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센터 나비의 전신은 워커힐미술관이다. 워커힐미술관은 선경 최종현 회장의 부인인 박계희 관장이 자신의 소장품을 바탕으로 개관한 미술관으로서 1984년 5월 쉐라톤 워커힐 호텔 컨벤션 센타 안에 설립되었다. 우리나라 사립미술관으로서는 드물게 프랭크 스텔라, 알렉산더 칼더, 데이비드 스미스, 마르셀 뒤샹을 비롯한 해외 유명작가의 작품 300여 점을 갖추었고, 이밖에 송수남, 김창열 등 국내작가 150여 점을 비롯하여 총 450여 점의 미술품을 소장하였다. 개관 기념전으로 ‘60년대의 한국 현대미술-앵포르멜과 그 주변전’을 개최한 이후 ‘앤디 워홀전’, ‘케테 콜비츠전’, ‘안토니 카로전’ 등 100여 회의 국제 기획전을 가졌다.
1997년 이후 예술과 정보기술을 접목한 미디어 아트 전시공간으로 성격을 바꾸었고, 2000년 12월 종로구 서린동의 SK사옥에 아트센터 나비로 재개관하였다. 2024년 10월 현재, 입주 24년 만에 종로구 서린동의 SK사옥에서 퇴거하여 새로운 장소로 이관할 예정이다.
2000년 6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과학기술과 예술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아 소위 통섭을 도모하는 모임을 발족하였고, 이준, 장재호 등 컴퓨터, 디자인,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종합적인 인터랙티브(Interactive) 설치작업인 ‘삼자대화(Trialogue)’를 제작하였다.
미디어아트와 공연을 접목하는 방안을 모색해 온 아트센터 나비는 디지털 미디어와 무용, 영화, 고전음악, 게임 등 여러 장르와의 융합을 시도한 작업들을 소개했고, ‘언집핑 코드(Unzipping CODE)’와 같이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디제잉/브이제잉(Djing/Vjing)’을 하는 작업들도 선보였다. 2007년에는 ‘P. Art. y’라는 이름으로, 사람과 예술과 기술(People, Art and Technology)의 축제인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한편, 2002년부터 모바일 미디어를 활용한 모바일 아트(Mobile Art)들을 선보여 왔으며, 2003년부터 「리퀴드 스페이스」를 시작으로 꾸준히 지속해 온 씨어터 시리즈(Theater Series)를 통해 음악, 건축, 무용, 연극 등의 다양한 장르가 미디어와 통합된 퍼포먼스 극장을 제시했다. 2004년에는 국내 최초로 건축물과 조화를 이룬 LED 전광판 갤러리 ‘COMO’를 만들어 현재(2011년)까지 약 30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하였다. 2010년 12월에는 개관 1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활동을 종합하고 정리하는 ‘이것이 미디어다’전을 개최하였다.
아울러 국내외의 전문가를 초청한 다학제 간의 각종 강연과 워크숍을 통해 미디어 아티스트와 과학자들의 창작의 장을 넓히고 디지털 문화를 둘러싼 다양한 논의와 관심을 확산시키는 활동을 해왔다. 개관 직후인 2001년부터 ‘꿈나비 시리즈’와 ‘프로젝트 아이’ 시리즈를 거쳐 ‘앨리스 뮤지엄’과 같은 어린이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