놋쇠를 옛날에는 유석(鍮石)·유철(鍮鐵)·진유(眞鍮)라고도 하였다. 청동기시대에 사용하던 청동이 바로 놋쇠의 일종이다. 세계의 역사상 놋쇠를 가장 먼저 사용한 민족은 페르시아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도 청동기시대에 놋쇠를 사용하였다. 진한에서는 철을 생산하여 일본으로 수출하기도 하였다. 또 삼국시대에는 백제에서 금·은·동·철 등의 세공술이 발달하여 일본에 전해 주기도 하였고, 신라 경덕왕 때에는 철유전(鐵鍮典)이라는 기구가 설치되었다.
8세기 이후에 제작된 많은 동종(銅鐘)들이 현재도 남아 있어 그 당시의 놋쇠 다루는 기술을 짐작할 수 있다. 고려 때에는 원나라에서 유석을 요구했으나 압록강 이내에서는 유석이 나지 않고 신라 때 한토(漢土:중국 땅)에서 사다 썼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조선시대에는 건국 초기부터 유기 생산을 장려하여 세종 때에는 황해도 봉산군과 장연현에서 노감석(爐甘石)을 채굴했고, 숙종 때에는 경상도 양산에서 유랍(鍮鑞)을 생산하였다.
또 조선시대에는 동전을 주조하여 놋쇠의 사용이 넓어져서 중앙과 지방 관아에 놋쇠를 다루는 전문 유장(鍮匠)이 있었으며, 민간에서도 유기제작이 성행하여 조선 말기에는 서울·개성·안성·구례·남원·김천 등지에 유기시장이 형성될 만큼 놋쇠의 사용량이 크게 늘어났다.
놋쇠는 재래식 방법과 금속학적 분석에 의한 분류방법이 있다. 우선 재래식 분류방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청동(靑銅)이 있는데, 청동은 동과 주석을 혼합하는 데 있어서 비율에 따라 분류한다.
예를 들면, 유철은 동 70∼72%에 주석(일명 상납)을 30∼28% 혼합한 것이고, 청철(靑鐵)은 일명 상철(上鐵)이라고도 하는데, 동 80∼85%에 주석 20∼15%를 혼합한 것이며, 주철(朱鐵)은 동 90∼95%에 주석 10∼5%를 혼합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방짜놋쇠’는 유철·청철·주철을 이르는데, 주로 두들겨서 만든 대야·양푼·수저·젓가락·놋상·놋보시기·놋동이·징·꽹과리 등인데, 방짜놋쇠로 만든 그릇은 소리가 매우 아름답다.
② 황동(黃銅)은 동 60∼65%에 아연 40∼35%를 혼합하여 만든 합금으로, 향로·향합·촛대·화로 등을 만들 때 주로 사용된다. 황동놋쇠는 황금색처럼 빛깔이 금빛이 나서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데 일반적으로 방짜가 아닌 이와 같은 놋쇠를 ‘퉁쇠’라고 한다.
③ 백동(白銅)은 일명 ‘백통’이라고도 하는데, 동 75∼85%에 니켈 25∼15%를 혼합한 합금이다. 니켈이 많이 들어갈수록 하얀색이 나는데 화로나 신선로·백통장식 등에 사용한다.
황동과 백동은 아연과 니켈이 원료이기 때문에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이 함유되어 있어 식기로는 적합하지 못하고, 방짜쇠는 인체에 해롭지 않아 식기로 많이 사용되어 일명 ‘양반쇠’라고 부른다.
금속학적 분류는 다음과 같다. ① 황동은 구리(Cu)+아연(Zn)에 다른 원소를 첨가한 합금을 이른다. 황동은 주조성 및 가공성이 좋고 기계적 성질 및 내연성도 좋으며, 청동에 비해 값도 싸고 빛깔도 아름다워 널리 애용된다.
② 주석청동(朱錫靑銅)은 구리(Cu)+주석(Sn)의 합금으로 고대의 청동기가 모두 여기에 속하며, 재래식 우리말로는 ‘방짜쇠’라 한다.
③ 알루미늄청동은 알루미늄(Al)+청동(Cu+Sn)으로 황동이나 주석청동에 비해 용해와 주조기술이 까다로워 최근까지 별로 사용하지 않았으나 금속학적 연구와 용해·주조 기술이 발달됨에 따라 많이 사용되고 있다. 금속학적 합금놋쇠의 종류는 수없이 많으며, 모두 놋쇠로 통칭되어 유기를 만드는 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