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적 의미로 생각할 때는 ‘자원’이란 단어가 포괄하는 의미만큼이나 그 범위가 넓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학계나 교육계에서 관용적으로 사용해 온 협의의 의미로는 ① 지하자원(금 · 은 · 구리 · 철 같은 금속광물 및 흑연 · 납석 · 활석 · 석회석 같은 비금속광물), 에너지자원(석유 · 석탄 · 지열 등), 해저자원(망간단괴 · 인회토 · 해록석 등), 지하수, 온천 등에 대한 탐사 · 평가 · 개발 · 채광, ② 핵폐기물 · 원유 · 가스 등의 지하저장지 등 유용 지하공간의 설계 · 개발 및 유지, ③ 자원의 정제 및 활용, ④ 폐지하자원의 재활용 등에 필요한 기술과 그에 관련된 학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학에서 자원공학과라는 학과 명칭의 출현을 알아보는데 있어서 먼저 자원공학과의 전신인 광산학과 및 채광학과의 변천사를 알아보는 것이 우선일 것 이다. 일본의 강압통치 시절인 1917년에 경성공업전문학교에 광산과가 설치된 이후, 1922년에 경성고등공업학교로 개칭되고 1939년에는 경성광산전문학교가 설립되면서 이관되었다. 또한 1941년에는 경성제국대학에 이공학부가 신설되면서 여기에 광산야금학과가 설치되었다.
그리고 1945년 8·15 광복 후, 1946년에 국립서울대학교가 탄생되면서 경성광산전문학교 및 경성대학(경성제국대학은 광복 후 경성대학으로 개칭 됨.)의 광산야금학과의 통합 개편으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 채광학과가 설치되었다. 채광학과는 1955년에 광산학과로 개칭되었다가 1969년 말경에는 자원공학과로 개칭되었다. 이렇게 해서 대학에 자원공학과의 학과 명칭이 출현되었고, 이 이후로 각 대학에서도 학과명 개칭의 바람이 일었다.
한편 지하자원을 주 산업물로 취급하고 있는 자원공학 분야에서는 지하자원의 특성인 유한성 때문에 개발기간에 따른 자원산업의 사양화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그래서 실제로 한국의 자원산업도 최근에 극도로 쇠퇴화되었으니 예를 들면 우리 나라 석탄광 가행현황을 살펴보면 1980년대 후반에는 300개 이상(1986년 361개, 1987년 363개, 1988년 347개, 1989년 332개)으로 생산량도 연간 2,000∼2,400만t이던 것이 2000년에는 12개 탄광에 생산량은 414만9717t으로 크게 줄어든 상황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흑진주처럼 사랑받던 석탄의 고장 강원도 정선지역이 이제는 카지노시로 탈바꿈하였다. 이러한 현장의 변화는 대학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으니 우선 자원공학과라는 학과 명칭이 변경되거나 명칭 변경과 함께 학부제라는 명목 하에 다른 학과와 병합되기도 하였다. 예를 들면 서울대학교 자원공학과는 1995년에 토목공학과의 토목전공 및 도시전공과 함께 병합하여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School of Civil, Urban and Geosystem Engineering)로서 학부제에 참여하였다.
이를 시발로 하여 각 대학에서도 학과명이 변경되거나 학부제 도입이 시작되었으며, 그 현황은 다음과 같다. 강원대학교 지구시스템공학과, 동아대학교 지구환경공학부, 삼척대학교 자원공학과, 상지대학교 자원공학과, 서울대학교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세명대학교 환경안전시스템공학부, 전남대학교 건설지구환경공학부, 전북대학교 자원공학과, 조선대학교 자원공학과, 청주대학교 환경학부, 한양대학교 시스템응용공학부 등이다.
자원공학에 관련된 주요 학회로는 한국자원공학회와 한국암반공학회를 들 수 있다. 이들 두 학회는 각각 ≪한국자원공학회지≫와 ≪한국암반공학회지≫를 통하여 연각 각각 50∼60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또한 대한광산학회(한국자원공학회의 전신)에서는 1987년 4월에 국제학술심포지엄(석탄 개발 및 보안 국제 심포지엄:International Symposium on Coal Mining and Safety)을 개최하였으며, 1996년 7월에는 한국자원공학회에서 한 · 일 암반공학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하였다.
그리고 한국암반공학회에서는 1997년 10월 13∼15일에 ISRM(International Society for Rock Mechanics)의 승인 하에 제1회 아시아 암반공학국제심포지엄(1st Asian Rock Mechanics Symposium:ARMS 1997, a regional conference of ISRM)을 개최하였다. 이 심포지엄에 참가한 나라는 미국 · 영국 · 독일 · 프랑스 · 중국 · 일본 · 러시아 등 19개국에 이르며, 발표 논문편수는 160편, 참가인원은 401명에 달하였다.
자원공학과 또는 변경된 이름의 학과나 학부에서 자원공학을 교육하는 대학교는 전술한 바와 같이 전국적으로 12개교에 이르고 있으며, 자원공학 분야의 교육 및 연구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응용지질 및 응용지구화학 분야 광상의 야외조사 및 실험실 연구를 통하여 광상의 성인을 규명하는 광산지질 및 지질탐사 분야, 암석이나 토양, 자연수 및 퇴적물, 식물과 같은 지구화학적 물질 중의 원소 분포 및 분산, 이동을 연구하여 지하자원 탐사에 응용하는 지구화학탐사분야, 그리고 지표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환경지구화학분야, 광물의 합성, 토목구조물의 부지조사, 석재 및 골재와 광물자원의 개발활용 및 지하공동 주변 암반의 공학적 특성에 관한 응용광물 및 지질 공학분야의 교육과 연구를 하고 있다.
(2) 물리탐사 분야 물리탐사는 크게 탄성파탐사, 자력탐사, 전기 및 전자탐사, 방사능탐사, 검층 등의 방법이 있으며, 지하 및 해저에 부존하는 각종 유용광물 및 석유 · 석탄 · 지하수 · 온천 등의 탐사와 층서구조의 조사를 위한 이론적 연구, 실험실 및 컴퓨터 모형연구, 자료처리 기법연구, 항공, 해상, 육상에서의 물리탐사 등을 수행한다.
그리고 원자력 발전소 등 주요시설의 내진설계를 위한 지진공학과 지반진동, 핵 폐기물 지하저장지 조사, 지열탐사, 심부자원탐사, 토목물리탐사, 인공위성을 이용한 원격탐사, 해저망간탐사, 남극자원탐사 등을 위한 고도로 정밀한 최신의 첨단 기법들에 대한 기초 및 응용연구와 교육을 실시한다.
(3) 암석역학 및 개발공학 분야 암석역학 분야에서는 지하암반을 구성하는 암석의 물리적 · 역학적 성질을 이론 및 실험적으로 연구하고, 강도 · 변형 · 파괴 시험과 아울러 현지암반의 응력 및 변형측정, 지하공동 주위의 응력해석, 사면의 안정성, 원유, 액화가스 등의 지하비축 터널, 지하양수발전소 터널 등 각종 지하암반 구조물의 역학적 안정성 해석에 관한 문제를 다룬다.
개발공학 분야에서는 육상 및 해양에서의 에너지자원 및 각종 광물자원의 개발을 위해 채광학, 광업평가, 해양자원 개발 등의 문제를 다루며 또한 토목건설공사의 터널굴착, 암반절삭, 발파공학 등에 대한 연구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4) 광물처리 및 추출야금 분야 연구내용은 광석으로부터 유용광물을 선별하는 광물처리분야와 유용광물로부터 금속을 회수하는 추출야금 분야로 나눌 수 있다. 광물처리 분야에서는 금속의 추출에 있어서 광석의 예비처리 과정인 광물처리 공정들에 대한 이론과 실제 공정의 설계 등에 대한 연구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추출야금 분야에서는 광석으로부터 금속의 추출, 분리, 농축 및 회수 공정에 대한 실험과 이론적 해석을 병행하여 효율적인 공정의 개발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침출과 아울러 해수와 침출용액으로부터 지지액막을 이용하여 리듐을 분리, 정제하기 위한 연구와 전자 및 기타 산업에 사용하는 박막의 제조를 위한 전기도금공정의 모델링, 최적화 및 제어이론의 응용 등에 대한 연구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5) 석유개발 분야 석유개발공학은 지하심부의 저류층으로부터 석유를 회수하기 위한 모든 공학적 문제를 다루는 학문이다. 세부적으로는 시추액의 유변학적 특성과 유체역학적 문제, 굴착시 응력해석 및 방향성 시추문제 등을 연구하는 석유시추 및 이수공학, 탄화수소유체를 함유한 고온고압 상태의 다공질내 유체 거동 특성 파악 및 저류층시스템을 분석, 평가하여 유체유동 메카니즘을 전반적으로 다루는 유전평가 및 저류층공학, 회수단계에서 고려되는 생산시스템과 압력해석 및 저류층의 반응특성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생산시설과 조건을 설정함으로써 회수의 최적화를 이루는 석유회수 및 생산공학 등을 들 수 있다.
본 분야는 미진한 상태에 있는 국내 석유개발기술의 선진화 및 자립화를 위하여 1986년에 처음으로 서울대학교 자원공학과에 개설되어 국내외 석유 개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고급기술인력 양성 및 안정된 석유 공급원 확보에 필요한 기술 교육과 연구에 그 목표를 두고 있다.
(6) 자원경제 분야 자원경제는 광물자원 및 에너지자원의 평가 및 개발에 관한 경제성 연구로부터 에너지자원 및 관련산업의 생산, 관리 및 경영을 연구하는 자원시스템공학 분야와 국제 자원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상의 자원경제학적 특수성을 연구하여 광물 및 에너지자원의 수출입, 해외 자원개발, 수입 및 에너지정책, 중장기 자원수급 계획 등을 연구하는 자원경제분야로 구분된다. 이외에도 석유가스정책, 해외자원정책, 전력에너지정책, 석탄정책 및 자원산업정책 등에 대한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협의의 자원공학이란 지하자원, 에너지자원, 해저자원 등에 대한 탐사, 평가, 개발, 채광, 처리과정에 수반되는 제반 생산활동에 관련된 응용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지하자원은 태고 때부터 우리 인류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거니와 광산학(채광학 또는 자원공학)이 교육기관에서 체계적으로 교육되고 연구된 것은 1917년에 경성공업전문학교에 광산과가 설치된 때부터라고 불 수 있다.
그 뒤로 광산야금학과, 채광학과, 자원공학과 등으로 체제, 명칭이 변경되더니 최근에는 대학교육에서 그 본래의 학과 고유명이 표면에서 사라지면서 학부제라는 용기 속으로 스며들어가는 경향이다. 그러나 자원공학은 과거 국가 산업의 원동력이었고, 현재와 미래에도 그 맥은 연관된 산업의 원동력으로 작용하며 인류역사와 함께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