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학·예술계 원로 50명이 중심이 되어 사회 단체로 출발하였다.
초대 회장은 박종화(朴鍾和), 부회장은 이병도(李丙燾)·최현배(崔鉉培) 였으며, 김동리(金東里)·손재형(孫在馨)·신석호(申奭鎬)·이은상(李殷相)·조연현(趙演鉉)·홍이섭(洪以燮)이 이사로, 김두종(金斗鍾)·김윤경(金允經)·성낙훈(成樂熏)·이숭녕(李崇寧)·이희승(李熙昇)·한갑수(韓甲洙) 등이 회원으로 참여하였다.
민족문화추진회가 창립된 1960년대 중반기는 근대 개화기 이후 국권 상실과 남북 분단 등 혼란으로 거듭되던 정치·경제·사회 상황이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민족 주체성과 정통성의 회복 및 연계가 강력히 요구되던 시기였다.
이에 민족문화추진회는 “학문과 예술로 민족얼을 부흥시켜 국가의 이상을 실현하게 하는 과정을 밟으면서 크게 민족 문화를 앙양시킨다”는 취지 아래 발족하여, 문화 시설의 확충, 문화 활동 지원, 문화 행정의 일원화를 정부에 건의하였다.
1970년에 독자적인 사업으로 한국 고전의 현대화를 통한 주체와 정통의 확립을 표방하고, 기구를 재단법인체로 개편하여 한국 고전의 국역·편찬과 국역자 양성 등의 사업을 국가의 재정적 지원 하에 추진하였다.
국역 사업은 『국역 연려실기술』을 필두로 고전적 국역 총서가 1966년부터 출간되어 현재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조선 왕조의 각종 의궤(儀軌)류 등 역사 자료를 비롯하여 일반 문집 등 고전 자료 전반에 걸쳐 700여 책이 국역 간행되었다.
편찬 사업으로는 『교감 삼국유사』 등 한국 고전 총서 3책이 간행되었으며, 1986년부터는 한국 문집을 총 정리하여 『한국문집총간(韓國文集叢刊)』으로 간행하는 사업에 착수하여 본 총간 350책, 속 총간 150책 등 총 500책을 간행할 계획 하에 현재 해제집과 색인을 포함해 250여 책이 간행되었다.
아울러 한국 고전 전산화 사업을 추진하여 이미 국역된 『조선왕조실록』, 『국역 순암집』, 『국역 점필재집』 등을 CD로 간행하는 한편, 국역된 고전과 원전 자료인 『한국문집총간』을 전산화하여 2000년부터 인터넷 서비스를 추진하였다.
국역자 양성 사업은 고전적 정리와 국역에 필요한 후계자를 양성하기 위해 1970년부터 착수하여 1974년부터는 부설 국역연수원을 개원하고, 연수부 3년, 상임 연구부 3년, 일반 연구부 2년 과정을 개설하였다.
사서오경을 비롯하여 고법전 강독·사적 강독 등 기본 과목과 한국 및 중국의 중요 고전과 국역 실습 등의 교육을 실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으며, 현재 860여 명의 연수생이 배출되어 학계와 교육, 언론, 예술계 등 국학 관련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국역 사업과 국역자 양성 사업에는 성낙훈·조규철(趙圭喆)·하성재(河性在)·신호열(申鎬烈)·이병도·양주동(梁柱東)·조지훈(趙芝薰)·윤남한(尹南漢) 등 원로들이 초기에 참여하여 기틀을 다져 놓았다.
1975년 학술지 『민족문화』를 창간하고 매년 1회씩 발간하고 있으며, 1980년부터는 고전 이해의 저변 확대를 위해 민족문화문고를 간행하고 고전 읽기 운동을 전개하였다.
2007년 8월 한국고전번역원법이 제정, 공포됨에 따라 같은 해 11월에 한국고전번역원이 공식 설립되었다. 이로써 기존 민족문화추진회가 수행해왔던 고유 업무는 한국고전번역원이 인수받았으며, 이전보다 심화된 고전번역 연구 및 각종 정보화사업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민족문화추진회는 민족 고전의 현대화를 추진하여 근대 개화기 이후 정치 상황과 문자 생활의 변화가 가져온 민족 문화 전통의 단절을 극복하고, 전통과 현대를 잇는 교량 구실을 하였으며 나아가 민족 문화 기반의 구축에 일익을 담당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