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의 계절을 알아보는 가장 정확한 방법으로 24절기 때마다 주어진 일정한 시각에 자오선(子午線)에 가장 가까이 있는 별을 관측하여, 자오선으로부터 그 별까지의 각거리(角距離)를 측정하여 그 값을 표로 만든 것이다.
천체들의 위치를 표시하는 방법으로서 가장 많이 쓰이는 좌표계는 적도좌표계(赤道座標系)이다. 현대천문학에서는 춘분점(春分點)으로부터의 각거리인 적경(赤經)과 적도면(赤道面)으로부터의 각거리인 적위(赤緯)로 그 위치를 표시하고 있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적경 대신에 그 별이 속한 궁(宮)과 수거성(宿距星)으로부터의 이각(離角)을 사용하였고, 적위 대신에 적위의 여각(餘角)에 해당하는 북극으로부터의 이각(북극거리)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세차(歲差)로 인해서 좌표상의 별들의 위치는 2만 6000년을 주기로 변하므로, 좌표의 기준이 되는 춘분점의 위치도 따라서 변하기 때문에, 어떤 기준연도의 춘분점을 정하여야 별들간의 위치가 서로 비교가 된다. 이 때 정한 기준연도(元期)를 기산점이라고 한다.
세차란 춘분점이 황도상(黃道上)에서 1년에 약 50초(秒:角) 서행(西行)하는 것이므로, 춘분점을 기준하여 정하게 되는 별의 위치는 반대로 동행(東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별들이 매년 세차로 인해서 옮겨진 것이 최초로 문제시된 것은 조선 태조의 즉위 초였다.
고구려 석각천문도(石刻天文圖)의 인본(印本)을 조사하던 중 이미 1,000여 년이나 되는 긴 세월이 지났으므로 누적된 세차로 인하여 절기 때마다 초저녁과 새벽에 남중(南中)하는 별들이 달라져 고구려의 <천문도>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이래서 만들게 된 것이 태조의 <중성기>이다. 조선시대에는 태조의 <중성기> 이후 300여 년이 지난 숙종 때에 다시 만든 것이 있는데, 이것을 <신법중성기 新法中星記>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