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가」라 하는 것은 이 민요의 첫 절 첫마디에 “봉지가 진다”라는 말에서 따온 것이며, 봉지란 봉오리의 방언이다. 육지의 옛 민요 가운데도 같은 이름의 민요가 전해지는 것으로 보아, 사당패나 잡가(雜歌) 소리꾼들이 불러 널리 퍼짐으로써 오랜 세월 제주도에서 전승된 듯하다.
선율적 특징이 「산천초목」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산타령계 민요로 짐작된다. 그 사설에는 남녀 간의 애정이 대담하게 묘사된다. 3분박(三分拍) 보통 빠른 3박자(8분의 9박자) 세마치장단이 주가 되나 중간에 3박자 외에도 4박자 5박자가 끼어 있어 불규칙하다.
앞 뒷소리로 나뉘는 장절형식(章節形式)으로 되어 있으며, 뒷소리는 “에헤리이히리”하고 긴 입타령으로 되어 있다. 선율의 구성음은 솔·라·도·레·미로 되어 있고 솔로 마쳐 경토리와 비슷하다.
4음보 2행이 1현을 이루면서 후렴을 사이에 두고 이어져 나가는 「봉지가」의 사설 일부를 표준어로 옮겨 보면, “들어간다 삼밭으로/너와나와 들어간다//굵은삼대 쓰러진다/가는삼대 쓰러진다”라는 대목이 드러날 만큼 애정묘사가 적나라하다.
이 「봉지가」의 전승자는 광복 전후만 하더라도 드물게나마 제주도 전역에 띄엄띄엄 흩어졌었으나, 오늘날에는 지난날 정의현(旌義縣)의 도읍지였던 성읍리(서귀포시 표선면)에만 몇 사람이 남아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