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대비(大慈大悲)의 보살인 관세음보살을 그린 불화이다. 현존하는 관세음보살화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후기까지 다양한 도상(圖像)을 보여준다.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진 관세음보살화의 도상으로는 보타락가산(補陀落迦山)에 계시면서 선재동자의 방문을 받는 관세음보살을 그린 모습이다.
관세음보살화는 대승불교의 여러 보살 가운데 가장 인기있었던 보살인 관음보살도를 그린 불화로, 관세음보살은 대승불교에서 자비를 덕으로 삼고 ‘위로는 깨달음을 추구하며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하는 보살’의 이상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관세음보살은 보통 축약하여 관음보살이라고 불리는데, 중국에서 한역(漢譯)된 경전에 따라 관자재(觀自在), 광세음(光世音), 관세음(觀世音)으로 불린다.
관세음보살이 설해진 최초의 경전은 『법화경(法華經)』「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정법화경(正法華經)』에서는 「광세음보문품(光世音普門品)」)으로, 이후 관음 관련 경전들은 모두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관음신앙은 일찍이 인도에서 시작되었지만 중국에서는 관세음보살이 등장하는 경전이 한역된 2세기 후반∼3세기 초 무렵에 전래되었으며 『무량수경(無量壽經)』(252년 한역), 『법화경』(축법호 역 286년, 구마라습 역 406년), 『화엄경(華嚴經)』(60권본, 418∼421년 한역) 등이 번역되면서 본격적으로 유행하였다. 특히 『무량수경』에서 관세음보살이 아미타불(阿彌陀佛)의 협시보살로서의 역할로 아미타불의 위엄을 증강시켰다면, 『법화경』「보문품」에서의 관세음보살은 중생이 어려움에 처해서 일심(一心)으로 관음을 부르기만 하면 관음은 그 소리를 관(觀)하고 여러 가지 방편으로 중생을 고통 속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구고이생(救苦利生)의 대자대비 보살로서의 성격이 크게 부각되었다. 따라서 아미타불화(阿彌陀佛畵)에서 아미타불의 협시보살로 묘사되던 관세음보살은 관음 신앙이 보다 강조되고, 독립적인 관음 신앙의 형태를 취하게 되는 『법화경』「보문품」이나 『화엄경』「입법계품」을 도상화한 불화에서는 독립적인 불화로서 발전하게 된다. 「보문품」의 내용을 도상화한 불화는 관세음보살의 중생구제를 가시화한 인간사의 재난장면(이를테면 화난, 수난 등)이 묘사되고 「입법계품」을 도상화한 불화에서는 보타락가산(補陀落迦山)에 계시는 관세음보살이 선재동자의 방문을 받고 있는 장면을 기본 구도로 하여 그려지게 된다.
관세음보살화는 관음신앙이 발전하고 성행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불화가 제작되었다.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 양류관음도(楊柳觀音圖), 백의관음도(白衣觀音圖), 십일면관음도(十一面觀音圖), 관음삼십이응신도(觀音三十二應身圖), 천수천안관음보살도(千手千眼觀音菩薩圖), 준제관음도(准提觀音圖) 등 다른 불화에 비해 도상이 다양하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행했던 관세음보살도의 유형으로는 고려시대 수월관음도를 기본 도상으로 하여 발전하게 된다. 조선시대에는 고려 수월관음도를 기본으로 하여 시대에 따라 유행되는 관음 경전과 신앙, 중국 화풍 영향을 받으면서 각 시대적인 도상의 특징을 갖는다.
대표적인 관세음보살화로는 고려시대 1323년에서구방(徐九方)필「수월관음도」와 혜허(慧虛)필 「수월관음도」, 1301년에 김우문(金祐文)필 「수월관음도」 등 40여 점의 고려시대 관음보살도가 국내 및 일본, 미국 등 해외에 전해지고 있다.
조선전기의 작품으로는 무위사(無爲寺) 「백의관음도」, 일본 지온인(知恩院) 소장 1550년 「도갑사 관세음보살삼십이응신도」 등이 전하며, 조선후기의 작품으로는 1732년 여수 흥국사(興國寺) 「관음보살도」, 1730년 운흥사(雲興寺) 「관음보살도」 등이 전하고 있다.
현존하는 보살화의 작품 중 가장 많은 작례를 남기고 있는 관세음보살화는 관음신앙의 성행을 보여주는 불화로 각 시대마다 유행했던 관음경전과 관음신앙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