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는 이를 ‘고과(考課)’ 또는 ‘고적(考績)’이라고 하여 관리에 대한 징계의 목적으로 행하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그 평정이 그와 같은 소극적 목적에서가 아니라 공무원의 사기 진작과 근무능률의 향상 및 행정발전이라는 적극적 목적에서 행하고 있다. 그런데 근무성적평정은 본질적으로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는 일이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평가가 보장될 수 없는 것이며, 따라서 오늘날까지도 그 평정에 있어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형편이다.
근무성적평정에 있어서 무엇을 평정하느냐가 평정의 대상요소 문제인데, 공무원의 개인적 특성과 공무원의 직무수행상황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요소의 구체적인 내용은 피평정자의 직급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한편, 그 평정요소의 수가 어느 정도이어야 하느냐 하는 문제는 평정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그 수가 많을수록 좋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너무 많으면 내용이 중복되고 평정자가 혼동을 일으키기 쉬우므로 대체로 8∼12개 정도가 적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각 요소의 비중도 담당직무에 따라 각각 다르므로 가중치를 두는 것이 좋다. 우리 나라에서는 공무원근무성적평정의 대상이 되는 요소를 크게 근무실적·근무수행능력·근무수행태도의 세 범주로 나누고, 이를 각각 몇 개씩으로 나누어 모두 10개의 요소로 하되, 각 요소의 중요도에 따라 약간의 가중치, 즉 배점에 차이를 두고 있다.
근무성적평정은 실적주의적 인사행정의 일환으로 실적주의 실현의 수단으로 채택되는 것이기 때문에, 공무원 중에서도 실적주의의 적용을 받는 5급 이하의 공무원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실적주의의 적용을 받지 않는 고급공무원은 일반적으로 근무성적평정의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그것은 고위직에 대한 평정요소는 매우 복잡하여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표준화된 평정방법의 개발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다만 4급 이상의 공무원에 대하여는 인사평정제를 적용하고 있다. 그리고 평정자의 피평정자에 대한 평정은 가장 정확하고도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므로, 평정자는 피평정자를 보다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고 평정방법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평정자로서 피평정자의 상관이나 동료 또는 부하를 고려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효율적인 인사관리의 관점에서 상관이 평정자가 되고 있다.
평정자의 수는 평정의 객관성 확보를 위하여 복수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평정자는 피평정자의 상급감독자 중 소속장관이 지정하는 자가 되고, 그 평정자의 가장 가까운 상급감독자를 확인자로 하여 결국 평정자를 복수로 하고 있다. 그 밖에도 평정자와 확인자의 평정결과를 조정할 수 있는 근무성적평정조정위원회를 두고 있으므로 평정자는 실제로 삼중으로 되어 있는 셈이다.
근무성적평정의 방법에는 평정척도법·강제배분법·산출기록법·대인비교법·체크리스트법 등이 있는데, 평정척도법은 피평정자의 근무성적의 우열을 나타내는 평정척도 위에 평정자가 피평정자의 근무성적을 평가, 표시하여 평정하는 방법이다. 이에는 연속적 척도법과 비연속적 척도법이 있다. 전자를 도식적 척도법이라 하고 후자를 단계식 척도법이라고 하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각 평정요소에 ‘탁월’·‘우수’·‘보통’·‘미흡’의 4단계 척도를 두고 있는바 이는 단계식 척도법에 해당한다.
강제배분법은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중앙화 또는 관후화(寬厚化)의 경향을 방지하기 위하여 여러 피평정자의 근무성적의 분포를 강제적으로 배분하는 방법이다. 이를 제한분포법 또는 정상분포법(正常分布法)이라고도 하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근무성적을 ‘탁월’ 1할,‘우수’ 3할,‘보통’ 5할,‘미흡’ 1할의 비율로 배분하도록 하는 강제배분법을 쓰고 있다. 산출기록법은 피평정자가 단위시간 내에 달성한 일의 양 또는 일정한 일을 완성함에 있어 소요된 시간을 기준으로 평정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업무의 성질이 일상적·반복적이어서 그 단위측정이 가능한 경우에만 적용될 수 있다. 그리고 대인비교법은 여러 피평정자 중 가장 우수한 자, 가장 열등한 자, 보통인 자를 선정하여 그들을 평정기준으로 하여 평정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일반적으로 사기업에서 많이 사용되며 제1차세계대전 중 미육군(美陸軍)에서 채택하여 성공을 거두었다고 해서 ‘육군고과법’이라고도 한다.
다음은 체크리스트법으로서 평정자가 직접 평정점수를 산출하는 작업을 하지 않고 다만 피평정자의 일상직무수행태도를 보고 그에 근사한 표현문장 중에서 택일하여 표시하는 방법이다. 평정점수는 평정자가 체크한 자료에 의하여 중앙인사기관이 산출한다. 이 방법은 미국의 프로브스트(Probst,J.B.)가 고안한 것이라 해서 ‘프로브스트법’이라고도 한다.
근무성적평정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정을 그 이상으로 하지만 인간이 인간에 대하여 평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오차를 수반한다. 오차에는 현혹오차(眩惑誤差)·일관적 오차·논리적 오차 등을 들 수 있다. 현혹오차는 피평정자의 어느 특정한 평정요소에 대한 평정이 다른 평정요소에 대한 평정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발생하는 오차이다. 예컨대, 지도력이나 책임감이 좋으면 창의성도 좋다고 판단하는 경우 등이다.
일관적 오차는 평정자의 후한 평정, 또는 중간적 평정 등의 심리적 경향으로 인하여 일관해서 나타나는 오차로서, 이른바 관후화경향(寬厚化傾向) 또는 중앙화경향(中央化傾向) 등이 그것이다. 논리적 오차는 여러 평정요소 사이에 논리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경우에, 어느 한 요소에 대한 평정이 다른 요소에 영향을 줌으로써 발생하는 오차이다. 예컨대, 근면하면 근무실적이 우수하다고 평정한다든가 학력이 좋으면 지식이 풍부하다고 평정하는 것 등이다.
이상과 같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한 근무성적평정에는 항상 오차가 발생하게 마련이므로 평정의 결과에 대하여는 그 오차를 조정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하여 우리 나라에서도 평정자와 확인자의 평정결과를 근무성적평정조정위원회에서 조정하도록 하고 있다.
공무원근무성적평정조정위원회는 피평정자의 상위직 공무원 중에서 5인 이상 7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피평정자 전원의 평정분포비율, 각 조직단위간의 균형, 기타 평정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참작하여 피평정자의 평점을 조정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근무성적평정은 그 방법이 어떠하든 평정자의 주관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평정의 절차를 합리화하고 새로운 기법을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근무성적을 완전히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이며, 결국 평정은 일정한 한계 내에서 비교적 공정하게 평가하려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또한, 근무성적평정은 불가피하게 과거에 대한 평가를 중심으로 하는데, 과거에 대한 평가자료를 가지고 미래의 상황에 활용하려는 것이라는 점에서 일정한 한계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