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은 Firmiana simplex (L.) W.F.Wight이다. 높이 15m, 직경 40㎝에 이르며, 나무껍질은 벽색으로 특이하다. 잎이 오동나무의 잎과 같게 생겼으나 나무껍질이 초록색으로 다르다 하여 벽오동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현재 중부 이남의 각 지역에 많이 식재되어 있으나 원래는 하와이·중국·대만·인도네시아에 자생하는 수목이다. 내한성이 약하여 서울 이북지역에서는 월동이 불가하며, 서울에서도 어려서는 특별히 보호를 해주어야 피해가 없다.
꽃은 6∼7월에 가지 끝에 원추화서(圓錐花序: 원뿔형의 꽃차례)로 엷은 황색의 꽃을 피운다. 열매는 10월에 익는데 봉선에 따라서 갈라져 마치 돛단배 모양으로 피어 가운데 4, 5개의 콩과 같은 열매를 맺는다.
비교적 조풍(條風: 북동풍)에 강하고 각종 공해에도 견디는 힘이 좋아, 각국에서 가로수·공원수·정원수로 많이 심고 있다. 열매는 볶아서 커피 대용으로 이용하며 여기에서 추출한 기름은 식용유로도 사용한다.
번식은 가을에 익은 종자를 채종하여 노천매장하였다가 이듬해에 파종한다. 한방에서는 종자를 소화불량·위통·구내염·내산(內疝) 등에 치료제로 사용한다. 벽오동은 예전부터 봉황이 깃들이는 곳이라 믿어 왔다.
경상남도 함안은 한때 가야국의 진관지(鎭管地)였던 곳으로 정구(鄭逑)가 벽오동과 대나무 숲을 만든 바 있다. 그 이유는 함안의 뒷산은 풍수에 의하면 비봉형(飛鳳形)이므로 당시 군재(郡宰)였던 정구가 땅을 모아 봉란(鳳卵)을 만들고 동북방에 벽오동 천 그루를 심고 대숲을 조성하여 비봉이 영구히 그곳에 머물게 하려던 것으로, 봉황과 벽오동의 관계에 관한 우리 선조들의 사고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