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파가 지면에 도달하여 지면이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해서 한동안 진동이 계속되다가 멈추는 현상을 지진이라고도 한다. 지진의 발생 원인은 탄성반발설(彈性反撥說, Elastic rebound theory)과 판구조론(板構造論, Plate tectonics)으로 설명하고 있다. 탄성반발설에 의하면, 지각 변동에 의해 단층 양쪽 면의 지각암반이 서서히 변형되고 탄성에너지가 축적된다. 이렇게 축적된 탄성에너지가 암석의 마찰 저항보다 크게 되어, 마침내 단층내의 가장 약한 부분에서 파열이 일어나 지진이 발생한다.
그러나 모든 지진을 단층운동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단층을 움직이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지가 문제가 되는데, 이것을 설명하는 학설이 판구조론이다. 판구조론에 의하면, 지구의 최외각층은 서로 다른 변형 특성을 가진 두 개의 층, 즉 암석권(岩石圈, Lithosphere)과 연약권(軟弱圈, Asthenosphere)으로 나누어진다. 위의 층인 암석권은 지각과 맨틀 상부(Upper Mantle)를 포함하는 대략 100㎞의 두께를 가지는 12개 정도의 암판(岩板)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고정되지 않고 연약권 위에서 1년에 수 십㎝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움직이면서 판과 판은 서로 만나거나 갈라지는데 이러한 판과 판의 경계에서 암석들이 파쇄되면서 대부분의 지진이 발생한다. 따라서 지진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지역이 판들의 경계가 된다.
1980년부터 2012년까지 전 세계 지진발생현황을 보면, 규모 6.0 이상의 지진이 연평균 약 140회 발생하였다. 특히 ‘불의 고리’라 불리는 태평양에 접해 있는 아시아 일부 지역과 북미에서 남미로 이어지는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지진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계기관측 사상 가장 큰 지진(규모 9.5)은 1960년 5월 22일 칠레에서 발생하였으며, 1905년부터 2012년까지발생한 규모 8.5이상의 대규모 지진은 총 19회였는데 그 중 13회가 환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하였다.
2011년 3월 11일에는 일본 동북부 지역에서 규모 9.0의 지진이 발생하여 지진과 지진해일로 2만 4천여 명이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되는 재해와 함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누출사고로 주변 지역의 피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심각한 우려를 일으켰다. 지진에 의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는 매우 심각하며, 그 예로 1976년 7월 중국 탕산에서 발생한 규모 7.6의 지진으로 인해 약 24만 2천여 명이 사망하였다.
환태평양 지진대 다음으로 대규모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인도네시아를 포함하는 인도양 주변과 네팔, 터키 등 유럽에서 중앙아시아를 포함하는 지역 등이 있다.
지진에 동반된 현상으로는 크게 나누어 단층이나 화산활동 등 지진의 원인과 관련되는 1차적 현상, 지진파의 전파에 의한 지면진동에 기인하는 2차적 현상을 들 수 있다. 지각변동은 지진의 원인인 단층의 움직임에 동반하는 것이다. 단층에 의한 지반의 교차가 수 십㎞에 걸쳐 나타나기도 하고, 지면이 수 십m 융기 또는 침강을 일으키기도 한다.
지진에 동반되는 지표의 현상으로는 땅의 균열, 산사태, 사면붕괴, 해안붕괴 등이 있다. 이것들은 강한 지진동에 의해 나타나지만 단층의 변위가 원인이 되는 것도 있다. 또한 지하수를 많이 포함한 모래지반에서는 지반의 액상화가 일어나 분수와 분사를 동반하기도 한다. 이 밖에 지진에 동반하는 자연현상으로는 지진굉음, 발광현상, 지하수나 온천의 변화 등 인간의 오감으로 알 수 있는 것과 지자기나 중력 변화 등의 측정결과로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판구조론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유라시아판 내부에 위치하여 판과 판의 경계에 있는 일본이나 대만 등 주변 국가에 비해 지진발생빈도가 훨씬 낮다.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지진들은 판내부 지진활동의 범주에 속하므로 판경계 지진활동에 비해 그 발생원인이나 특성을 명확하게 규명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지진활동은 역사문헌에 의한 역사지진과 지진계를 이용한 관측에 의한 계기지진으로 나눌 수 있다.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중보문헌비고』, 『승정원일기』 등의 역사문헌에는 ‘지진(地震)’이 기록되어 있거나, 지진이 발생하여 가옥이 무너지는 등의 피해사실도 서술되어 있다. 이 중 89년(백제 기루왕 13) 6월 백제의 지진을 비롯한 7회의 지진에 대해서는 인명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삼국사기』에 서술되어 있다.
『삼국사기』와 『중보문헌비고』에는 서기 779년(신라 혜공왕 15)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민가가 무너지고 백 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큰 피해를 일으킨 지진으로 알려지고 있다. 역사지진은 여러 학자들에 의해 연구되어 왔으며, 연구학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서기 2년(고구려 유리왕 21)부터 1904년까지 약 2,000회의 지진기록이 정리되어 있다. 특히 조선시대(1393년∼1904년)에는 지진이 기록된 사료가 풍부하여 대략 1,630회가 넘는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역사지진에 의하여 추정되는 지진발생지역은 그 당시 주민들의 거주지역 분포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시대를 거슬러 올라갈수록 그 시대의 수도권 주위에서 발생한 지진들이 많이 기록되어 있다. 이와 같이 역사기록의 완전성과 피해정도의 해석에 있어서의 정확도 등에 따라 역사지진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으나,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조선시대에 해당하는 15~18세기에 한반도의 지진활동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난다.
진도(지진의 감지 정도와 피해 정도를 나타내는 지진 요소)가 큰 지진도 이 시기에 많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인명피해가 발생한 지진은 삼국시대에 더 많았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1643년(인조 6) 울산외해 지진과 1681년(숙종 7) 양양외해 지진에 의한 해수면의 변화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되어 있어 동해안 부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지진해일이 발생하였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계기지진은 1905년 인천관측소에 기계식지진계를 설치함으로써 시작되었고, 그 후 조선총독부산하 측후소에서 지진계에 의한 지진관측이 이루어졌다. 1945년 광복과 1950년 한국전쟁 등 혼란한 시기에 지진관측업무가 중단된 이후, 1963년 미국지질조사소의 세계지진관측망(WWSSN:World-Wide Standardized Seismograph Network) 사업의 일환으로 국립중앙관상대(현 기상청) 서울본대에 지진계 1대가 설치됨으로써 지진관측이 재개되었다. 이후 1977년까지 이 1대의 지진계만으로 지진관측이 이루어져 지진분석 결과의 정확성은 떨어질 것으로 판단되어, 1978년 홍성지진(규모 5.0)을 계기로 지진장비 현대화 사업이 진행되면서 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아날로그 지진관측망이 구축되었다. 현재는 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전력연구원 등에서 디지털식 지진관측망을 구축하고 관측 자료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1905년1942년까지 총 533회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연평균 발생횟수는 14회이다. 당시에 사용된 지진계는 현재의 지진계보다 성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그 수도 적었기 때문에, 작은 규모의 지진을 관측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어 현재 발표되는 지진발생횟수와 비교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1933년1938년까지 조선총독부산하 측후소의 기록에 의한 유감지진(사람이 느낀 지진) 발생횟수가 연평균 11회인데 비해 1978년~2010년까지의 유감지진은 연평균 7회여서 지진활동도가 비슷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1905년1942년까지의 기간 중 가장 큰 지진은 1936년 7월 4일에 발생한 쌍계사지진(규모 5.1)이다.1943년1977년까지의 지진목록은 정비되지 않았으나, 북한의 조선지진연구소의 역사 및 계기지진 목록에는 이 기간 동안의 지진자료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본격적인 계기관측이 시작된 1978년~2012년까지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총 314회 발생하였으며, 연평균 9회의 발생빈도를 나타낸다. 규모 5.0이상 지진은 5회 관측되었으며, 가장 최근에 발생한 것은 2004년 5월 29일 울진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5.2의 지진이다.
2007년 1월 20일에는 강원도 지역에서 규모 4.8의 오대산지진이 발생하였는데, 이 때 진앙 부근에서 일부 건물에 균열이 생기는 등의 피해가 보고되었다. 20세기 이후에는 한반도 해안 부근에서 발생한 지진해일은 없었으나, 1983년과 1993년 동해의 일본 부근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해일로 동해안에 인명 및 재산피해가 발생하였다.
2010년 말 현재 우리나라에는 기상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전력연구원에서 운영하는 총 177개소의 지진관측소가 설치되어 있으며, 디지털식 속도지진계와 가속도계로 관측된 자료는 국가지진 통합네트워크(KISS)와 국가지진종합정보시스템(NECIS)을 통하여공유되고 있다.
기상청은 한반도와 그 주변 해역에서 발생하는 지진을 관측하여 규모 2.0이상의 지진에 대해서는 대외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또한 기상청은 울릉도에 해일파고계 1개소를 설치하여 지진해일 관측을 하고 있으며, 태평양지진해일경보체계 국제조정그룹(ICG/PTWS)의 일원으로 태평양지역에서 발생하는 지진해일에 대한 경보업무에 공동참여하고 있다.
지진장비의 발달과 관측망의 확충에 따라 작은 규모의 지진을 충분히 관측할 수 있게 되어 규모 2.0 이상 지진이 매년 40~60회 발표되고 있으며, 연평균 44회의 발생빈도를 나타낸다.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나 유감지진은 연 9회 전후로 나타나며 관측소 수의 변화에 관계없이 비슷한 수준을 나타낸다.
우리나라의 지진연구로는 지진활동과 지진원 특성 및 지각속도구조 연구가 주를 이루어 왔다. 최근에는 지진재해 예측 및 평가를 위한 지반특성연구, 지진조기경보 체제 구축 연구를 비롯하여 인공지진과 자연지진 식별을 위한 연구, 지진에 의한 건물이나 구조물의 거동에 관한 연구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72년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내진설계기준을 마련한 이후 고층건물이나 교량, 댐 등에 대한 내진설계를 실시해 왔으며, 1997년 내진성능기준과 내진설계기술기준으로 이원화된 내진설계기준을 정립하였다. 이에 따라 모든 시설물은 내진등급별로 차등을 둔 설계지진에 대하여 시설물의 기능수행과 붕괴방지라는 두 가지 성능수준을 만족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2008년 기상청에 국장급의 지진전담부서가 신설되었으며, 같은 해 지진재해대책법이 제정되어 지진 및 지진해일 관측·예방·대비 및 대응, 내진대책과 지진재해 경감을 위한 연구 및 기술개발에 관한 사항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진 관측, 분석, 대응 뿐만 아니라 시설물에 대한 내진대책, 재해 예방과 대비를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또한 지진재해 경감에 관한 연구 및 기술개발과 활성단층에 대한 조사 연구를 수행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지진활동과 지진재해 위험도를 평가하고 지진재해를 경감하기 위한 연구기반이 마련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