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담 ()

고전산문
작품
1880년대 학산고사(鶴山高師)가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장편 고전소설.
목차
정의
1880년대 학산고사(鶴山高師)가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장편 고전소설.
내용

6권 1책(602장본). 국문 필사본. 희생효(犧牲孝) 설화를 수용하여 새로운 소설로 창작한 작품이다.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조선의 경학동에 사는 최치상이 무자식을 한탄하다가 봉황 한 쌍을 받는 태몽을 꾼 후 봉(鳳)을 낳는다. 양주의 정목사 부인 이씨도 황조(凰鳥) 태몽을 꾼 후, 같은 날 유복녀 황혜를 낳는다.

봉이 15세에 급제하나 가난해서 결혼을 못하던 중 청노가 황혜에게 중매한다. 이씨는 시숙 정춘보가 출타중이라 망설이다가 혼사를 결정한다.

춘보가 열 달 만에 귀가하여 본인이 없을 때 택일한 형수를 공격하며, 가난한 최봉과 파혼하고 거부 권참봉 아들과 혼인하라고 강요한다. 춘보는 납폐를 훔쳐 파혼하려 하나 봉이 음모를 밝힌다.

황혜 대신 고아 반둥누이를 권신랑에게 시집보낸다. 황혜는 결혼하고 모친을 3년 후에 만나기로 하고 충주로 떠난다. 황혜의 시집이 극빈해 침선으로 시부를 봉양하나 상을 당한다.

황혜는 장례 치를 비용이 없어 김판서 댁에 노비로 팔려가 그것으로 장례를 치르고, 김판서 부부는 황혜를 수양딸로 삼는다. 이씨가 시비 옥년을 보내 딸의 소식을 탐문하니, 옥년이 세답하는 황혜를 만나 효행이 세상에 알려진다.

이씨가 딸 소식을 기다릴 때, 몽중에 여승이 전생을 이야기한다. 전생의 이씨는 위국공주로, 부마가 총애한 옥선을 시기해 출산하면 죽이려고 하였고, 그 벌로 차생에 이씨가 되어 홀로 되었다고 하였다.

왕은 최봉 부부에게 쌍효각, 효열부인 직첩을 하사한다. 봉은 과거에 급제해 충청도 도찰어사가 되어 처가로 내려가나, 걸인 행색을 한 최어사를 처외숙이 구박한다.

황혜가 자식 갖기를 원할 때, 벽파대사가 나타나 전생을 이야기한다. 황혜의 전생은 40년 전 중국 서문경의 딸로, 약혼자가 죽자 처녀로 수절할 것을 고집하며 주변을 설득해 시댁에 들어간다.

설득한 예로는 평민부마를 얻은 초왕공주, 송왕이 예조판서 도미의 아내를 뺏으려 할 때 도미처의 정절 등이다. 도미처에게 낙포선녀가 전생에 요지선녀로 적강했음을 알려 주고, 신선이 도미의 두 눈을 주어 개안한다.

서씨는 시부가 국고를 천석이나 축낸 생사 위기에 현몽을 듣고 중국으로 영주자사를 만나러 간다. 자사에게 서씨가 제물로 팔리기 원하며 시부 일을 부탁한다.

제물로 바쳐졌을 때, 서씨가 끼니 때마다 밥을 주어 길렀던 두꺼비가 나타나서 괴물 지네와 싸우다 둘이 죽고, 서씨는 기절한다. 벽파대사가 서씨를 살리며 전생에 옥경선녀로 적강했음을 말한다. 죽은 두꺼비에게는 비석을, 서씨에게는 효열부인, 효열각을 내린다.

영주자사는 서씨와 결의남매로 지내다가 서씨가 숨지자 동시에 죽는다. 그들이 조선에서 최봉 부부로 태어났고, 봉이 중국에 갈 것을 벽파대사가 예언한다. 봉은 태몽 후 아들 딸을 낳고, 조문사로 중국에 가서 명나라를 구한다.

영주자사를 만나 비문과 문집 등을 통해 전생에 부자지간임을 확인한다. 봉은 전생 부인의 장례까지 치렀다. 도승지가 된 최봉 내외는 100살에 별세한다.

의의와 평가

이 작품은 최봉과 정황혜가 전세와 현세에 걸쳐 혼사 장애를 극복하고 혼인을 성취하는 결연담과, 자기 희생을 통한 효행의 보상을 초현실적인 ‘죽음과 환생’으로 보여주는 효행담을 결합시킨 소설이다.

남주인공이 현세에 중국에 가서 그의 전생 부인과 자식을 만나고 자기 제사에 참여하고 돌아오는 점이나, 등장인물들의 윤회가 끝없이 되풀이되어 여러 단계의 액자구조가 중첩되는 것이 독특하다.

이러한 순환, 윤회는 인과응보사상을 바탕으로 선이라는 인을 쌓으면 공간적 또는 시간적으로 서로 인(因)이 되고 과(果)가 되는 인과관계가 유지된다고 본다.

작자는 우주간의 만유가 공간적으로 동시에 존재하는 것은 이 인과관계에 의한 것으로, 전인(前因)에 의하여 현과(現果)가 생기고 또 현인(現因)에 의하여 후과(後果)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독자에게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를 효행으로 제시하였다.

여주인공이 시부의 죽음으로 매신(賣身)을 하여 희생효를 실천하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한 가문과 함께 무력한 남주인공도 성숙하고 유능한 인재로 변모하게 되는 효행소설이다.

혼사 장애 및 효행담의 집중적인 시련을 받는 대상은 여주인공들인데, 그들의 적극적인 활동과 함께 고행담이 작품의 중심을 이룬다. 일상적인 주인공들의 막후 실력자로 벽파대사라는 초월자가 등장하여 현세에서 전세까지 종횡으로 난관을 해결해 주고 예언도 해준다.

인과응보사상 및 윤회사상이 짙은 이 소설은 불교 사상을 근간으로 하되, 유교·도교·무교 등의 사상까지 두루 수용하여 융합한 것으로 보인다.

1996년 김낙효(金洛孝)가 현대어로 주해한 『주해 청화담(註解淸華談)』1이 박이정에서 간행되었다.

참고문헌

『청화담연구』(김낙효, 한양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4)
『한국소설의 구조와 실상』(성현경, 영남대학교 출판부, 1981)
「관탈민녀형 설화의 연구」(최래옥, 『한국고전산문연구』, 동화문화사, 1981)
「청화담 자료 소개」(최래옥,『국어국문학』78, 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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