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에 집중적으로 만들어진 지방 단위의 정밀 지도는 대체로 지방 통치의 목적으로 홍문관(弘文館)에서 주관하여 만든 홍문관 계열 지도, 군사 목적에서 비변사(備邊司)에서 만든 비변사 계열 지도, 왕실에서 재원 파악을 목적으로 만든 규장각(奎章閣) 계열 지도, 그리고 지방에서 읍지 발간과 지방 사정 파악을 목적으로 만든 지방 군현 계열 지도가 있다. 이 지도는 지방 군현 계열 지도에 속하며, 19세기 동래성을 중심으로 옛 동래군을 조감도 형식으로 그린 1폭의 채색회화 지도이다. 2004년 10월 4일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어, 부산광역시 서구 동대신동 동아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세로 132.5㎝, 가로 78.5㎝ 크기의 한지에 수묵담채로 그린 조감도 형태의 지도로서, 국립중앙도서관 소장의 『동래 · 부산 고지도』와 1872년(고종 9) 경에 제작된 규장각 소장의 『동래군현지도』와 같은 형식이다. 19세기에 동래성을 중심으로 동으로는 청사포, 서로는 낙동강, 남으로는 몰운대, 북으로는 두구 · 반송동을 경계로 한 옛 동래군의 모습이 나타나 있다. 현재 부산과 관련된 지도로는 대략 150여점이 확인되고 있는데, 이 지도가 가장 상세하게 그려진 것이다. 내용면에서는 동래부 관내의 크고 작은 모든 관아시설을 망라하고 있으며, 여러 사찰과 경승지, 정자 · 방파제 · 선박 등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행정 단위로는 중심지인 읍내면을 비롯하여 부산면 · 동평면 · 사상면 · 사하면 등 10개 면이 표기되어 있다. 1868년(고종 5)에 동평면은 동평면과 부산면으로 나누어지고, 사천면은 사상면과 사하면으로 분리되었음을 감안할 때 이 지도는 적어도 1868년(고종 5) 이후에 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 지도는 조감의 시점을 이용하여 지역 전체를 조망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상단부의 육지와 하단부의 바다를 대각선으로 구획한 화면구성은 바다를 끼고 있는 부산의 특성을 잘 살리고 있다. 이러한 형태는 조선조 후기부터 말기까지의 정선(鄭敾) 일파의 진경산수화의 전통과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