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담 중 지략담(智略譚)에 속하며, ‘원숭이의 꾀’, ‘꾀 많은 원숭이’ 등으로도 불린다. 전국적으로 전승되고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옛날에 이리와 여우가 먹이를 찾아 나섰다가 길에서 고깃덩어리를 발견하자, 서로 자기 것이라고 다투었다. 다툼이 좀처럼 끝나지 않아서 지혜롭다는 원숭이에게 찾아가서 결판을 내리기로 하였다.
재판을 부탁받은 원숭이는 공평하게 나눈다면서 고기를 반으로 잘랐는데, 한쪽은 크게 다른 한쪽은 작게 잘랐다. 그러고는 큰 것을 작은 것과 같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다시 큰 쪽을 자기가 베어 먹었다. 그러나 다시 차이가 생겼고, 원숭이는 이런 짓을 몇 번 되풀이하여 고기를 혼자 다 먹어 버리고는 도망쳐 버렸다.
일본에 비슷한 내용의 설화가 있으며, 습득물 분배를 화소(話素)로 하는 유화(類話)는 범세계적 분포를 보이고 있다. 각 편에 따라서 원숭이 대신 토끼가 재판을 하거나, 이리 대신 게 혹은 개가 등장하는 경우도 있으나, 의미에 있어서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
이 설화는 다툼의 당사자가 아닌 제삼자가 이득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중국의 『전국책(戰國策)』에 나오는 「휼방상쟁어부지리(鷸蚌相爭漁父之利)」와 그 내용이 비슷하나, 원숭이는 자신의 지혜를 능동적으로 발휘하고 있어서 뜻하지 않게 이득을 얻는 어부와는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별로 흔하지 않은 원숭이 이야기로서는 이 설화가 대표적이다
이 설화는 주위의 상황은 보지도 않고 오로지 자기 눈앞의 이익만을 다투다가는 결국 그 조그마한 이익마저도 놓치고 만다는 교훈이 담겨져 있다. 그래서 원숭이의 교활성이 부정적이지만은 않고, 마땅히 징계할 대상을 징계하는 수단으로서 긍정적인 지혜가 된다.
결국, 이 설화는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가는 길이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동물 세계에 비유하여 단순하면서도 묘미 있게 잘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