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상류의 큰 지류인 반변천(半邊川)이 곡류하면서 생긴 협곡평지에 형성된 유적으로, 현재는 임하댐 속에 수몰되었다.
1988년과 1989년 임하댐 수몰지구 유적조사 중 계명대학교박물관에 의해 30기가 발굴 조사되었다. 대체로 강물이 흐르는 방향을 따라 길게 자리잡은 고인돌들은 상류쪽에 모여 있는 A지구(22기)와 하류쪽에 모여 있는 B지구(8기)로 구분된다.
고인돌의 규모는 상석(上石)의 크기가 길이 83㎝, 너비 75㎝, 두께 40㎝의 최소형으로부터 길이 298㎝, 너비 250㎝, 두께 160㎝의 최대형까지 있으나, 대체로 상석 길이 150㎝ 미만의 소형 고인돌이 대부분이다.
이 곳은 강물이 여러 번 범람했던 지역으로, 고인돌 상석까지 토사가 쌓이거나 전체가 땅 속에 묻힌 것도 있고, 고인돌의 하부구조가 물길에 쓸려나간 것도 있다.
고인돌의 하부구조는 상석 밑에 길이 30∼60㎝의 둥근 냇돌이나 자연석을 적당히 둘러놓고 다른 시설없이 그 자체를 매장공간으로 삼는 위석식(圍石式) 고인돌이다.
즉, 한반도 남부지방의 일반적인 고인돌들처럼 상석을 받치는 지석 아래에 별도의 돌널이나 돌덧널을 만들지 않고 지표면에 받침돌 4∼5개를 적당히 벌려 놓은 다음, 그 위에 상석을 올려놓아 지석과 상석 사이의 좁은 공간에 시신을 묻는 간단한 형식이다. 이 때 지석과 지석 사이의 틈은 밖에서 돌을 밀어 넣어 막고 있다.
이 유적에서는 고인돌 내부에서 돌칼자루장식[石製劍把頭飾]을 갖춘 돌칼[有莖式磨製石劍], 자루달린 돌칼[二段柄式磨製石劍], 돌화살촉, 반달칼[半月形石刀] 등이 출토되었다. 고인돌 주위에서는 민무늬토기·붉은간토기[紅陶]·구멍무늬토기[孔列土器]·덧띠토기[粘土帶土器] 등 많은 토기편들이 출토되었다.
유물들로 볼 때, 지례리 유적은 매우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유적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고인돌군 자체의 연대는 내부에서 출토된 유물의 형식으로 보아, 청동기시대 후기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