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간에 거래가 행하여지게 되면 동시에 거래 대금의 수급이 이루어지며, 이에 따라 국제간에 자금 이동이 필요하게 된다. 외국환이라는 것은 이 자금 이동을 현금 이동 방법으로 하지 않고 격지자간의 채권·채무 관계를 제3자를 통한 지급 위탁의 방법으로 결제하는 수단을 말한다.
오늘날 국제간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외국환이라고 하는 대차 결제 수단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하나는 추상적 의미로서 국제간의 대차 결의 방법으로서의 외국환이고, 다른 하나는 구체적인 신용수단으로서의 외국환이다.
우리나라의 「외국환관리법」은 외국환을 외국 통화와 외국 통화로 표시된 모든 지급 수단, 증권·채권을 망라하여 매우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실제 국제간의 대차 관계를 결제하는 지급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은 외국환어음·전신환·우편환이다. 외국환은 별다른 제약이 없는 내국환과는 달리 외국과의 대차 관계를 발생시키는 모든 거래에 적용되므로 한 나라의 국제수지와 매우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또한 외국환의 효과적인 이용은 산업과 경제발전에 커다란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귀중한 외화가 무제한으로 해외로 유출되거나 그 반대로 투기성 외화가 일시적으로 크게 들어 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국제수지의 상태에 따라 외국환 거래를 정부의 관리하에 두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외국환과 기타의 대외 거래를 관리함으로써 국제수지의 균형과 통화가치를 안정시키고 외화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하여 1961년 12월에 제정된 「외국환관리법」을 중심으로 외국환을 관리하고 있다.
외국환 집중 제도를 일정한 기관에 관리 기능을 집중시키고 허가·승인된 거래에만 외국환을 사용할 수 있도록 「외국환관리법」·「외국환관리규정」·「외자도입법」·「외자관리법」·「한국은행법」 등의 법령을 통하여 조정하고 있다.
외국환 관리에 관한 중요 사항을 조사·심의하기 위하여 재경원에 외국환심의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외국환 수급 계획은 외국환심의위원회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외국환 보유액은 1970년에 약 6억 달러, 1975년에 약 15억 달러, 1980년에 약 65억 달러, 1985년에 약 77억 달러에서 1988년에는 약 123억 달러로 점차 증가 추세에 있었으며, 1990년대에 들어서도 증가 속도는 느려졌으나 여전히 증가하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1997년 4분기에 들어서면서 그 동안의 수출 부진에서 오는 외화가득률 하락, 핵심 기업들의 경영 악화 및 줄 이은 도산, 관치금융과 정경유착에 의한 불합리한 투자 및 부조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에 따른 갑작스런 금융시장 개방, 김영삼 정권 말기의 권력 누수 현상과 경제관리 소홀 등으로 인해 외국자본이 빠른 속도로 금융시장을 이탈하기 시작하였다.
국내 경제의 불안정은 곧바로 외국 투자가들을 자극하여 1997년 말 우리나라 외환 보유액은 80억 달러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되었다. 한국 경제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700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일컬어지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1997년말 한국의 외환 보유고는 위험 수준에 와 있었다.
1998년 들어 새 정권이 시작되면서 대내외에 강한 개혁 의지를 천명하고 다각도로 외자 유치 활동을 벌임으로써 위기는 진정되기 시작하였다.
1997년말 현재 외채는 1500억 달러였는데 반하여, 외환 보유고는 80억 달러였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알 수 있다.
이후 강력한 수출 확대, 수입 억제 정책이 채택되었고, 이에 따라 1998년 3월에 6.4%, 4월에 6.5%의 증가율을 보이던 수출이 5월부터 마이너스로 바뀌면서 또다시 외환 보유고에 대한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1998년 8월 현재 외환 보유고는 400억 달러 수준인데, 이중 상당 부분이 국제기구에서 빌려온 것으로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외자이며, 경상수지 흑자도 그 내용은 수출 증대보다는 수입 감소 때문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여야 한다.
따라서 1997년 4분기에 시작된 외환·금융 위기에서 시작된 경제 위기는 아직도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