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법귀감(作法龜鑑)』은 불전(佛前) 및 신중(神衆)에 올리는 재공 의식에 관한 작법 절차를 기록한 책이다. '재식을 행함에 일정한 격식이 없고 완전한 것이 없음'을 염려한 백파 긍선(白坡亙璇, 1767~1852)이 제자들의 부탁을 받아 지은 것이다. 이전에 사용하던 의식문의 오류와 결함을 교정하고 보충하여, 통일된 재공 의식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저술했다.
전라남도 장성군 운문암에서 간행한 불서로는 1825년(순조 25)에 간행한 『대승기신론소필삭기(大乘起信論疏筆削記)』와 1827년(순조 27)에 간행한 『작법귀감』 두 권이 있다. 이들 불서는 백파 긍선이 편찬하고 양진 거사(養進居士) 박치유(朴致維)가 출판한 방각본 불서이다. 이 두 불서의 끝에 ‘양진거사박치유서(養眞居士朴致維書)’라는 문구가 기록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태인 지역의 방각본 업자인 박치유가 백파 긍선의 저술을 맡아서 출판한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작법귀감』은 2권 2책의 목판본이다. 동국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작법귀감』은 책머리에 편자의 서문이 있고, 본문 앞에 범례가 있다.
상권에서는 재공 의식 때 불법승 삼보(佛法僧三寶)를 청하는 삼보통청(三寶通請)의 예비 의식을 다루고 있다. 예비 의식은 향게(香偈) · 천수다라니 · 사방찬(四方讚) · 도량게(道場偈) · 참회게 · 참회진언 · 정삼업진언(淨三業眞言) · 정법계진언(淨法界眞言) · 건단진언(建壇眞言) · 보소청진언(普召請眞言)의 순으로 이루어진다고 작법의 절차를 서술하고 있다.
다음 유치(由致)에서는 삼보를 우러르고 그 덕을 찬양하는 삼보통청을 한다. 이어 헌좌게(獻座偈) · 공양게 · 변식진언(變食眞言) · 감로수진언 · 유해진언(乳海眞言) · 육법공양(六法供養) · 보공양진언을 한 뒤 축원하는 순서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상은 불전 재공의 통상적 의식이다.
그 다음으로 관음청(觀音請) · 지장청(地藏請) · 신중청(神衆請) · 산신청(山神請)의 의식이 뒤따른다. 또한 망령 등을 천도하는 의식인 대령정의(對靈正儀)에 대해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이어 망인의 기일(忌日)에 따라 천도하는 상용시식의(常用施食儀), 망령에게 시식을 올리는 상용영반(常用靈飯), 망승(亡僧)에게 제사 드리는 종사영반(宗師靈飯), 신중(神衆)에게 공양을 올리는 신중대례의 절차에 관하여 기술하고 있다.
그 외 미타청(彌陀請) · 독성청(獨聖請) · 성왕청(聖王請) · 조왕청(竈王請), 비구십계(比丘十戒)를 받는 의식, 비구니의 8경계(八敬戒) 등도 상권에서 서술하고 있다.
하권에는 불상의 점안식(點眼式), 나한(羅漢)의 점안식, 시왕(十王)의 점안식 및 분수(焚修) 작법과 가사 점안식 등의 의식 절차가 수록되어 있다.
『작법귀감』은 조선 말 승원(僧院)에서 각양각색으로 행해지던 작법의 절차를 정리하고 보충한 것으로 불교 의식 연구에 좋은 자료이다. 또한 태인 지역의 방각본 업자인 박치유가 백파 긍선의 저술을 맡아서 출판한 것이라는 점에서 출판 · 문화사적으로 의의가 있다. 한편, 이 책에는 범음(梵音)의 고 · 저 · 청 · 탁을 가릴 수 있도록 4성(四聲)을 점(點)과 권(圈)으로 표시하고 구두점을 찍어 놓았는데, 이는 범어 연구의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