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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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저축자의 예금을 맡는 한편, 대부 · 어음할인 및 증권의 인수 등을 업무로 하는 대표적인 금융기관.
내용
중앙은행과 상업은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좁은 의미의 은행을 말할 경우에는 상업은행(우리나라에서는 일반 은행)만을 가리킨다.
이러한 은행은 자금 공급자로부터 자금수요자에게로 자금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중앙은행의 경우에는 은행권(銀行券), 즉 현금통화를 공급하고, 상업은행은 예금통화를 공급한다.
은행의 업무내용 및 기능은 그 시대와 설립목적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규정하기는 어려우나, 은행의 일반화된 기본 기능은 다음과 같다.
① 예금의 수입(수신업무), ② 수입된 예금을 재원으로 한 자금의 공급(여신업무), ③ 예금의 수입과 자금의 공급을 통하여 단기 신용을 장기로 전환시키며, 자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자금의 중개, ④ 본원적 예금(本源的預金)을 기초로 파생적 예금을 창출하는 신용창조, ⑤ 환업무를 통한 자금결제의 원활화를 들 수 있다.
은행업무에 관한 입법례는 국가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 나라는 분업화에 바탕을 둔 상업은행주의를 따르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다목적 은행으로 전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 금융조직으로 가장 오래된 것은 계(契)라고 할 수 있으며, 그 기원은 신라시대의 가배계(嘉俳契)나 향도계(香徒契)에까지 소급될 수 있다. 이 계의 내용과 기능은 시대에 따라 다르지만, 보편적인 특징으로 계 구성원간의 친목과 상호부조를 들 수 있다.
계는 조선시대 후기에 크게 발달하였는데, 그 설립목적에 따라 구분해 보면 ① 사교 · 친목을 목적으로 한 것, ② 도로 · 교량 건설 등 공공사업을 목적으로 한 것, ③ 관혼상제나 파산을 대비한 상호부조를 위한 것, ④ 물품의 공동구입을 위한 것, ⑤ 영리를 위한 사금융을 목적으로 한 것 등을 들 수 있다.
1925년 당시 계의 명칭은 480종, 계의 수는 1만 9,607개, 가입자 수는 81만 4,138명에 달했으며, 오늘날도 사금융으로서 상당히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다.
전통적 금융조직으로는 계와 함께 보(寶)가 있었다. 보는 공공목적을 위한 기금의 설립을 목적으로 했으며, 그 기원은 신라시대의 점안보(占案寶)를 들 수 있고, 고려시대에 매우 성행하였으나 후기에 이르러서는 공공목적을 위한 기금의 설립보다는 농민에 대한 고리대기관으로 변해갔다.
조선시대 후기에는 상공업의 발달과 함께 물자의 유통이 늘어남에 따라 상인의 활동이 매우 활발하였다. 이들 중 객주와 여각은 숙박업과 함께 위탁판매업무도 수행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자금대여 및 어음발행을 하였다. 즉, 물품의 생산자나 상인이 구매자가 없거나 시세가 맞지 않을 경우 자신의 상품을 객주나 여각에 맡기고, 객주나 여각은 이를 담보로 자금을 융통해 주었으며, 이들 상품의 판매대금도 지불을 요구할 때까지 저리로 예수하기도 하였다.
이 밖에도 시변(時邊)이라는 금융조직이 있었는데, 이것은 자금의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에 환전 거간이 끼어 무담보로 자금의 단기거래가 이루어지는데, 환전 거간은 낙변(落邊)이라는 이자계산법을 사용하여 이차(利差)를 획득하였다.
또한 지방관서와 중앙관서의 송금을 담당한 차인(差人)을 들 수 있는데, 차인은 중앙관서의 보증인 외획(外劃)에 의하여 지방관서에서 징수한 세금을 대부받아 지방의 물품을 구입하고, 이 물품을 서울에서 판매하여 중앙관서에 대금을 납부하는 것으로, 이는 오늘날의 환송금과 같은 기능을 말한다.
그리고 오늘날의 약속어음과 같은 어음이 조선시대 이래로 널리 유통되었다. 이는 당시의 주조 화폐가 물자교역을 하는 데 불편하여 신용이 있는 거상이 종이에 일정한 금액과 발행 연월일 · 주소 · 성명을 기입하여 유통시켰다가 뒷날 지급 청구를 받으면 현금을 지불했던 것으로, 개항 이후에도 국내 상인의 어음은 신용이 높아 외국 상인들간에 널리 유통되었다.
우리나라에 근대적 은행제도가 도입된 것은 개항 2년 뒤인 1878년 일본의 제일은행이 부산에 지점을 개설하면서부터이며, 이에 자극을 받아 국내에서도 민족자본에 의한 은행의 설립이 추진되었다. 즉, 1897년의 한성은행(구 조흥은행), 1899년의 대한천일은행(구 상업은행)이 그것이다.
1904년 제1차 한일협약 이후 일본은 우리나라의 식민지화를 목표로 하여, 화폐제도의 개혁과 함께 금융제도의 정비를 단행하였다. 1905년 9월에는 약속어음조례와 어음조합조례 등을 제정하여, 조합원이 발행한 어음을 어음조합에서 보증함으로써 어음의 지급보증을 강화하였다.
이에 따른 재래의 외획이나 어음제도는 사라지게 되었으며, 1906년 이후에는 서울을 비롯한 각 도시에 어음조합이 설립되었다. 또한, 1905년 9월 공동창고장정이 발표되어 상품의 보관과 예치증권의 발행 및 상품 담보대출을 시행하게 하였으며, 상업어음의 할인과 부동산 담보대출 등도 시행하였다.
1906년 3월에는 ＜농공은행조례＞가 발표되어 지방 상공업자와 농민을 대상으로 한 농공은행을 설립, 부동산 담보대출과 지방 공공단체에 대한 무담보 대출, 농공업자 20명 이상의 무담보 연대대출을 시행하게 하여 지방 농공업의 발전을 도모하였다.
그러나 그 근본 취지는 일본의 식민회사에 대한 자금 공여를 통하여 우리 나라의 농촌을 지배하기 위한 것이었다. 1907년 5월에는 ＜지방금융조합규칙＞이 제정되어 농촌에서의 농업자금 대부, 생산물의 위탁판매, 농촌 필수품의 공동구입 등을 담당하게 하였다.
특히 미곡 담보대부를 장려함으로써 농촌에서의 미곡 수집과 공업상품의 판매를 강화하여 농촌의 최하 단위까지 화폐경제권에 포함시키고자 하였다.
1908년 8월에는 ＜동양척식주식회사법＞을 발표하여 토지경영과 관리, 농업 이민의 유치, 척식자금의 공급 등을 담당하게 하여 우리나라 내에서의 토지 획득과 함께 일본인의 농업 이민을 장려하여 일본인 농민에 의한 우리나라 농촌의 지배를 기도하였다.
한편, 개항과 함께 부산에 진출한 일본 제일은행은 일반 은행업무와 함께 일본의 금본위제를 확립하기 위하여 지금(地金)과 사금(砂金)을 매입하여 일본으로 반출하였다.
그리하여 우리나라 정부가 해관세와 조세를 담보로 일본으로부터 차관을 공여받게 되자 제일은행이 해관세를 직접 징수하게 되었으며, 우리나라 정부의 국고금 징수와 화폐정리사업에도 참여하고, 나중에는 제일은행권을 발행하여 우리나라 중앙은행의 역할도 담당하였다.
제일은행권의 발행은 민족 상인과 우리나라 정부의 강력한 반대를 받았지만, 일본은 군함을 동원하여 제일은행권의 유통을 강행하였다.
1909년 10월 우리나라 최초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구 한국은행)이 설립되자 제일은행의 중앙은행 업무는 구 한국은행에 이양되었으며, 1910년 한일합방이 이루어지자 이듬해 인 1911년 2월 ＜조선은행법＞을 발표하여 구 한국은행은 조선은행으로 그 명칭을 바꾸어 1950년 6월 한국은행이 설립될 때까지 존속하였다.
한일합방과 함께 일제는 식민지정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기존 금융제도를 식민지금융제도로 크게 개편하였다. 1911년 구 한국은행의 명칭을 조선은행으로 바꿈과 동시에 1912년에는 ＜은행령＞을 공포하여 일반 은행을 설립하였다.
1914년에는 기존 농공은행과 지방금융조합 간의 업무 범위를 조정하였고, 1918년에는 각 농공은행을 합병, 통일하여 특수정책금융기관으로서 조선식산은행을 설립하고 구 지방금융조합을 개편하여 새로운 금융조합을 설립하였다.
1920년에는 신탁회사를 설립하고, 1922년에는 무진회사를 설립하였으며, 1927년에 발생한 일본에서의 금융공황을 계기로 1928년 신은행령을 공포하여 1929년 저축은행을 설립하고 군소 일반은행의 흡수 · 통합을 단행하였다.
1935년 8월 ＜조선식산계령＞을 공포하여 5명 이상의 농민이 식산계를 설립하여 금융조합이나 산업조합에 가입하도록 함으로써 농촌에서의 공동구매와 공동판매를 금융조합이 장악하게 하였다.
1937년 7월 중일전쟁의 발발과 함께 ＜물품판매가격 취체규칙＞을 공포, 가격통제를 실시하는 것과 함께 식산계를 통해 모은 농산물을 금융조합을 통하여 판매하였다. 당시의 비료 등 공업제품 또한 금융조합을 통해 농촌에 배포시킴으로써 농촌구매력의 증진을 위하여 금융조합의 기능 및 업무영역을 크게 확대하였다.
광복 이후 미군정이 실시된 9월 7일까지의 공백기간중에 일본인에 의한 37억 원에 달하는 조선은행권의 남발로 격심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혼란기에는 통화 · 금융정책을 수행할 중앙은행의 설립이 이루어지지 않아 군정과 과도정부의 재무부에 의하여 금융정책이 수행되었다.
정부수립과 함께 1950년 5월 ＜한국은행법＞과 그 자매법인 ＜은행법＞이 공포되어 중앙은행으로서 한국은행이 창립됨으로써 우리 나라의 금융제도도 본격적으로 정비작업을 시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6·25전쟁으로 ＜은행법＞은 그 시행이 보류된 가운데 모든 금융기관은 전시금융체제로 전환되었으며, 1953년의 휴전 성립 이후 경제 재건이 국가적 당면과제로 등장하면서 금융기관에 대한 개편이 단행되었다.
우선, 기존의 식산은행을 개편하여 한국산업은행을 설립함으로써 장기산업금융자금의 공급을 시작하였으며, 농업금융의 일원화를 목적으로 농업금융제도도 정비되어 1956년 3월 농업은행 설립요강을 제정하여 농업은행을 설립하고 기존의 금융조합 및 동 연합회의 업무를 인수하게 한 뒤, 1958년에는 특별법에 의거하여 새로운 농업은행으로 개편, 농업금융을 전담하게 하였다.
또한, 1959년에는 민간 자본의 동원 증대 및 이를 통한 지역경제의 개발 · 육성을 도모하여 민간 출자에 의한 서울은행이 지방은행으로서 설립되었다.
1961년 5·16군사정변과 함께 경제개발5개년계획이 실시되자 금융조직도 성장금융체제로 커다란 개편을 보게 되었다.
즉, 1962년에는 경제성장을 위한 금융 지원의 강화를 목적으로 ＜은행법＞을 개정하여 중장기 금융업무를 확대 · 강화하는 한편, 서울은행을 지방은행에서 전국은행으로 개편하였다.
또한 특수금융제도를 강화하는 조처로 1961년에는 농업은행을 개편하여 농업신용사업과 협동조합 사무를 유기적으로 통합한 농업협동조합을 설립함과 동시에 구 농업은행의 도시 점포를 모체로 하여 중소기업은행을 설립하였다.
1962년에는 국민은행을 설립하여 서민 금융을 전담하도록 하는 한편, 수산금융 전담기관으로서 수산업협동조합도 설립하였다.
제2차 경제개발5개년계획 기간중인 1960년대 후반에는 내자 동원의 극대화와 함께 지역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지방산업의 육성을 목적으로 지방은행의 설립이 추진되어, 1967년에는 민간 출자에 의하여 대구은행 · 부산은행, 1968년에는 충청은행 · 광주은행, 1969년에는 제주은행 · 경기은행 · 전북은행 등 지방은행이 계속 설립되었다.
또한 1967년 7월에는 주택금융을 전담하는 한국주택금고를 설립하였으며, 1968년에는 금융업무의 전문화와 장기산업자금 조달기능을 강화하기 위하여 한국신탁은행을 설립하였고, 1969년에는 한국주택금고를 한국주택은행으로 개편하였다.
한편, 무역과 외자 도입 등 금융의 국제화에 대비하여 1966년에는 한국외환은행을, 1969년에는 무역관계의 중장기 신용 및 해외투자에 관한 금융을 전담할 목적으로 한국수출입은행을 설립하였다.
한편, 외환수급의 균형과 국내 은행의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하여 국내 은행의 해외 진출과 해외 은행의 국내 진출을 허용하여 1967년 11월 미국의 체이스 맨하탄은행(The Chase Manhattan Bank)의 서울 지점 개설을 시발로 미국의 제일은행(The First National Bank)과 아메리카은행(The Bank of America), 영국계의 차터드은행(The Chartered Bank), 일본계의 도쿄은행(東京銀行) · 미쓰비시은행(三菱銀行) 등의 국내 지점 개설을 인가하였다.
1970년대에는 경제구조의 고도화와 함께 금융기관의 대형화가 추진되어 금융기관의 자본금 증액이 시행되었으며, 1976년에는 서울은행과 한국신탁은행이 통합되어 서울신탁은행, 서울은행으로 차례로 개편되었으며, 서울은행은 2002년 하나은행에 합병되었다.
1980년에는 민간 자금에 의한 장기금융 확대를 목적으로 기존의 한국개발금융주식회사를 개편하여 한국장기신용은행을 설립하였으며, 1982년 6월에는 모국 경제 발전의 일익을 담당하고자 하는 재일동포의 출자로 신한은행이 설립되었다.
또한, 1983년 3월에는 선진 금융기법의 도입으로 보다 나은 서비스의 제공을 목적으로 미국 아메리카은행과의 합작으로 한미은행이 설립되었다.
1989년에 이북5도민을 주주로 하는 동화은행이 설립되었고, 지역 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동은행과 동남은행이 설립되어 지방에 본점을 두고 전국을 영업구역으로 하는 시중은행들이 설립되었다.
1991년에는 종합 금융사를 모체로 하여 하나은행 · 보람은행이 설립되었고, 이어 1992년에는 근로자를 대주주로 하는 평화은행 등이 설립되었다.
이후 이러한 신설은행의 과감한 자금조달 전략으로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따라서 상대적으로 영업 기반이 취약한 신설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끌어올림으로써 이들의 수지 기반이 액화되는 현상을 초래하기에 이르렀다.
1998년 IMF관리체제 이후 기업들이 도산함에 다라 은행의 부실채권이 급증하여 일부 신설은행의 도산상태가 도래됨으로써 1998년 6월 29일 동화은행 · 동남은행 · 대동은행 · 충청은행 · 경기은행 등은 BIS(국제결재은행) 비율이 낮아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정부의 판단에 의해 신한은행 · 주택은행 · 국민은행 · 하나은행 · 한미은행에 자산부채 인수방식으로 통합되었다.
이러한 정부의 금융기관 구조조정 방침하에 경쟁력을 행상시킬 목적으로 부실은행간 또 우량은행간의 합병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는데,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하나은행과 보람은행, 국민은행과 대동은행 · 장기신용은행이 합병하여 1999년부터 한빛은행, 하나은행, 국민은행으로 새롭게 출발하였다. 또 1998년 12월 조흥은행도 현대종합금융 및 강원은행과 합병하기로 공식 발표함으로써 1998년 우리나라 은행들은 금융사상 그 유례가 없는 커다란 시련을 겪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조흥은행은 2006년 신한은행에 통합되었으며, 상업은행은 1999년 한빛은행으로 발족하였다가 2001년 우리금융지주(주)에 편입되어 우리은행으로 변경되었다.
현행 우리나라의 은행구조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단기상업금융업무를 주요 업무로 하는 일반 은행과 특수정책금융을 전담하는 특수 은행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한국은행법＞에 의거하여 설립되었으며, 일반 은행은 ＜은행법＞에 의거하여 설립되어 동법의 규제를 받는다. 또한, 특수 은행은 각각의 특별법에 따라 설립되었고, 이 특별법의 규제를 받고 있다.
일반 은행에는 시중은행 · 지방은행 · 외국은행 등이 포함되며, 주요 업무로는 가계 및 기업 등으로부터 요구불예금 및 저축성예금을 수입, 이를 주요 재원으로 하여 기업 등에 단기 대출을 하는 상업금융업무와 기업의 설비자금 공급을 위한 장기금융업무, 내 · 외국환업무, 지급보증, 유가증권의 인수 · 매매 및 대여, 보호예수, 국고 대리업무 등 광범위한 금융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참고문헌
『한국의 일반은행』(이석륜, 법문사, 1988)
『금융경제연수교재』(심형보, 한국금융연수원, 1983)
『은행개론』(이석륜·이정수, 박영사, 1982)
『한국금융30년사』(대한금융단, 1978)
『한국의 금융제도와 정책』(이승윤, 법문사, 1975)
관련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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