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4년 9월에 쓴 글이다. 연평은 송나라학자 이동(李侗)의 호이다. 『연평답문』은 송대의 성리학자 주희(朱憙)가 그의 스승 연평 이동과 학문을 토론한 왕복 서신을 모은 책으로 모두 3편이다. 『연평답문』은 이동의 이학(理學)사상 및 사승 연원과 전승 과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서 『사고전서(四庫全書)』에 실려 있다.
이황은 서울에서 박희정(朴希正)으로부터 『연평답문』을 얻어 보고 간행할 생각을 가졌는데, 청주목사 이정(李楨)과 연락이 되어 그에게 간행을 부탁하였다. 청주에서 인쇄 준비를 끝내고 이황에게 발문을 청하자 이황이 이 책의 간행 전말을 적으면서 이 책의 가치와 이동의 사상사적 위치를 평가하는 말을 덧붙였다. 또한 입수한 원본에 「후록(後錄)」이 「사제자답문(師弟子答問)」 앞에 있는 것은 인쇄소에서 제본할 때 잘못한 것으로 보고, 「사제자답문」을 앞으로 옮겨서 편집한 사실을 밝히고 있다.
이황의 발문에 따르면, 「사제자답문」은 주희가 직접 스승의 논설을 편찬한 것이다. 「후록」은 후세 사람이 주희가 말한 스승의 논설 및 유문(遺文)·유사(遺事)를 추가한 것이다. 「보록(補錄)」 1권은 명나라의 학자 주목(周木)이 편찬한 부분으로 「후록」의 미비한 내용을 보충한 것이다.
이 발문에서 이황은 이동을 공자의 수제자인 안회(顔回)와 비견되는 인물로 높이면서, 주희가 “연평 선생을 만나기 전에는 불교와 도가의 학설에 드나들었는데, 연평선생을 뵙게 되면서 비로소 유학의 정통을 얻었다.”고 하였다. 또한, 이 책에는 이동과 주희 사이의 주고받은 심법(心法)의 오묘함이 갖추어져 있고, 평범한 일상의 법도에서부터 고매한 영역의 문제까지 망라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