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월 6일 국가무형문화재(현, 국가무형유산)로 지정된 염색장은 쪽염색을 하는 장인이다. 염색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 중 쪽염색은 쪽이라는 식물에서 추출한 염료를 가지고 옷감 등을 물들이는 것으로, 염색과정이 매우 어렵고 까다로우며,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염색을 담당하는 전문적인 장인이 있을 정도로 쪽염색법은 전문적인 분야였다.
합성섬유의 출현과 6ㆍ25전쟁을 거치면서 쪽염색이 한때 중단되기도 하였으나, 1970년대 후반부터 다시 계승, 재현되고 있다. 초대 기능보유자였던 윤병운(尹炳沄, 1921∼2010)과 현 기능보유자인 나주시 다시면의 정관채(鄭官采)는 모두 조상 대대로 쪽장인 가업을 계승받아 쪽의 재배 및 염색ㆍ제작 과정, 생산과정 및 활용에 힘쓰고 있다.
나주지역의 쪽염색 과정은 다음과 같다. 8월 초순경 60∼70㎝ 정도 자란 쪽을 베어 항아리에 넣고 삭힌다. 이틀 뒤 쪽물에 굴껍질을 구워 만든 석회를 넣으면 색소 앙금이 가라앉으면서 침전 쪽이 생긴다. 침전 쪽에 잿물을 넣고 다시 7∼10일 동안 발효시키면 색소와 석회가 분리되면서 거품이 생긴다. 꽃물 만들기라고 하는 이 과정을 거치면 염료물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쪽물을 들이기 위해서는 새벽 3시에 정련해 놓은 옷감을 독에 넣고 4시 경에 건져 밖에서 말리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다음날 염료가 가라앉으면 또 물들이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물을 진하게 들이려면 이 과정을 8∼15회 정도 반복한다. 쪽물을 들이고 나면 잿물을 완전히 제거하여 다듬이질하여 보관한다.
근대화 이후 급속한 화학 염색의 도입으로 인하여 천연염색의 전통이 끊겼으나 1970년대 이후 일부 장인들의 노력으로 그 맥을 살릴 수 있었다. 기능 보유자 윤병운, 정관채 모두 전통방식의 쪽염색에 뛰어날 뿐만 아니라 필요한 모든 재료를 스스로 생산하여 사용하고 있다. 또한 정관채 보유자는 천연염색단지를 설립하여 대량생산 방식으로 천연염색법을 개량 발전시키고 있으며, 많은 연수자들에게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쪽물 염색은 미적 가치뿐만 아니라 과학적인 가치도 있어 전통문화의 보존과 계승 측면에서 의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