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 10년은 1515년(중종 10)에 해당한다. 이 시기는 임진왜란 직전으로, 이 불상은 16세기 조각 중 연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편년자료(編年資料)가 된다. 2001년 10월 25일 보물로 지정되어,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머리에 두건을 쓴 지장보살상으로, 위는 넓고 아래는 좁은 형태로 바위산이 표현되어 있는 암좌(巖座) 위에 앉아 있다. 암좌 앞뒤로 붉은색 및 녹색의 채색이 되어 있다. 불상의 전체높이는 33.4㎝이고, 대좌(臺座)의 너비는 23.5㎝이다. 불상은 동체(胴體)와 양팔 사이에 공간적 거리가 전혀 표현되어 있지 않아 신체가 덩어리 혹은 괴체(塊體)의 형태를 하고 있다. 결가부좌한 다리와 동체 사이도 그다지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지 않아 덩어리적인 느낌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드러난 가슴 부분과 두 다리의 무릎, 어깨를 둥근 면으로 처리하고 있어 신체 전체가 부푼 덩어리와 같은 느낌을 주며, 머리와 동체가 붙어 있어 다소 위축된 느낌도 준다.
암좌 뒷면에는 “正德十年乙亥三月(정덕십년을해삼월), 造成觀音地藏施(조성관음지장시), 金順孫兩主順大保(김순손양주순대보), 金貴千兩主宋和兩主(금귀천양주송화양주), 畵員節學山人信(화원절학산인신), 助德比丘(조덕비구) 智日(지일), 法俊(법준), 仁■(인■)”의 4행 49자 음각 명문(銘文)이 새겨져 있어 조성연대, 조성배경, 시주자와 제작자 등 불상 관련 내용을 정확히 알 수 있다.
이 불상은 각 부분의 표현이 간략하나 시대적인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으며, 그 형태와 관련 기록이 확실하다는 점에서 미술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