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산업은 한정된 전파 자원을 활용하여 유선통신의 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고,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정보 교환이 가능한 산업으로, 교환국이나 기지국의 건설 등 대규모 설비투자가 요구되는 자본집약적인 장치산업이다.
이러한 이동통신산업은 이동통신단말기, 통신장비 등의 이동통신기기와 이동통신서비스로 구성되며, 특히 이동통신서비스에는 이동전화, 주파수공용통신, 무선데이터통신, 무선호출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이동전화가 다양한 형태의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나머지 서비스들은 틈새시장을 확보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어, 이동통신서비스는 대체로 이동전화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1984년 일반가입자를 대상으로 이동통신서비스가 실시된 이후, 2009년 기준 이동전화 가입자보급률이 99.5%에 달할 정도로 이동전화는 한국에서 보편화되었다. 이처럼 25년이라는 단기간에 한국경제를 주도할 정도로 급성장한 이동통신산업은 환경적 요인도 있었지만, 기술개발, 사업자 선정 등 정부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고 하겠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 이동통신산업을 대내외 환경이나 정책적 변화 등에 따라 대략 3단계로 구분이 가능할 것이다.
1단계는 통신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인프라가 구축된 1990년대 초까지로, 공기업인 한국이동통신에 의해 시장이 독점구조를 형성하였으며, 가입자도 매우 적은 수준이었다. 즉 1984년 한국전기통신공사의 자회사로 설립된 한국이동통신은 서울 · 안양 · 수원 등 수도권지역에서 전자식인 AMPS(Advanced Mobile Phone Service) 방식의 아날로그 셀룰러 서비스를 제공하였으며, 지속적인 인프라 구축을 통해 1993년 말 전국 74개 시 전역과 읍 및 인접 고속도로 주변지역에서도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
2단계는 규제완화와 신규사업자 선정을 통해 경쟁체제 도입이 진행된 2000년대 초반까지로, 이동통신서비스가 도약할 수 있는 기반구축과 함께 다수 사업자 선정을 통해 경쟁체제 도입도 진전되었다. 특히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접속방식으로 이동통신서비스의 국가표준을 채택하고 관련 기술을 적극 개발한 것은 한국 이동통신산업 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정책적 결정이었다. 이를 계기로 그 동안 모토롤라 등 선진업체에 의존하던 이동통신장비 및 단말기의 기술개발에 성공하였고, 특히 휴대단말기의 경우 국내산업의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그림 1〉 정책변화와 이동통신산업
또한 통신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이동통신시장에도 경쟁체제의 도입과 공정경쟁 여건 조성이 이루어졌다. 1994년 제2 이동전화사업자인 신세기통신 선정과 한국이동통신의 민영화, 1996년 이동전화와 대체적 관계에 있는 PCS(personal communication services)사업자로 한국통신프리텔, LG텔레콤, 한솔PCS 선정 등으로 이동통신시장에도 경쟁구도가 형성되었다. 그러나 1999년 말 SK텔레콤(한국이동통신)이 신세기통신을 인수 · 합병하고, 한국통신프리텔이 한솔M.com(한솔 PCS)을 인수하는 등의 사업자간 합종연횡이 일어나면서, 이동통신시장은 셀룰러 이동전화 계열인 SK텔레콤과 PCS계열인 한국통신프리텔과 LG텔레콤 등의 3개사로 개편되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가입자 확보를 위한 사업자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노력으로, 2000년 12월 이동통신 가입자는 2,682만 명(이동전화 가입자 1,445만 명, PCS 가입자 1,236만 명)에 달하였다.
3단계는 경쟁체제가 어느 정도 정립된 2000년대 초반 이후로, 가입자 보급률이나 매출증가율이 둔화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신규서비스를 개발, 제공하려는 시도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즉, 사업자들은 이미 구축된 이동통신망을 기반으로 다양한 부가서비스와 WiBro, DMB 등 신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정부는 통신시장의 유효경쟁체제 확립과 이용자의 권익을 증진하기 위한 전략모색에 주력하고 있다.
초기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하였던 한국 이동통신산업은 그 동안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휴대단말기의 수출규모를 확대하는 한편, 다양한 부가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2010년 현 시점에서도 한국경제의 핵심적인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먼저, 90년대 중반 경쟁체제 도입으로 KTF와 LGT 등이 통신시장에 진입하면서 활성화된 이동통신서비스는 1997∼2009년 동안 연평균 13.5%의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특히 2009년 이동통신서비스 전체 매출의 99.5%를 차지한 이동전화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동통신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시기별로 보면, 1990년대 중반 경쟁체제 도입과 소비자 수요 확산에 따라 확대되기 시작한 1997∼2001년 동안에는 이동통신서비스가 연평균 29.1%의 매우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여 1998년 IMF 관리 체제하 위축되었던 국내경제가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60%대를 넘어선 2001년 이후에는 매출액의 증가세가 둔화, 2001∼2009년 동안에는 연평균 증가율이 6.5%로 조정되면서 2009년 시장규모는 22조 6,620억 원에 달하였다.
이동통신서비스의 시장 확대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가입자는 1997∼2009년 동안 연평균 17.5%의 증가율을 기록하여, 2009년에는 이동전화가입자가 4,794만 명, 보급률은 98.4%에 달하였다. 특히 1990년대 중반 이동통신사업자들의 공격적 마케팅전략으로 가입자가 1997∼2001년 동안 연평균 증가율 43.2%로 확대되어 단기간에 보급률이 60%를 넘어서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보하였다.
1997 | 1999 | 2001 | 2003 | 2005 | 2007 | 2009 | 연평균 증가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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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01 | 01/09 | |||||||||
매출액 | 이동통신 | 4,898 | 9,177 | 13,606 | 15,216 | 17,812 | 19,808 | 22,462 | 29.1 | 6.5 |
이동전화 | 3,362 | 8,659 | 13,507 | 15,115 | 17,700 | 19,694 | 22,343 | 41.6 | 6.5 | |
비중 | 68.6 | 94.4 | 99.3 | 99.3 | 99.4 | 99.4 | 99.5 | |||
이동전화 | 가입자 | 6,910 | 23,443 | 29,046 | 33,592 | 38,342 | 43,498 | 47,944 | 43.2 | 6.5 |
보급률 | 15.0 | 50.3 | 61.3 | 70.2 | 79.7 | 89.8 | 98.4 | |||
〈표 1〉 이동통신서비스의 매출액 및 가입자 추이 | ||||||||||
*단위: 십억 원, 천명, % |
한편, 이동통신산업의 다른 한축인 무선통신기기도 이동통신서비스의 빠른 성장에 따라 생산과 수출이 늘어났다. 무선통신기기의 경쟁력이 취약하였던 2000년대 초반까지 이동통신의 내수시장 확대에 따른 인프라 구축과 이동전화기 수요로 생산이 유발되었으며, 이동통신서비스의 성장세가 둔화된 이후에는 무선통신기기 자체의 국제경쟁력 제고에 따른 수출시장의 확대로 생산 증가가 지속되었다.
1997∼2009년 동안 연평균 13.5%의 높은 성장률을 보인 이동통신서비스는 관련 장비 및 단말기 생산에 가장 직접적인 파급효과를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동통신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였던 1997∼2001년 동안에는 기지국 등 인프라 구축과 가입자 확산에 따른 단말기 수요에 의해 무선통신기기의 생산 증가율 역시 매우 높게 나타난 반면, 안정기에 접어든 2001년 이후에는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수출 추이를 보면, 1997∼2009년 동안 연평균 28.3%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여 2009년 297억 2,600만 달러를 수출하였고, 무선통신기기 수출의 61.0%를 차지하는 휴대단말기도 동 기간 29.1%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처럼 무선통신기기의 수출이나 생산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은 초기에는 이동통신시장 활성화에 의한 직접적인 수요창출에, 그 이후에는 이동통신서비스의 확대 과정에서 축적된 제조업체의 경쟁력에 근거하였다고 할 것이다.
1997 | 1999 | 2001 | 2003 | 2005 | 2007 | 2009 | 연평균 증가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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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01 | 01/09 | |||||||||
매출액 | 이동통신 | 4,898 | 9,177 | 13,606 | 15,216 | 17,812 | 19,808 | 22,462 | 29.1 | 6.5 |
무선통신기기 | 8,320 | 14,473 | 19,439 | 32,051 | 39,783 | 43,365 | 54,035 | 43.1 | 13.6 | |
수출 | 무선통신기기 | 1,490 | 4,807 | 8,846 | 17,224 | 26,075 | 29,121 | 29,726 | 45.5 | 16.4 |
휴대단말기 | 848 | 3,655 | 6,968 | 12,402 | 18,356 | 18,644 | 18,125 | 54.7 | 12.7 | |
비중 | 56.9 | 76.0 | 78.8 | 72.0 | 70.4 | 64.0 | 61.0 | |||
수입 | 무선통신기기 | 880 | 1,354 | 1,455 | 1,794 | 2,423 | 3,537 | 3,870 | 6.5 | 13.0 |
〈표 2〉 무선통신기기의 매출액 및 수출입 추이 | ||||||||||
*단위: 십억 원, 백만 달러, % |
이동통신산업은 개인화 · 편리성 등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수요변화에 따라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또 이동통신산업과 연관된 여타 산업의 성장에도 상당 정도의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
한국의 이동통신산업은 매우 짧은 기간에 걸쳐 발전하면서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이동통신서비스는 가입자 보급률이 99.5%에 달하고, 무선통신기기의 핵심인 휴대단말기는 자동차, 반도체와 함께 한국의 3대 주력수출품목으로 부상하였다. 이는 CDMA 방식을 국가표준으로 설정하고, 기술개발을 추진한 정부의 효과적인 정책에 기인한다고 할 것이다.
최근 이동통신시장은 가입자 보급률이 포화수준에 도달하고, 애플의 iPhone이나 구글의 안드로이드폰과 같이 스마트폰으로 휴대단말기의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동통신산업이 향후에도 한국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융복합화 추세에 대응한 신규서비스 개발은 물론 콘텐츠, 하드웨어 등 연관 산업에도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