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중국 송(宋)나라의 임희일(林希逸)이 저술한 『노자(老子)』의 주석서(註釋書)를 조선시대에 경자자(更子字)로 인출(印出)하여 간행한 책이다. 임희일이 저술한 『노·장·열 삼자구의(老莊列三子口義)』 중의 하나로, 『노자』의 내용을 말로 설명하듯이 쉽게 서술한 ‘구의체(口義體)’ 문장으로 풀어서 엮은 것이다. ‘초학자들이 이해하기 쉽다’는 평을 받으면서 동양삼국(東洋三國:한국·중국·일본)에서 널리 읽혀졌다.
금속활자본(경자자). 2권 1책(上·下). 책크기는 세로 29㎝, 가로 18.2㎝이고, 반광(半匡)의 크기는 세로 22.6㎝, 가로 15.2㎝이다. 변란은 사주쌍변(四周雙邊)으로 계선이 있으며[有界], 본문의 행자수는 11행(行) 21자(字)이다. 판심은 상하백구(上下白口)에 상하내향흑어미(上下內向黑魚尾)로 되어 있다. 종이는 저지(楮紙)를 사용하였고, 선장(線裝) 되어 있다. 판심제(版心題)에는 ‘노자’ 두 글자가 있다.
본문은 ‘발제(發題), 상(上), 하(下)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문에 해당하는 상권(上卷)은 37장(章), 하권(下卷)은 44장이며, 상하 모두 81장으로 되어 있다.
『노자권재구의』는 우리나라 조선 초기의 금속활자인 경자자로 인출(印出)하여 간행된 유일본(唯一本)으로, 현재 20여 종 정도 밖에 알려진 것이 없는 희귀본이다. 고서(古書) 자체에서 그 결장(缺張)이나 훼손된 부분이 전혀 없이, 그 전권(全卷)이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본서는 갑인자(甲寅字)가 주조된 1434년(세종 16) 이전에 간행되었고, 1420년(세종 2)에 계미자(癸未字)의 단점을 보완하여 주조(鑄造)되었기 때문에, 15세기 초기에 간행된 경자자 인쇄본으로서의 서지(書誌)적 가치가 크다. 특히 이 인본을 통해 당시 활자의 모양, 조판의 개량 등 인쇄기술적인 발달상을 살펴 볼 수 있어 조선 초기의 금속활자 인쇄술과 판본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한국서지학과 도서출판사 연구의 측면에서도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