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필사본.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서 32장본과 60장본을 소장하고 있다. 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 소장본은 4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서사 분석을 통해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 60장본이 선본(善本)으로 정해졌다.
숙종 때 경상도 상주에 홍규라는 9대 진사의 후예가 있었다. 이 집안 남자들은 모두 과거에 합격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병으로 죽는 변고를 당하였다. 홍규도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과거에 응시하여 급제하였으나 역시 돌아오는 길에 목숨을 잃었다. 그 뒤 홍규의 아내는 유복자를 낳았고 이름을 홍연이라 지었다.
하루는 노승이 홍연의 관상을 보고 호랑이에게 잡아먹힐 것이리고 하였다. 가족들이 노승에게 액을 면할 방도를 묻자 세 정승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지 않는 한 살 수 없다고 하였다. 이 사실을 안 홍연은 세 규수를 아내로 맞으려고 상경하여 하숙을 하며, 주인집 딸의 도움으로 김정승의 딸을 만나고 이후 김소저의 재치로 박 판서 · 이 참판의 딸도 알게 되어, 이들의 도움으로 미리 과거 시제를 알아 과거에 급제한다. 이후 세 정승이 급제자를 서로 사위로 삼으려 하자 왕은 홍연에게 세 부인을 아내로 맞게 하였다.
그 뒤 귀신이 나타나 홍연의 먼 조상이 부정한 방법으로 자기 대신 급제하였기 때문에 대대로 보복해 왔다고 하며 홍연을 죽이려 하였다. 그러나 홍연은 김소저의 신통력으로 목숨을 구한다. 이후 형조판서가 된 홍연은 중국의 요청으로 출병하여 흉노와 싸우다 포로가 되는데, 이 소식을 들은 김소저는 남장을 하고 중국까지 가서 위기에 처한 천자와 남편을 구한다.
이 작품은 단명 설화를 모티프로 하며, 중국 · 어버이 · 남성의 문제를 한국 · 자식 · 여성의 힘으로 해결하는 독특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부는 ‘9대 독자와 두 처녀’라는 민담의 내용이 중심이고, 후반부는 중국에 가 흉노와 싸우다 포로가 된 홍연을 김소저가 구출하는 내용이 중심이다. 이러한 서사는 여성의 행동 범위를 극대화시켜 갇힌 사회 속의 여성 독자의 꿈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한편, 이 작품은 추리소설의 면모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홍연은 혼인 첫날밤 최소저의 목을 베어 죽였다는 죄를 뒤집어 쓰는데, 이 사건은 혼인 전 홍연에게 김소저가 준 누런 종이에 개 세 마리가 그려진 그림을 본 형조판서의 딸이 추리하여 해결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