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佛家)에서 물과 뭍에서 살다 죽은 무주고혼(無主孤魂)의 넋을 달래고 천도하기 위해 설행한 수륙재의 의례 절차를 순서에 맞추어 편별로 분류하여 기술하여 놓은 책이다.
수륙재의 제반 의식에 필요한 절차를 세세하게 정리하여 설행자(設行者)의 편의를 도모하고자 편찬한 것이다. 책에는 누군가가 적어놓은 간략한 설명들이 부기되어 수륙재를 설행할 때 자주 참고되었음을 알 수 있다. 책의 말미에 ‘만력칠년기묘중하 충청도충주월악산덕주사개판(萬曆七年己卯仲夏忠淸道忠州月岳山德周寺開板)’이란 간기가 판각되어 있어 1579년(선조 12) 충주월악산 덕주사에서 간행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삼화사에는 1607년(선조 40) 공주 계룡산 갑사(甲寺)에서 간행된 『천지명양수륙재의찬요』도 함께 소장되어 있다.
1권1책으로 된 목판본이며, 총 65매이다. 반엽(半葉) 7행 17자, 반곽(半郭) 가로 20.5㎝, 세로 25.5㎝이다. 유계(有界), 상하백구(上下白口) 상하내향삼엽화문흑어미(上下內向三葉花紋黑魚尾)이다. 표제(表題)는 ‘중예문(中禮文)’이고, 내지 첫 면에 ‘천지명양수륙재의찬요(天地冥陽水陸齋儀纂要)’로 표기되었다. 판심제(版心題)는 ‘중(中)’이다.
책의 내용은 54편으로 구성되었다. 1편만 수륙재를 시행하게 된 유래[設會因由]가 기술되었고, 53편은 모두 수륙재의 의례 절차와 내용이다.
수록된 편목을 차례로 살펴보면, 2편은 8방을 장엄하고 깨끗하게 함[엄정팔방(嚴淨八方)], 3편은 주향의 통합 순서[주향통서(呪香通序)], 4편은 주향하고 공양함[주향공양(呪香供養)], 5편은 사자를 초청함[소청사자(召請使者)], 6편은 편안한 자리에서 공양케 함[안위공양(安位供養)], 7편은 사자를 봉송함[봉송사자(奉送使者)], 8편은 5방을 열어젖힘[개벽오방(開闢五方)], 9편은 편안한 자리에서 공양케 함[안위공양(安位供養)], 10편은 상위로 청함[소청상위(召請上位)], 11편은 받들어 맞이해 욕실로 감[봉영부욕(奉迎赴浴)], 12편은 영혼을 정화하는 것을 찬탄함[찬탄관욕(讚歎灌浴)], 13편은 성인을 인도해 자리로 돌려보냄[인성귀위(引聖歸位)], 14편은 자리를 내어 편히 앉힘[헌좌안위(獻座安位)], 15편은 삼보를 찬양하고 예배함[찬예삼보(讚禮三寶)], 16편은 중위로 초청함[소청중위(召請中位)], 17편은 받들어 맞이해 욕실로 감[봉영부욕(奉迎赴浴)], 18편은 가지(加持)하여 몸을 씻김[가지조욕(加持澡浴)], 19편은 씻고 나와 성인을 참례함[출욕참성(出浴參聖)], 20편은 신선이 성인을 예배함[천선예성(天仙禮聖)], 21편은 자리를 내어 편히 앉힘[헌좌안위(獻座安位)], 22편은 자리에서 내려오도록 청함[소청하위(召請下位)], 23편은 향이나는 욕탕으로 인도함[인예향욕 (引詣香浴)], 24편은 가지(加持)하여 몸을 씻김[가지조욕(加持澡浴)], 25편은 가지(加持)하여 의복을 고침[가지화의(加持化衣)], 26편은 의복을 주어 장식함[수의복식(授衣服飾)], 27편은 씻고 나와 성인을 참례함[출욕참성(出浴參聖)], 28편은 고혼이 성인께 예배함[고혼예성(孤魂禮聖)], 29편은 자리를 받아 편히 앉음[수위안좌(受位安座)], 30편은 성인께 가지해 주시길 기원함[기성가지(祈聖加持)], 31편은 두루 절을 올림[보신배헌(普伸拜獻)], 32편은 성인께 공양하고 회양함[공성회향(供聖迴向)], 33편은 성인께 가지하여 기원함[기성가지(祈聖加持)], 34편은 널리 펴서 공손히 바침[보신배헌(普伸拜獻)], 35편은 성인께 공양하고 회양함[공성회향(供聖迴向)], 36편은 비밀스런 가지를 행함[선밀가지(宣密加持)], 37편은 가지하여 죄를 멸함[가지멸죄(加持滅罪)], 38편은 음식을 놓고 빌어 공덕을 드러냄[주식현공(呪食現功)], 39편은 고혼이 잔치를 받음[고혼수향(孤魂受饗)], 40편은 인연을 설하여 보여줌[설시인연(說示因緣)], 41편은 성인께 은혜를 베푸시길 기원함[원성수은(願聖垂恩)], 42편은 성인께 수계를 청함[청성수계(請聖受戒)], 43편은 참회하여 업장을 지움[참제업장(懺除業障)], 44편은 큰 서원을 발원함[발홍서원(發弘誓願)], 45편은 사특함을 버리고 바른 것으로 돌아감[사사귀정(捨邪歸正)], 46편은 계의 실상을 해석해 주어 서로 보호하여 지키게 함[석상호지(釋相護持)], 47편은 계율을 얻어 소요함[득계소요(得戒逍遙)], 48편은 수행하여 10바라밀을 성취함[수성십도(修成十度)], 49편은 10바라밀에 의지해 과를 얻음[의십획과(依十獲果)], 50편은 관행 게송과 찬양[관행게찬(觀行偈讚)], 51편은 회양 게송과 찬양[회향게찬(迴向偈讚)], 52편은 변화시킨 재물을 받아 사용함[화재수용(化財受用)], 53편은 경건히 고혼을 받들어 보냄[경신봉송(敬伸奉送)], 54편은 널리 회향함[보신회향(普伸迴向)]이다.
이 책은 다른 판본들과 비교해서 특별히 변별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사찰에서 판각된 문헌보다 편수가 많고 의례 절차가 매우 세밀하게 기록되어 수륙재의 원형을 살필 수 있는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더구나 삼화사에서는 이 책의 의례 절차에 따라 2005년부터 국행수륙대재를 고증 · 복원하여 설행해 오고 있다. 삼화사 국행수륙대재는 2013년 서울 진관사 수륙재와 함께 국가무형문화재(현, 국가무형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