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고죄 ()

법제·행정
제도
고소권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제기를 할 수 있는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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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고소권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제기를 할 수 있는 범죄.
개설

공소권(公訴權)은 국가에 전속된 권한으로 피해자나 범죄행위자 등의 의사에 관계없이 국가의 소추기관인 검찰이 단독으로 행사하도록 되어 있다(국가소추주의). 그러나 피해자의 명예보호, 친족 사이의 범죄나 사소한 범죄에 대한 국가의 개입자제(「형법」 제328조 제2항의 친족 간의 범행, 모욕죄, 간통죄, 비밀침해죄), 기술적 성격이 강한 범죄에 대한 소추의 효율성 확보(조세범죄) 등 피해자의 의사를 무시하고서 논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범죄에 대해서는 국가소추주의의 예외로 피해자의 고소가 있을 때에 형사소추를 하자는 것이 친고죄 제도의 취지이다.

친고죄와 유사한 개념으로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여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가 있다. 이는 친고죄와 달리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공소를 제기할 수는 있지만, 피해자가 일단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공소제기가 해제된다.

내용

친고죄는 고소권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으므로 고소권자의 고소 없이 제기된 공소는 공소기각(公訴棄却)의 대상이 된다. 즉 고소는 친고죄의 경우에 소추조건 또는 소송조건이 된다.

친고죄는 피해자와 범죄자의 신분관계 유무에 따라 절대적 친고죄와 상대적 친고죄로 나뉜다.

절대적 친고죄는 범죄자와 피해자 간의 신분관계와는 관계없이 일정한 범죄사실에 대한 형사소추(刑事訴追)를 위해서 반드시 피해자 기타 고소권자의 고소를 요하는 범죄유형이다. 일반적으로 친고죄라고 할 경우에는 절대적 친고죄를 말한다.

상대적 친고죄는 범죄자와 피해자 사이에 일정한 신분관계를 필요로 하는 범죄유형이다. 예를 들면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의 경우와 같이 본래는 비친고죄이나 피해자와 범죄행위자 간의 친족관계로 인하여 피해자의 고소에 의하여 논하게 되는 범죄를 말한다. 따라서 상대적 친고죄는 본래의 의미에 있어서의 친고죄가 아니고, 피해자와 범죄행위자 간의 친족관계로 인하여 피해자의 고소가 없이는 논할 수 없다는 취지의 범죄에 불과하다.

절대적 친고죄와 상대적 친고죄에 대한 구별의 실익은 고소의 효력과 관련하여, 절대적 친고죄의 경우는 공범 중 1인에 대한 고소의 효력은 다른 공범자 모두에 미치지만, 상대적 친고죄에서는 비신분자에 대한 고소는 신분자에게 효력이 미치지 않는 차이가 있다. 이는 고소불가분의 원칙(告訴不可分의 原則)으로 표현된다.

고소불가분의 원칙이란 친고죄에서 하나의 범죄의 일부에 대한 고소 또는 그 취소는 사건 전부에 대해 효력이 발생하며(객관적 고소불가분의 원칙), 또한 수인의 공범 중 1인 또는 수인에 대한 고소 또는 그 취소의 효력은 다른 공범자에게 미치는 것(주관적 고소불가분의 원칙)을 말한다.

변천과 현황

현행 「형사소송법」상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은 독립하여 고소할 수 있고, 피해자가 사망한 때에는 그 배우자, 직계친족 또는 형제자매는 고소할 수 있다. 다만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지 못한다. 그리고 사자(死者)의 명예훼손죄에 대하여는 그 친족 또는 자손은 고소할 수 있다. 친고죄에 대하여 고소할 자가 없는 경우에 이해관계인의 신청이 있으면 검사는 10일 이내에 고소할 수 있는 자를 지정하여야 한다.

고소기간에 제한이 없는 비친고죄와는 달리, 친고죄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월을 경과하면 고소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다. 친고죄의 경우, 고소는 소송조건이므로 공소제기 여부를 오랫동안 사인(私人)의 의사에 맡겨 불확정한 상태에 두는 폐단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친고죄의 고소기간은 고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사유가 있을 때에는 진행되지 않는다. 이 경우는 그 사유가 없어진 날로부터 고소기간을 기산한다. 결혼을 위한 약취유인죄의 피해자가 혼인을 한 경우는 혼인의 무효 또는 취소의 재판이 확정된 날로부터 고소기간이 진행된다. 피해자가 범행을 당할 때에는 나이가 어려서 고소능력이 없었다가 그 후에 비로소 고소능력이 생겼다면 그 고소기간은 고소능력이 생긴 때로부터 기산되어야 한다.

간통죄에 대하여는 간통인과 그 배우자간의 혼인이 해소되거나 이혼소송을 제기한 뒤가 아니면 고소할 수 없다. 그리고 이혼한 간통인과 배우자가 다시 재혼을 하거나 이혼소송을 취하한 때에는 고소는 취소된 것으로 간주한다. 간통죄에 대한 고소에 있어서 배우자의 이혼을 전제로 하는 이유는 친족 간의 범행에 있어서의 불처벌의 원칙에 대한 고려와 간통인과 그 상대방이 동등하게 처벌되어야 한다는 고려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고소는 제1심판결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 그리고 한번 고소를 취소한 사람은 다시 고소를 하지 못한다. 고소의 포기란 고소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고소를 하지 않겠다는 적극적인 의사표시이다. 판례는 고소의 포기를 불허하는 입장이다.

친고죄에 있어서 고소는 소송조건이므로 고소가 없이 친고죄로서 공소를 제기한 경우에는 그 공소제기는 처음부터 무효의 소송행위가 되므로 공소제기 후 고소가 있다 하더라도 그 공소는 추완(追完:법률상 필요한 요건을 구비하지 않아 유효가 되지 않는 법률행위에 대해, 뒤에 필요한 요건을 보충해 유효가 되게 하는 일)이 안 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우리나라 대법원 판례의 입장이다.

의의 및 평가

범죄와 같은 사회적 갈등을 피해자와 가해자인 범죄자가 자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그들의 자율적 해결을 우선하고, 만약 그와 같은 사회적 갈등을 자율적으로 해소할 수 없을 때에야 비로소 국가형벌권의 투입이 허용된다. 형벌은 여러 사회통제수단 가운데 가장 가혹한 수단이기 때문에 사회규범이라든가 「형법」을 제외한 다른 법규범이 사회질서유지기능을 수행할 수 없을 때에 최후의 수단(ultima ratio)으로서 투입이 허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질서를 유지하는데 「형법」이 필요하지 않는 경우에는 비범죄화 또는 비형벌화 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친고죄는 의의가 있다. 그러나 친고죄는 독점적 국가소추주의의 예외를 의미하고 따라서 범죄의 퇴치와 예방에 대한 공공의 이익에 배치되는 측면 또한 가지고 있다.

참고문헌

『형사소송법(刑事訴訟法)』(손동권, 세창출판사, 2010)
『신형사소송법(新刑事訴訟法)』(배종대·이상돈·정승환, 홍문사, 2008)
『신형사소송법(新刑事訴訟法)』(신동운, 법문사, 2007)
『신형사소송법(新刑事訴訟法)』(이재상, 박영사, 2007)
집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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