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이상의 형태소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합성어와 같으나 접두사나 접미사가 어기에 종속적으로 결합된 점이 다르다. 그리고 문장 속에서 한 단어(단일어)와 동등한 자격으로 쓰인다.
(1) 접사에 의한 방법
파생어를 형성하는 방법에는 우선 접사에 의한 방법이 있다. 이를 외적 파생(外的派生)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에는 다시 접두사에 의한 파생어 형성과 접미사에 의한 파생어 형성이 있다. 접미사에 의한 파생어 형성은 접두사에 의한 파생어 형성보다 종류도 많고, 생산성도 대체로 높다.
그 뿐만 아니라 접두사와 접미사는 파생어 형성에 있어서 기능상의 차이도 나타내는 바, 접두사가 어근에 의미를 첨가시켜 주는 구실밖에 못하는 데 비하여서 접미사는 어근에 의미를 첨가시켜줄 뿐만 아니라 어근의 통사론적 자질(統辭論的資質)을 바꾸는 일도 한다.
‘짓+밟―’에서 접두사 ‘짓―’은 어근 ‘밟―’에 의미를 첨가시켜 줄 뿐 통사론적 기능의 변화를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이에 비하여 접미사는 ‘먹+이’에서의 ‘―이’처럼 ‘동사→명사’라는 통사론적 범주의 변화를 가져다 주는 것도 있고, ‘밟+히―’에서의 ‘―히―’처럼 ‘능동→피동’이라는 통사론적 기능의 변화를 가져다 주는 것도 있다. 물론 접미사 중에도 ‘손+질’에서의 ‘―질’처럼 의미의 첨가만 가져다주는 것도 있다.
파생어 형성에 있어서 접미사만이 어근의 통사론적 기능의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은 국어의 경우 문법적인 기능을 나타내는 접사(혹은 어미)들이 단어의 뒤쪽에만 붙는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어에서 문법적인 기능을 나타내는 형태소가 단어의 앞쪽에 붙는 경우는 없다.
(2) 접사에 의하지 않는 방법
파생어 형성에는 이상과 같은 접사에 의한 파생어 형성 외에 접사에 의하지 않는 특이한 파생어 형성이 있다. 여기에는 두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어근의 내적 변화(internal change), 즉 어근 내부의 음운변화에 의하여 파생어가 형성되는 내적 파생이다.
① 날〔日〕 : 늘〔恒常〕, 살〔歲〕 : 설〔元旦〕, 낡―〔老朽〕 : 늙―〔老〕, 남―〔餘〕 : 넘―〔越〕, ② 감감 : 깜깜·캄캄, 가맣― : 까맣―. 이들은 파생접사의 연결이 없으므로 어느 어근이 바탕이 되었는지 확증할 수 없으나 두 어근의 관계는 파생으로 설명된다.
접사에 의하지 않는 파생어 형성의 또 한가지로는 영변화(Zero modification)에 의한 것이 있는데, 이 경우에도 파생의 바탕이 되는 어근을 정하기가 어렵다. 가물〔旱〕 : 가물―, 띠〔帶〕 : 띠―, 되〔升〕 : 되―, 배〔腹〕 : 배―, 신〔履〕 : 신―, 품〔懷〕 : 품―.
이들은 두 어근의 어형이 동일하여 파생관계의 선후가 확실하지 않아 다른 파생법에 비추어 합리적인 기술을 위한 편의적 방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이들에서 음장(音長)의 차이가 나타난다는 점이 주목된다.
파생어 형성에 의하여서 어근의 통사적 범주가 변화될 수 있는데, 그것이 무한히 자유스러운 것은 아니다. 통사적 범주의 변화가 가능한 것은 다음과 같은 정도이다.
① 명사→명사·동사·형용사, ② 동사→명사·동사·형용사, ③ 형용사→명사·동사·형용사·관형사·부사, ④ 부사(의성·의태어)→명사·동사·형용사 등이다. 여기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파생어 형성에 의하여 파생되어 나올 수 있는 단어들은 주로 명사·동사·형용사·부사·관형사 등으로 통사상의 주요 범주에 속하는 것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