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3월 일본 동경에서 발행인 겸 편집인 김인재가 중심이 되어 발간한 종합교양지로, ‘한국적’ 혹은 ‘민족적’ 정신의 주체적 확립을 통해 재일한인으로서의 정체성과 한국문학의 시대정신에 깊숙이 개입하는 실천적 방향과 태도를 모색하였다. 민족 주체의 정신, 부정과 부패에 대한 고발, 폭압과 멸시와 천대에 대한 항거 등 4월 혁명의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한국지성사에 대한 현실의식을 토대로 한 참여와 실천을 요구했다.
창간호(1962년 3월호)부터 종간호(1984년 3·4월호)까지 통권 177호까지 일본 동경 소재 한양사에서 발간하였다. 잡지의 구성을 살펴보면, 시, 소설, 수필, 평론 등의 문학작품, 당대의 정치사회적 쟁점에 대한 논문 및 시론(時論) 등 재일 한인들의 의식과 정서를 총체적으로 반영하는 종합지적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1974년 문인간첩단 사건에 이호철, 임헌영, 장백일, 김우종 등이 연루되어 그 이후로는 국내로의 유입이 금지되었다.
1960년대 우리 사회가 직면한 현실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요구하면서 한국문학 전반을 대상으로 폭넓은 실제비평을 전개하였고, 5·16 이후 반공이데올로기의 강화와 기성 제도권의 정치적 종속성을 과감히 탈피함으로써 지식인의 진정한 자율성과 비판적 현실인식의 공론장을 제공해 주었다.
이와 함께 재일한인이 중심이 되어 일본에서 창간되었다는 지역적 한계를 지니고 있었지만, 한국 내의 정치적 간섭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되어서 1960년대 한국의 현실과 한국문학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담을 수 있었다. 그 내용은 우선, 1960년대 우리의 시문학이 생활현실과 동떨어진 현실도피와 난해성에 빠져 독자들과 공감하지 못했다고 진단하고 4월 혁명의 정신을 담은 생활현실의 시를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언어적·기법적 차원에 머물러 있던 리얼리즘을 역사의식과 현실인식을 구현하는 가장 중요한 문학정신과 방법의 차원으로 인식하였다.
따라서 『한양』은 문학의 주체성 결여와 민족적 전통의 황폐화에 맞서 민족의 주체성을 복원하는 비평을 궁극적 목표로 삼았다. 이와 같은 전통에 대한 주체적 인식을 바탕으로 민족문학의 심화와 확대를 모색함으로써 바람직한 한국문학의 건설을 설계하고자 하였다.
한국문학사적 측면에서 『한양』은 4월 혁명 이후 문학지형의 변화를 주목함으로써 한국문학이 뚜렷한 역사의식과 현실인식을 지녀야 한다는 비평정신을 표방하고, 1960년대 한국의 억압적인 정치·사회적 현실이 감당할 수 없었던 당대의 주요 쟁점들을 가감없이 드러낸 비판적 지식인잡지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