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양병(亡陽病)은 망양증(亡陽證)이라고도 한다. 소음인의 표병(表病)인 신수열표열병(腎受熱表熱病)은 울광병(鬱狂病)과 망양병(亡陽病)으로 나누는데 발열(發熱), 오한(惡寒), 자한(自汗)을 하면 망양병으로 규정한다.
양기가 상승하지 못하고 멋대로 날뛰어, 양기가 방광경으로 들어가서 땀과 함께 빠르게 소모되는 병증으로 중험증(重險證)에 속한다. 그 증상의 경중에 따라 초(初)·중(中)·말증(末證)으로 나눈다.
초증은 태양병(太陽病)에 발열·오한하고 땀이 저절로 나는 것이다. 중증은 양명병(陽明病)에 오한은 없고 도리어 오열(惡熱)이 있으며 땀이 저절로 나는 것이다. 말증은 양명병에 발열이 있고 땀이 많은 것을 말한다. 이는 고표지한(固表止汗)하고 온보승양(溫補升陽)을 시켜 치료한다.
이제마(李濟馬)의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 초본권에서는 망양이라는 용어를 양명(陽明)으로 사용하였으나, 신축본(辛丑本, 1901년)에 오면서부터 망양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망양병은 양기가 땀을 따라서 빠르게 고갈되는 질병으로 현대의학에서 이야기하는 전해질 대사의 불균형을 야기하여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환이다.
『동의수세보원』의 갑오본과 신축본을 비교하여 보면 초기에는 망양병의 치료에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을 많이 사용한 것을 볼 수 있으나, 후기에는 황기계지탕(黃芪桂枝湯)·승양익기탕(升陽益氣湯)·승양익기부자탕(升陽益氣附子湯)과 같은 계지탕(桂枝湯)의 변방도 구비하여 망양병 치료에 만전을 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마는 상한론(傷寒論)의 태양병을 치료함에 있어서 강발한(强發汗)의 폐해를 지적하고 살릴 수 있는 환자를 죽이는 것을 막아주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또한 병이 전변하여 새로운 병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울광병과 망양병은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전혀 다른 병임을 밝혀 보다 정확한 치료를 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었다.