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를 치르기 이전에 죽은 자에게 드리는 제사, 임시로 올리는 제사를 의미하기도 한다.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전을 치제(置祭), 곧 제사를 드린다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는데, 술을 뜻하는 ‘酋(유)’와 받침을 뜻하는 ‘兀(올)’의 합자로 보고 술을 바쳐 제사를 지내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전은 제사를 드리는 일반적인 동작을 지칭하지만, 다음의 두 가지 경우에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예기(禮記)』의 「단궁하(檀弓下)」에는 “소기(素器)로 전을 드리는 까닭은 산사람이 슬퍼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奠以素器 以生者有哀素之心也)”는 구절이 있다. 또한, 공영달(孔穎達)의 소(疏)에서는 ‘사람이 죽은 뒤부터 장례를 치르기 이전까지 죽은 자에게 드리는 제사를 전이라고 한다.’고 설명하면서, 장례를 치르기 이전에는 시동(尸童)이 없어서 땅에 제물을 늘어놓고 제사를 지내기 때문에 전이라고 일컫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경우 전은 장례를 치르기 이전에 죽은 자에게 드리는 제사를 지칭한다.
한편, 『예기』의 「제통(祭統)」에서는 ‘사당에 제사를 드린다.(奠于其廟)’라는 표현이 있는데, 정현(鄭玄)의 주석에서는 ‘제사 지내는 시기가 아닌데 제사 드리는 것을 전이라 한다.’고 풀이하였다. 이 경우 전은 임시로 드리는 제사를 지칭한다.
전의 일반적인 뜻은 ‘설정, 건립, 안치한다’는 뜻으로 경배의 대상은 조상신[人鬼], 천신(天神), 지기(地祇) 등이며 때로는 산 사람이 대상이 되기도 한다. 경배하는 수단인 제물은 제사를 지내는 사람의 신분과 경배를 받는 대상에 따라서 술이나 차, 기러기, 화폐 등으로 다양하며, 제사의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 제물이 동시에 바쳐지기도 한다.
이처럼 전은 제사를 드리는 행위를 지칭하기 때문에 위의 몇 가지 경우 이외에는 단독으로 쓰이지 않으며, 제전(祭奠)이나 전주(奠酒)처럼 다른 문자와 연결되어 동사로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테면 전주(奠酒)라고 하면 제주(祭酒)를 신에게 바치는 것으로, 고대에는 술을 땅에 부어 신을 내리게 하는 강신례(降神禮)의 수단이었고, 후세에는 술로 죽은 자에게 제사 지내는 일체의 행위를 지칭하는 의미로 쓰였다. 또한 전다(奠茶)의 경우는 헌다(獻茶)와 같은 의미로 신에게 차를 바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인 형태의 제례에서는 전주를 하고 난 뒤 마지막 차례에 치르는 절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