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江原道)와 황해도(黃海道)의 경계를 이루는 마식령산맥(馬息嶺山脈)의 최북단에 있는 고춘봉(高春峯)과 달악산(達嶽山)과의 안부(鞍部)에 위치한다.
조선시대에는 마수령(馬樹嶺)이라고도 하였는데, 옛날 교통기관으로 많이 사용하던 말이 고갯길에서 휴식을 취하여 유래된 것으로, 부근에는 말과 관계되는 마전리(馬轉里)·마식리(馬息里) 등의 지명이 남아 있다.
남사면은 임진강(臨津江)의 상류인 작동천 계곡으로 통하고, 북사면은 영흥만(永興灣)으로 흘러드는 심포천(深浦川) 계곡에 연결된다. 남사면의 계곡도 급경사이지만, 북사면은 15㎞의 거리로 덕원을 거쳐 영흥만에 이르므로 경사가 급하다. 따라서 동해사면의 심포에서 마식령을 넘어 남사면의 마전리에 이르는 고갯길은 굴곡이 매우 심하다. 동쪽 경사면은 매우 급하며 서쪽 경사면은 비교적 완만한 전형적인 동해안의 고개이다.
주요 기반암은 중생대의 단천암군의 화강암이며, 참나무, 피나무, 박달나무 등 활엽수가 울창하며, 고사리, 머루, 다래, 오미자 등 산중 자원이 풍부하다.
마식령의 동남쪽에 있는 철령이 서울을 비롯한 영서지방과 관북지방을 연락하는 교통의 요지라고 한다면, 마식령은 관북지방과 평안남도의 동부지역 및 황해도 등의 관서지방을 연결하는 주요 교통로였다.
특히 마식령을 넘어 함경남도와 평안남도의 도계(道界)에 있는 아호비령(阿虎飛嶺)을 거쳐 곡산을 지나 평양에 이르는 북한 중부의 동서를 이어주는 중요한 교통로이며, 곡산에서 남하하여 개성을 거쳐 서울에 이르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서울에서 추가령을 지나 원산에 이르는 경원선철도가 개통됨에 따라 마식령과 철령의 통행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지금도 황해도에서 함경남도를 연결하는 도로로 큰 구실을 하고 있으며, 원산, 평양, 법동, 판교, 이천 등지를 이어주는 도로가 통과하고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