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공학 ()

한국과학기술원 / 생물검정사업
한국과학기술원 / 생물검정사업
과학기술
개념
인간에게 유용한 물질을 만들기 위하여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이용하는 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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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인간에게 유용한 물질을 만들기 위하여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이용하는 학문.
개설

유전공학(遺傳工學, genetic engineering)은 생명공학의 일부로서 1970년대 유전자재조합기술의 출현과 함께 탄생했다. 유전은 어버이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 다음 세대의 자손에게 전달되는 현상을 뜻하는 것으로, 유전현상은 세포 내에 존재하는 유전자의 전달에 의해서 일어난다.

따라서 생명현상이 유전자의 작용에 많이 좌우되는 까닭에 유전공학은 유전자를 직접 조작하여 경제성 있는 공학적 산물을 생산하는데 목적을 두고 출발하였다. 현재 유전공학은 유전자재조합식품(GMO), 인간 게놈 연구, 줄기세포 연구, 수명 및 노화 연구 등에서 활발하게 응용되고 있다.

연원 및 변천

자식이 부모를 닮는 이유를 궁금해했던 것처럼 유전에 대한 관심은 오래된 것이지만 유전학의 기원은 멘델(G. Mendel)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1930년대 후반부터 분자생물학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 구조와 기능의 측면에서 유전자에 대한 이해 수준이 획기적으로 높아진 것은 1953년에 왓슨(James Watson)과 크릭(Francis Crick)이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혀내면서 시작되었다. 또 1973년에 코헨(Stanley Cohen)과 보이어(Herbert Boyer)가 최초의 재조합 DNA인 박테리아 플라스미드(plasmid)를 만들면서 유전공학의 가능성이 활짝 열리게 되었다.

1978년 유전자변형 대장균에서 인슐린을 생산해내기 시작한 이후, 1994년 ‘무르지 않는 토마토(Flavr Savr)’의 출시를 계기로 유전자재조합식품(GMO)이 상업화 단계로 접어들었다. 2006년에 이르면, GM 작물의 경작은 전 세계 22개국에서 이루어지며 재배 면적은 약 1억 200만㏊에 달하게 된다.

우리나라에 유전공학이 실질적으로 도입된 해는 1982년으로 보아야 한다. 그 해 정부는 유전공학을 과학기술처의 특정연구개발사업 분야에 포함시켰으며, 산업계에서는 국내 14개 회사가 모여 한국유전공학연구조합을 설립하여 학계와 함께 특정연구개발사업의 진행을 시작하였다. 한편, 학계에서도 이 분야의 학자들이 모여 한국유전공학학술협의회를 창립하고 그 활동을 시작하였다.

정부는 1983년 12월 「유전공학육성법」을, 1984년 9월 「유전공학육성법시행령」을 제정·공포함으로써 유전공학 발전의 법적 토대를 닦아 놓았다. 이 「유전공학육성법」에 의거하여 1985년 2월에 한국과학기술원 부설 유전공학센터가 설립되었으며, 이 센터는 생물공학 전 분야의 연구개발 및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연구소 기능을 담당하였다.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인간의 유전자를 동물에게 주입해서 이식용 장기나 고가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본격화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 흐름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또 사람을 직접 대상으로 한 유전자 치료가 시도되고 있으며, 세포 차원의 치료를 통해 무병장수의 꿈을 이루려는 줄기세포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내용

유전공학은 기본적으로 유전자재조합기술에 기초한다. 유전자재조합기술은 한 생물의 유전자를 다른 생물에 집어넣어 유익한 새로운 품종을 만드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서는 원하는 유전자를 잘라내고 붙일 수 있는 기술과 그런 유전자를 생물체 속으로 운반해줄 수 있는 운반체가 필요하다.

과학자들은 바이러스와 박테리아가 자연 속에서 이미 그런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연구를 통해 인공적으로 그 일을 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유전자를 잘라내고 붙일 수 있는 기술은 일종의 가위와 풀로 생각해볼 수 있는데 전자는 ‘제한효소’, 후자는 ‘DNA 연결효소’를 발견함으로써 가능해졌다. 제한효소를 발견한 공로로 아르버(Werner Arber)와 스미스(Hamilton Smith), 네이선스(Daniel Nathans)는 1978년에 노벨 생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운반체를 최초로 만든 것은 코헨과 보이어였다. 그들은 아프리카 두꺼비에서 유전자를 분리해낸 다음, 대장균의 원형 플라스미드 일부를 절단해내고 두꺼비 유전자를 대신 끼워 넣는데 성공했다. 이는 두꺼비 유전자를 인간의 인슐린 유전자로 바꾼다면 세균을 이용한 인슐린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졌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유전공학 학계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21세기 들어 유전공학의 발전 속도는 매우 빠르며, 특히 식품·환경·의료 등에서 관련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먼저 유전공학을 식물에 적용한 대표적인 것으로 유전자재조합식품(GMO)을 들 수 있다. 현재, 식량증산을 목적으로 콩·옥수수·목화·캐놀라 등에 관련 기술이 적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황금쌀(비타민 A가 추가된 쌀)과 같은 기능성 작물 개발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동물에 적용한 대표적 경우로는 형질전환동물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인간의 유전자를 주입하여 인간에게 필요한 기능을 갖추도록 변형된 동물이다. 현재 이종 장기이식, 약물 생산, 실험용 동물(면역력을 제거한 넉아웃 쥐) 등이 시도되고 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는 유전자치료, 맞춤아기(designed baby), 줄기세포 치료 등이 연구되고 있다.

현황

미래창조과학부가 발간한 『2013 생명공학백서』에 따르면, 생명공학(BT)에 대한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액은 2조 7509억 원으로 총 투자액의 18.7%를 차지했다. 국내 바이오산업 종사자 수는 2011년 12월 말 현재 3만 5596명에 이른다.

또한, 면역학, 미생물학, 분자생물학·유전학, 생물학·생화학, 신경과학·행동과학, 약리학 등 생명공학 6개 분야에서 최근 5년 동안(2008∼2012년) 우리나라 학자의 SCI 논문 편수는 20만 8119건에 달했다. 산업의 경우는 바이오의약산업이 주축을 이루는데, 2011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국내 바이오산업의 국내판매 규모는 3조 7741억 원에 달하였다.

고령화, 에너지와 식량자원, 기후변화 등의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그 해결책으로 생명공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질환별 바이오마커(biomarker) 연구, 바이오이미징(bioimaging), 의료정보, 원격의료기술, 약물유전체, 줄기세포 연구, 재생의료기술, 노화 연구, 바이오의약품 개발, 바이오인프라 확충 등이 연구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는 이런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BT 분야 실용화 지원 강화, 질병·고령화 등 주요 이슈 대응형 R&D 투자 확대, BT R&D 투자 효율화를 위한 추진체계 등의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신약개발, 줄기세포, 뇌연구, 유전체 연구, 차세대 의료기기 개발을 중점 투자 전략 사업으로 삼고 있다. 또한, 융합이 대세인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BT와 ICT의 융합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의의와 평가

유전공학은 생명의 근간인 유전자를 직접 조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꿈의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그렇지만 인간을 직접 겨냥하는 기술인 관계로 생명윤리 논쟁이 초래되었다. 더 나아가, 유전공학의 연구와 함께 그것의 윤리적, 사회적 영향력도 함께 검토되어야만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ELSI(윤리적·법적·사회적 영향) 프로그램이 출현했다.

한편, 유전공학은 인간에게 신의 지위를 부여해준다는 점에서 종교적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불완전한 인간이 신의 능력을 부여받았을 때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논쟁이 붙고 있다.

참고문헌

『2013 생명공학백서』(미래창조과학부, 2013)
『열광의 탐구』(프랜시스 크릭, 김영사, 2011)
『인간 유전체연구에 대한 사회적 신뢰 구축에 대한 연구』(한국과학기술원, 2010)
『줄기세포 윤리의 어제와 오늘』(박은정 외, 세창출판사, 2007)
『유전, 운명과 우연의 자연사』(제니퍼 애커먼, 양문, 2003).
『유전자재조합식품: 새로운 먹거리의 과학』(일본농예화학회 편, 박선희 역, 한림원, 2002)
『DNA 독트린』(리처드 르원틴, 궁리, 2001)
관련 미디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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