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장생수이층농은 1979년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되었으며,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유물은 오동나무로 만든 이층농으로서 앞면에는 여러 가지 문양을 수놓은 홍색의 기모융(起毛絨)을 붙였다. 18∼19세기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설에는 조선 제23대 국왕 순조(純祖)의 비(妃)였던 순원왕후(順元王后)의 가례 시 제작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농의 형태는 조선시대 이층농의 일반적인 형태로 박쥐형의 받침대 위에 같은 규격으로 만든 두 개의 농을 위 · 아래로 결합한 형태이며 틀은 오동나무로 제작하였다. 장롱 앞뒤 양옆의 네 귀와 문짝 좌우의 이음쇠, 문고리, 자물쇠 등은 황동(黃銅)으로 만들었으며 농 전체의 가장자리도 황동으로 장식하였다. 황동에는 만초화문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농 전체의 크기는 너비 77㎝, 높이 138.5㎝이다. 자수는 농의 전면에만 부착되어 있으며 일부 박락되고 색도 퇴색되어 보존 상태는 좋지 않다.
자수의 바탕천은 붉은색 모사를 사용하여 평직으로 제직한 후 표면에 융을 일으켜 만든 기모융이다. 직물 표면은 섬유로 덮여 있어 마치 전[氈]과 같은 외관을 갖는다.
자수의 문양은 위층과 아래층을 같은 주제와 구도로 배치하였다. 상단부에는 가로로 길게 만화문(蔓花紋)과 함께 보 · 방승 · 전보 · 서각 등의 잡보문을 수놓았다. 좌우의 여닫이 문판에는 남색으로 아자문(亞字文)을 수놓아 테두리를 두르고 안에 십장생문(十長生紋)을 자수하였다. 오른쪽 문에는 학 · 구름 · 대나무 · 거북 · 불로초 · 바위 · 수파를 자수하였고, 왼쪽 문에는 해 · 구름 · 소나무 · 대나무 · 사슴 · 불로초를 자수하였다.
문짝 좌우의 공간에는 직사각형으로 선을 둘러 구획을 짓고 왼쪽에는 ‘富貴多男(부귀다남)’, 오른쪽에는 ‘壽福康寧(수복강녕)’의 길상문을 남색실로 수놓았다. 테두리 밖에는 표주박과 길상문자가 어우러진 만초문을 수놓았다.
하단부의 자수는 연당문을 주제로 표현하였다. 위에는 구름을 두고 양옆에는 바위를 배치하고 중앙에 물결 위로 피어난 연꽃과 연잎을 대담하게 표현하였다. 연꽃 아래로는 두 마리의 원앙을 배치하여 물가의 정경을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십장생문과 연당문, 길상문자문은 조선시대 규방공예에 가장 많이 사용된 문양으로 장수와 다복, 다남 등 현세의 복을 기원하는 길상의 의미를 갖는다. 자수의 기법은 문양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되었으며 황 · 녹 · 청 등의 꼰사를 사용하여 평수, 자련수, 이음수, 솔잎수, 장식수, 징금수, 씨앗수 등의 기법으로 수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