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16일경상북도 문경시 영순면 의곡 3리 도연마을 산 73번지에 있던 전주최씨진(縝)과 그의 부인 안동권씨, 그리고 비슷한 시기 일가(一家)의 남자 묘를 이장하던 중 최진 묘의 좌측에 있던 부인 안동권씨 묘에서 미라가 발견되었으며, 세 묘의 관곽(棺槨) 내부에서 상장구(喪葬具) 일부가 출토되었다. 3기의 묘에서 총 65점의 유물이 수습되었는데 최진 묘의 것이 26점이고, 부인 묘의 유물이 34점, 신원 미상의 묘 유물이 5점이다. 그리고 그 중 상태가 좋지 않은 6점을 제외하고 남은 59점이 2009년 국가민속문화재(현, 국가민속문화유산)로 지정되었으며, 문경 옛길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최진의 묘에서는 칼깃 저고리와 수례지의(襚禮之衣)로 추정되는 목판깃 저고리, 밑트인 바지[開襠袴], 밑막힌 바지[合襠袴], 소모자(小帽子), 행전(行纏), 습신, 이불, 삽(翣), 부채, 이중깃 직령(直領) 조각, 철릭 조각 등 모두 26점이 수습되었다. 최진의 첫 번째 부인인 안동김씨 묘에서는 적삼(赤衫), 한삼(汗衫), 저고리, 치마, 장옷[長衣], 중치막[中赤莫], 밑트인 바지, 밑막힌 바지, 족두리(足頭里), 버선, 습신으로 사용되었던 짚신, 멱목(幎目), 악수(幄手), 베개, 이불, 지요[地褥], 현 · 훈(玄 · 纁), 삽, 세조대(細絛帶) 파편 등 총 34점이 수습되었다. 그리고 신원 미상의 남자 묘에서는 초석과 명정, 현 · 훈, 전단후장형(前短後長形) 포 조각 등 5점이 수습되었다. 이중깃의 직령 조각이나 전단후장형의 포, 밑단이 넓고 옆트임이 짧은 중치막의 형태 등에서 16세기 후기의 유물임을 짐작할 수 있다.
3기의 묘에서 출토된 유물의 78%가 면직물이었다. 특히 부인 묘의 멱목과 악수에 사용된 헉커백(huckerback) 조직의 면포(綿布)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사면교직(絲綿交織)이 당시 문경 지역에서도 흔히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최진의 아랫대 인물로 추정되는 남자 묘에서 수습된 명정에는 판독이 불가능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 의미를 알 수는 없었지만 도장의 부분적인 흔적이 확인되었다.
최진의 부인 묘에서는 복식사적 가치를 지닌 족두리와 중치막이 수습되었다. 족두리는 아청색 무문단(無紋緞, 5매 경수자직)으로 만들어졌는데 지금까지의 족두리 유물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라는 복식사적 의미를 지닌다. 원형 1조각의 모정(帽頂)과 크고 작은 사다리꼴 조각을 7개 이어 붙여 모체(帽體)를 만들었다. 앞이 낮고 뒤가 높은 구조로, 높이 11.5cm에 밑 둘레가 64.5cm이다.
또한 문헌에서만 확인되었던 16세기 중치막이 유물로 확인되었다. 부인 안동권씨의 묘에서 수례지의로 사용되었던 아청색 면주 솜누비 중치막이 수습되었는데, 뒷 길이는 125.5cm, 품은 60cm, 밑자락은 111cm이다. 품과 밑자락의 너비 차이가 크고 좌우 옆트임(43cm)이 짧다. 그리고 조선 후기의 중치막에 비하여 소매가 좁은데 이러한 점이 16세기 중치막의 특징이다.
최진 묘에서 수습된 버선 한 쌍이 징거진 상태로 수습되었는데 버선을 징글 때, 직경 3cm의 원형으로 자른 조각을 아래, 위로 덧대고 면사(綿絲)로 일(一)자형으로 꿰맨 것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진솔 표현방법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