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희(趙明熙)의 처녀작. 1921년 동우회 순회극단(同友會巡廻劇團)에 의해 전국에 순회공연되어 널리 알려졌으며, 그 여세에 힘입어 1923년 동양서원(東洋書院)에서 같은 이름의 희곡집으로 간행되었다.
그 당시 이 작품의 공연성과를 전한 신문기사에 따르면 이 작품의 공연은 관객에게 비상한 충격을 주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동양서원에서 간행한 희곡집 내용과 공연극본 사이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생긴 듯 하다.
희곡집 서문에 따르면 이러한 차이는 출판검열과정에서 대사의 중요 부분이 모두 삭제당하였기 때문에 생긴 결과라는 것이다.
전3막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동경에 유학중인 가난한 고학생 김영일의 참담한 삶과 죽음을 다루었는데, 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어느 날 행상 길에 나섰던 고학생 김영일은 길거리에서 거액의 돈을 줍고, 이것의 반환 여부를 놓고 고민한다. 이만한 거액이라면 그는 행상을 나서지 않고도 몇 달 동안 의식을 거뜬히 해결할 수 있으며, 같이 고학하는 친구들도 이 돈의 반환을 반대하고 나섰다.
그러나 그는 양심의 결정에 따라 같은 서클의 동인이며, 돈의 주인인 전석원(全錫元)에게 주운 돈을 돌려준다. 전석원의 집에서 돌아온 김영일은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고 귀국준비를 서두르지만 여비를 해결할 길이 없다.
생각다 못해 김영일은 전석원에게 사정해보기로 하고 친구 박대연 등과 함께 그를 찾아간다. 김영일의 사정을 들은 전석원은 냉담하게 그의 청을 거절한다. 전석원의 몰인정함에 분개한 김영일의 친구들과 전석원 사이에 다툼이 벌어지고 이것이 사상논쟁으로까지 확대되어 격투가 벌어진다.
이때 박대연의 주머니에서 불온 전단(傳單)이 떨어지고 신고를 듣고 달려온 일본경찰은 김영일과 그 친구들을 구속한다. 영양결핍, 마음의 고통, 경찰의 심한 고문에 시달린 김영일은 급성폐렴이 발병하여 경찰에서 풀려나지만 그날 밤 유언을 남기면서 한많은 생애를 마친다.
이 작품은 주인공의 삶과 죽음을 통하여 일제 식민지 치하의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고통과 저항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