함으로써 그는 가지고 있던 도끼마저 잃어버리는 윤리적 처벌을 받기도 한다. 이와 같은 서로 다른 결과는 같은 인물의 서로 다른 행위 동기에 대한 평가와 판단의 결과로 나타난다.

응보설화 유형에 속하는 모든 유형의 이야기가 이와 같은 대비를 보여 주는 것은 아니다. 동물에게 도움을 주거나 은혜를 베풀어 긍정적인 보상을 받은 이야기, 혹은 동물에게 악행을 저질러 부정적 보상을 받은 이야기들도 존재한다. 또한 가문의 시조가 되는 인물의 이야기에 물고기 등을 살려 준 보답으로 남다른 인물이 시조로 태어나게 되었다는 내용의 이야기들도 다수 전승되고 있다. 은혜를 베풀어 보상을 받는 모티프는 「나무꾼과 선녀」 유형 이야기에도 등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에서는 특정 행위를 행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받는 것 외에도 다수의 사건들이 서사적인 구성 요소로 포함되어 있다. 다만 핵심 사건의 출발점에 이처럼 도움을 주거나 은혜를 베풀어 그에 대한 긍정적 보상을 받는 모티프가 등장한 후, 이 보상으로부터 이후의 사건이 전개되어 나간다. 동물에게 은혜를 베푸는 행위는 주로 덫에 걸리거나 다친 동물을 치료하는 행위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고 잡은 물고기나 동물을 살려 주는 행위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특별히 악한 의도를 갖고 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동물을 잡아 먹은 행위 때문에 부정적 결과에 직면하는 인물의 이야기가 그려지는 내용의 설화들도 있다.

귀신이나 도깨비, 혹은 그밖의 다양한 주술적 존재와의 관계에서 이와 같은 응보적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 행위와 결과의 대비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귀신이나 그밖의 주술적 존재는 인간에게 요구하는 것이 명확하고 인간이 이를 행하거나 행하지 않았을 때 그에 따라 긍정적, 혹은 부정적 보상을 안겨 준다. 그러나 도깨비의 경우 도깨비 자신의 의도와 달리 인간을 이롭게 하기도 하고 해롭게 하기도 하는데 이와 같은 결과 또한 인간의 행위에 따른 것이다.

이처럼 귀신이나 도깨비, 그리고 그밖의 주술적 존재가 등장하는 경우 금기의 수행과 금기의 위반에 따라 서로 다른 보상이 주어지는 내용이 등장하는 이야기들도 있다. 이때 서사적으로 초점화되는 것은 주로 '금기의 위반'이다. 금기를 위반하여 그에 따른 부정적 결과가 등장하는데 이 결과로부터 그밖의 다른 사건이 발생하거나 이 결과 자체가 사건의 최종 귀결점이 된다. 금기의 위반이 초래하는 결과는 성스러운 세계, 혹은 주술적 세계와의 결별, 혹은 분리인데 이는 신화학적 관점에서 보면 논리적으로 필연적인 결과다. 다만 이 금기의 위반이 과도한 욕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려지거나 약속의 위반으로 그려지는 경우 인물의 행동에 대한 윤리적 판단의 해석 계기가 열린다.

의의 및 평가

응보설화류 이야기에서 행위의 대상은 인간, 동물, 도깨비, 귀신 등 다양하다. 행위의 동기에 따라 결과의 보상이 대비되는데, 다른 의도를 갖지 않고 오로지 상대방을 돕거나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순수하게 증여하겠다는 동기에서 비롯된 행위인 경우 긍정적인 보상을 받게 된다. 반대로 공동체를 향한 마음이 아니라 개인의 이기심, 혹은 과도한 욕심이나 욕망에서 비롯된 행위는 부정적인 결과로 귀결된다. 응보설화의 주제가 구현하는 가치는 인물의 순수한 동기에 집중되며, 행위 동기의 내용에 따라 서로 다른 보상이 주어짐으로써 의도의 순수성과 이타성을 행위 결과 평가의 주요 척도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원전

임석재, 『한국구전설화』1~12(평민사, 1988)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구비문학대계』(전 82권, 한국학중앙연구원, 1979~1987)
집필자
김영희(연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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