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목은 『시작노한사전 試作露韓辭典, OПbITb Pyccko-kopeӤckaгo Cлoваpя』이다. B5판. 총 746면.
러시아어의 주제어휘 총수는 약 7,300어 정도에 달한다(1면당 평균 10어). 러시아어는 활판인쇄이고 한국어는 석판인쇄로 되어 있다.
이 사전은 제정러시아 연해주의 한 지방관리였던 푸칠로가 당시 급증하였던 한국인 이주민과의 의사소통을 위하여 편찬한 것이다.
저자의 서문에 의하면, 이 사전은 1872년에 이미 완성되었으나 비용이 없어 출판을 미루어 오던 중, 1873년 세계여행길에 연해주에 들렀던 대공작 알렉산드로비치의 하사금에 의하여 1874년에 사전출판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한다.
체재는 ‘ 노한사전’이라는 제목이 표시하는 바와 같이 주제어인 러시아어를 시릴릭문자(Cyrillic文字)의 알파벳순으로 나열하고, 이에 대하여 한국어를 하나하나 대역하였는데, 한국어는 명사인 경우에 1∼3단어, 동사인 경우에는 2, 3종의 어형변화를 시도해 보이고 있다.
예컨대, 먼저 ‘Гοродни чий Начальник’라는 러시아어 주제어 다음에 이에 해당하는 한국어 어휘의 음(音)을 ‘пyca, caттyu, caттo’ 등과 같이 시릴릭문자로 쓴 뒤, 한글로 ‘부ᄉᆞ, 삿뒤, 삿ᄯᅩ’ 등과 같이 기입하였다.
여기서, 러시아어 ‘Гοродничий Начальник’는 장관(長官) · 시장(市長) 등을 의미하고, ‘부ᄉᆞ’는 부사(府使), ‘삿뒤, 삿ᄯᅩ’는 사또[使道]를 의미한다.
이 사전에 수록되어 있는 우리말 어휘는 함경북도 육진지역(六鎭地域)의 방언이 지배적이다. 이로 미루어보아 푸칠로는 육진지역에서 이주하여 온 사람으로부터 우리나라 말을 배운 것으로 보이는데, 저자의 서문에 의하면 이 사전의 편찬에 니콜라이 미하일로비치 양(梁)이라는 한국인이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이 『노한사전』은 외국어와 한국어를 대역(對譯)한 최초의 사전이며, 아마도 한국어가 관련된 모든 사전 가운데에서 최초의 사전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한, 이 사전은 오늘날 함경북도 육진지역의 방언에 관한 연구에도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