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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를 분류하여 따로 따로 넣어두는 여러 개의 서랍이 달린 목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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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약재를 분류하여 따로 따로 넣어두는 여러 개의 서랍이 달린 목제 장.
내용

형식이나 용도, 목적·신분·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구별된다. 형식에 따라서는 문갑식·접개식·반닫이식·2층식·회전식·미닫이식 등으로 나누어지고, 용도나 목적에 따라 한약방용·가정용·왕진용·휴대용·독극약용·수입약용·구급약용·상비약용 등이 있다. 신분이나 지역에 따라서는 왕실용·관수용(官需用)·의원용·반가용(班家用)·서민용, 충청·경기·전라산(産) 등 여러 종류로 구분하여 불린다. 또한, 반닫이나 장롱 속에 다시 10여 개씩의 약서랍이 달린 기형(畸形)의 것도 있다.

약장의 기원이 언제쯤부터인지 밝히기는 어렵다. 농경생활로 접어들어 점차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게 되자 집안에 기초적인 몇 가지 응급치료약을 비치하게 되었을 것이고, 차차 멀리 사냥을 가거나 이동할 때에도 간단한 비상약을 휴대하고 다녔을 것이다. 이같이 처음에는 한두 가지를 담는 작은 병이나 합, 단지 같은 것에서 점차 가짓수가 많고 규모도 큰 약상자나 약장으로까지 발전되어 온 것으로 보여진다.

재료는 퍽 다양하다. 오동나무·느티나무·회화나무[槐木]·소나무·단풍나무·버드나무와 감·밤·대추·배·은행·호도나무 같은 유실수를 재목으로 사용하였다. 이 중 제일 흔하게 사용된 것은,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소나무와 고급재인 오동나무였다. 재질이 곱고 가벼우며 오래도록 사용하여도 뒤틀리지 않는 오동나무를 전면에 걸쳐 사용한 것도 꽤 있으나, 서랍 앞부분만을 느티나무·대추나무·감나무·회화나무 같이 목질이 단단하여 쥐나 좀벌레 같은 해충 및 습기에 강한 자재를 사용한 것이 많다.

한편, 상류층에서는 실용성도 고려하였지만 장식적인 면에 신경을 써 외부를 나뭇결이 아름다운 오동나무나 먹감나무[烏枾木]의 검은 무늬, 괴목의 옹이[龍目]무늬를 조화 있게 살려 시각적인 멋에 치중하여 만들기도 하였다.

약을 담는 서랍칸 수는 적은 것이 20∼30개이고, 많은 것은 150∼200개 정도의 큰 것도 있으나 보통은 50∼70개이고, 1개의 서랍은 다시 1∼3칸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때 서랍의 앞칸의 약 이름을 오른쪽에 표기하였다. 약장의 아래쪽에는, 특히 서랍이 큰 것이 많고 자물쇠가 채워지기도 하는데, 이것은 양이 많은 것이나 귀중한 약과 독극약을 넣기 위한 다목적용이었다.

한편, 가정용 중에도 덮개를 하거나 여닫이·미닫이식의 문을 만들고 자물쇠를 채워 약화(藥禍)사고를 방지하였다. 서랍의 크기가 작거나, 수량이 적거나, 앞뒤의 길이가 짧은 것일수록 저장량이 적기 때문에 보다 고식(古式)이 된다. 서랍과 서랍 사이의 칸막이는 상하와 좌우가 모두 막히는 것이 이상적이다. 간혹 서랍에 약재 이름이 2개가 새겨진 것이 있는데, 이때 서랍은 칸막이로 반분(半分)하여 두 종류의 악재를 수납하게 된다.

일본의 약장 중에는 상하의 칸막이는 있으나 좌우의 것은 없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한눈에 식별이 된다. 중국의 약장은 회전식인 경우가 더러 있다. 또한, 약재 가운데 회향·목향·황금(黃芩)·사인(砂仁)·계피·황백(黃柏)·익지(益智) 등 방향성이 높은 약재는 특별히 서랍 뚜껑을 다시 만들어 덮고, 작은 구멍을 내어서 오래 보관할 때 향기의 유실을 줄이기도 하였다.

약명은 좋은 글씨를 받아 음각으로 새기거나 새긴 곳을 흰 가루분을 개어 상감법으로 메우거나, 그냥 글씨를 쓰기도 한다. 독극약 칸은 주묵(朱墨)을 사용하는 예도 있다. 경첩·문고리·들쇠·자물쇠·귀장식·감잡이 같은 금속장식은 장·농·반닫이와 거의 같은 수법과 형태이며, 앞바탕 장식은 서랍 때문에 거의 사용한 예가 없다.

서랍을 여닫는 손잡이는 노끈이나 가죽끈으로는 동그랗게 매듭을 지어 사용하였으며, 놋쇠나 무쇠로는 주로 복숭아·가락지·박쥐·반달·매미·꽃잎·ㄷ자, 또는 卍자형으로 만들었다. 받침다리 부분인 마대(馬臺)는 장과 떨어진 것, 붙박이로 붙은 것, 아예 없는 것이 있다. 다리 모양도 동물의 발이나 두루마리 모양, 당초문 등을 형상화하여 조각하였다. 다리와 다리 사이는 박쥐와 당초문형이 보통이나 평마대도 더러 있다.

현대에는 한약재 도매상 같은 데서 계속 사용하지만, 과거의 것에 비하여 크기가 초대형인 점이 다르다. 넓은 의미에서 약장기(藥欌器)라 하면 약을 담거나 저장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뜻하기 때문에 약단지·약병·약주머니·약합·약갑·약함·약상자·약통·약궤·약롱·약장 등이 모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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